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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은정 Jan 22. 2016

브런치를 통해 첫 책 출간하기

책을 내는 기쁨, 그리고 마감의 압박 



얼마만의 업데이트인지! 


브런치에 꾸준히 글을 올리겠다는 다짐은 연기처럼 사라지고, 생업을 핑계로 게으름을 피우다가 병신년을 맞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름부터 휴면모드에 들어선 제 브런치를 구독해주신 분들, 그 인내와 무던함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제 프로필을 보신 분들은 눈치채셨겠지만, 저는 여행책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새삼 어필) 책방 이름은 '일단멈춤'이라지요. 요즘 워낙 작은책방에 관한 관심이 높아져서 한번쯤은 들어보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브런치는 잠잠했지만 책방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은 늘 크고작은 소식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브런치를 통해 꼭 전하고 싶은 소식이 있어 이렇게 펜을, 아니 키보드를 타다다닥 두드려봅니다. 


제목에 썼듯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책의 주제는 바로 <캠프힐>입니다. 

지난해 늦은 여름에 출판사로부터 제안을 받았고, 12월에 출간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지요. 브런치에 야금야금 올렸던 장애인 공동체 캠프힐에 관한 글을 출판사 편집자가 보고서 연락을 주셨습니다.

겨우 대여섯 편에 불과한 분량이었던지라 출판사에서 관심을 가져줄 것이라고는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정말 깜짝 놀랐어요. 


사실 일말의 기대도 하지 않았다면 새빨간 거짓말일지도 모릅니다. 

브런치 작가 제의를 받고서 미팅을 하던 날, 담당자가 저에게 해준 이야기가 몹시 인상적이었거든요.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플랫폼이니 여럿 출판사들이 관심 있게 지켜볼지도 모른다."

뭐, 이런 요지의 말씀이었는데 특별히 저를 위해 조언해주셨다기 보다 무심코 흘린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여하간 제 귀에는 제법 그럴싸한 제안으로 들렸고 그날부터 캠프힐에 관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책방 한켠에 앉아 쓰고 고치고 쓰고 고치고를 반복했지요. 



캠프힐 마을 풍경



책 출간을 제안받은 뒤 무엇보다 가장 기뻤던 것은 

제가 어떤 사람인지보다, 글을 먼저 보아주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책방을 운영하는 사람인지도 모른 채, 글만 읽고서 냉큼 연락했다는 편집자의 말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사실 요즘엔 저자의 배경과 이력이 중요한 마케팅 요소 중 하나인 시대잖아요. 저처럼 책 한권 내 본적 없는 사람이 에세이집을 출간할 수 있는 기회란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에, 더더욱 기뻤습니다. 설사 계약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아무렴 어때, 싶은 기분이랄까요. 


얼마 전 '브런치북 프로젝트'를 통해 신인 작가들의 책이 출간되는 선물같은 일이 일어났지요! 

아마 출판사와의 계약이 아니었다면 저 역시도 냉큼 지원했을 겁니다. 저자로서의 이력이 없이도 내 책을 세상에 선 보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이니까요. 


쓰다보니 왠지 브런치를 높이 치켜세우는 듯한 뉘앙스의 글이 되어버렸네요.(하하하)

브런치라는 공간을 통해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다짐했던 첫 마음은 '묵묵히' 끝까지 해보자였습니다. 늘 이런 저런 핑계로 끝맺음을 잘 짓지 못했거든요. 누가 이 글을 읽든 읽지 않든, 나의 아름다웠던 추억을 잘 정리해서 간직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했습니다. 


블로그이든, SNS든, 브런치이든 묵묵히, 꾸준히 쓰는 것. 

그 첫 마음을 다시 되새기고 싶어 아주 오랜만에 브런치에 접속해보았습니다. 


요즘 저는 가을 출간을 목표로 원고를 쓰느라 벌써부터 똥줄이 탑니다. 

원고 내용을 잘 추려 틈틈히 브런치에도 연재할 생각인데, 꾸준히 할 수 있겠지요? 


자신과의 약속은 잘 지키지 못하는 성격이라 이렇게 공개적으로 남겨봅니다.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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