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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진 Sep 16. 2022

취향에 대한 고찰

본인의 취향은 과연 고유한 본인의 것인가?

'꼰대에 대한 고찰' 이라고 제목을 짓고 글을 쓰고 있었지만, 사실 꼰대에 대한 내용이 아니다 보니 글을 쓰기 싫어져서 접었다. 쓰고 싶었던 내용은 '(타인의 경험을 통한) 지식을 받아들이는 우리들의 자세' 정도였다.  

  꼰대는 괴롭다.(꼰대를 옹호할 생각은 없다.) 본인의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이 무조건 맞다고 생각하며, 그것을 타인에게 강요한다. 그런데 반대로, 타인의 지식을 전혀 수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최근에 늘고 있다고 느꼈다. 상황에 따라 다르겠지만, 경험을 통해 얻은 지혜를 상대방을 위해 진심으로 조언을 하더라도 전혀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을 꼰대짓의 피해자로 만듦과 동시에 상대방을 가해자로 만든다.

  나부터도 간섭을 매우 싫어하는 편이지만, 이건 방향이 다른 것 같다. 장벽이 높은 것과 아예 막혀있는 차이랄까?  생각해 보면, 이런 사람들은 꼰대와 사고의 뿌리가 같다고 볼 수 있다.  생각에 대한 확신, 그러한 착각.






  간단히 말하자면, 사람들이 생각의 유연함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것 같다.

  

 인터넷의 발전은 확증편향적 사고를 뒷받침해 주는 듯하다. 예를 들어, 내가 보수 성향의 정치사상을 갖고 있다면, 그러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검색을 할 것이고, 검색 필터를 통해 나와 같은 사상의 뉴스, 의견, 정보를 선택적으로 접하며 생각은 확고해질 것이다. 나는 최근 여러 방향으로의 혐오가 짙어지는 것의 원인 중에 이러한 이유가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 생각한다.

생각은 확고해지고, 의견을 표현할 방법은 많아졌다.

 

이러한 자기 의견 중심 사회 현상 속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 봐야 할 것은 '내 생각이 얼마나 나의 생각인가?' 이다. 내 생각은 얼마나 내 고유의 것인가? 내가 회보다 고기를 더 좋아하는 것은 온전히 나에게서 비롯된 취향인가? 고기를 더 좋아하는 부모님의 취향에 때문에 지속적으로 고기와 접해온 영향일 수도 있다. 내가 윤종신 음악을 좋아하게 된 것이 온전히 나에게서 비롯된 취향인가? 살면서 타인에게 추천을 받거나, 혹은 우연히 듣게 된 것으로 시작됐을 수도 있다.  

  내 생각과 내 의견이 오롯이 내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 타인의 사고를 조금은 더 유연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지 않을까?


  유연한 사고를 가지려고 노력해야 한다. 내 생각은 정답이 아니다.

물론 이 또한 내 고유의 생각이 아니다. 유튜버 '이상한 리뷰의 앨리스' 영상과, 책 '쉽게 믿는 자들의 민주주의' 에서 영향을 받았다.



- 마크 트웨인 / 영화 '빅쇼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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