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onked Sep 18. 2022

12. 감정(感情) (1)

- 감정의 종류

느낌과 감정


느낌 어떤 상황에 대하여 신체적 혹은 정신적으로 깨달아 아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서 신체적인 느낌은 감각이고 정신적인 느낌은 감정이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감정이란 사람이 오감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느끼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감정의 특성     


기본적으로 감정은 원초적 감정과 사회적 감정으로 나눌 수 있다. 원초적 감정은 말 그대로 직관적인 감정을 의미한다. 있는 그대로 느끼는 감정 –기쁨, 분노, 슬픔, 즐거움, 공포 등 –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사회적인 감정은 사회 구성원으로 느끼는 감정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부끄러움과 같은 사회윤리에 기반하는 감정을 말한다. 하지만 감정은 인간만이 갖는 독특한 속성은 아니다.   

   

동물들의 경우는 어떨까? 감정이 있긴 하지만 사람보다는 제한된 감정을 가진다. 동물들이 제한된 감정을 가지는 이유는 척박한 자연환경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기 때문이다. 동료나 자식, 부모를 포식자에게 잃었을 때나 사고를 당했을 때 슬픔에 빠질 여유가 없다.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또는 종(種)의 유지를 위해서 빠르게 감정에서 벗어나 살길을 찾아야 한다. 그래서 동물들은 원초적 감정과 사회적인 유대감에 기초한 감정은 존재하겠지만 사회적 윤리에 따른 사회적 감정을 가질 시간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렇게 동물들은 감각에 의해 만들어진 원초적 감정은 존재하지만,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사회적 감정까지 가질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감정이 인간만이 가진 고유의 속성은 아니지만, 다양한 감정은 인간이 가진 독특한 형질인 것이다.   

   

또한 로봇이나 안드로이드에게 감정이 생길 수 있을까? 로봇은 육체적, 감정적 괴로움이 존재할 수가 없다.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감각과 감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감각에 의한 고통이나 감정에 의한 괴로움이 존재할 수 없다. 아무리 인간과 똑같이 만들더라도 논리적인 사고는 할 수 있을지 몰라도 느낌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감정을 가질 수는 없다는 것이다. 미래가 되면 초과학으로 프로그램이 된 로봇이 감각을 흉내 내어 감정과 유사한 모습을 보일 수는 있겠지만 다섯 가지 감각에서 비롯된, 또한 다섯 가지 욕망을 토대로 하는 감정을 가질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먼 미래엔 이런 것도 초월한 로봇이나 안드로이드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생명이 깃든’ 존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감정의 종류   

  

이런 감정에 대하여 동양에서는 감정을 일곱 가지로 크게 분류했다.  

    

기본적으로는 희로애락애오욕(喜怒哀樂愛惡欲)이라고 하고 불교에서는 희노우구애증욕(喜怒憂懼愛憎欲)이라고 하는데 마지막의 욕(欲)을 욕(辱)으로 바꿔서 희노우구애증욕(喜怒憂懼愛憎辱)로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 같다. 여기에서 욕(欲)은 바라는 마음, 즉 욕망(欲望)을 의미하기 때문에 감정의 하나로 다루기는 좀 무리가 있어 보인다. (더구나 이 내용은 욕망 편에서 다뤘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넘어가기로 한다)    

  

단지 욕망은 감정을 어떻게 수용하는지의 근거가 된다는 것을 알고 넘어가면 된다. 다시 말하면 감정의 수용하는 방식 –좋음, 싫음, 좋지도 싫지도 않음 –의 영향을 끼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개별적인 욕망의 정도에 맞춰 감정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또한 여기에서 말하는 일곱 가지 감정은 7(七)이라는 숫자에 억지로 끼워놓은 듯하다. 동양에서는 어떠한 개념을 숫자에 끼워서 맞추기 위해 나열하는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 우리가 사용하는 감정을 표현한 형용사는 여기에서 설명하는 것 외에도 꽤 많다.     


감정의 분류     


그래서 여기에서는 대표적인 감정에 대해서만 정리하고 넘어가기로 한다.          

1. 희(喜): 기쁨 - 정신적인 욕구가 실현됐을 때 느끼는 감정

2. 노(怒): 분노, 성냄 – 자신의 욕구가 이뤄질 수 없을 때 느끼는 감정

3. 애(哀): 슬픔 – 욕구의 좌절, 소유의 좌절, 관계의 좌절에 의한 상실에서 생기는 감정

4. 락(樂): 즐거움 – 육체적인 행위로 욕구가 실현됐을 때 느끼는 감정

5. 애(愛): 사랑 – 대상을 정신적 혹은 육체적으로 소유하고 싶은 감정

6. 오(惡), 증(憎): 미움 – 대상을 정신적 혹은 육체적으로 소유하고 싶은 마음이 좌절됐을 때 느끼는 감정. 싫음과는 다르다. 싫음은 직관적이며 주관적이다.

7. 우(憂): 우울, 불안 – 과거의 실패한 욕구로 인한 좌절로 만들어지는 감정. 또는 이런 좌절감이 유지되는 상태

8. 구(懼): 걱정, 두려움 – 미래에 이루어질 욕구와 존재성에 대한 불확실에서 만들어지는 감정.

9. 욕(辱): 부끄러움 – 숨기고 싶은 감정이나 욕구를 들켰을 때 느끼는 감정. 혹은 자신만의 또는 사회적인, 도덕률을 어겼을 때 느끼는 사회적인 감정.          


이외에도 감정의 종류는 많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위에서 설명한 기본적인 감정에서 파생한 감정이다. 여기에 대해서는 심리학에서 분류하고 세분하여 잘 다루고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11. 감각(感覺)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