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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푼 Dec 31. 2022

장교로, 아니 만약 공군 장교로 오지 않았더라면-2

현역시절의 기록

처음 공군 장교로 오게 된 계기는 단순하다.

'편하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장교 임관 후 내 생활은 조금도 편하지 않았다.

당시 내 출근 시간은 '05:20', 퇴근 시간은 18:00'였다.

매일같이 05:00에 출근해서 보고 자료를 작성했다.

약 2시간 동안 보고 자료를 작성하고 08:00 화상회의가 끝나고 나서야 

비로소 일과 시작을 알리는 나팔소리가 들린다.

나는 출근한 지 3시간이 넘어 체감상 이미 점심시간은 된 것 같은데 말이다.


이 생활을 무려 9개월을 했다.

어떤 날은 새벽에 상황실로부터 전화가 와서 02:30에 출근하고,

03:00에 퇴근해서 잠시 눈을 붙이고 난 다음 05:00에 출근한 적도 있다.

내가 이 생활에 큰 의미나 보람을 느꼈을 것 같은가?

전혀 그렇지 않았다.

2018년 봄, 불의의 순직 사고가 있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말이다.

그날 이후 내 마음가짐은 완전히 달라졌다.

'선', '점' 하나가 뭐가 그리 중요한지,

'숫자, '오·탈자', 그게 뭐가 그리 중요하다고.

이런 생각을 하던 내가 변했다.

내 사소한 실수 하나로 목숨 걸고 임무를 수행하는 조종사의 생명이 좌우된다고 생각하니,

내가 하는 일거수일투족에 모든 정신을 쏟을 수밖에 없었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주말이나, 일과 외 시간에도 사무실에 오는 일이 많아졌고,

일종의 '사명감'을 가지고 업무를 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공군이라는 하나의 '조직'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이라는 '조국'을 위해 

'헌신'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위국헌신'을 위한 내 시간과 체력은 조금도 아깝지 않았다.

내 일에 보람을 느끼고, 그 가운데 뿌듯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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