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여행 초보의 험난한 시작

모로코 여행기(1)

by 시적허용

10월 26일 ~ 11월 3일

여행과 사진, 모두 어설픈 에디터의 여행일기




'모로코가 어디지?'


팸투어를 다녀오라는 발행인의 제안에 처음 내뱉은 말이다.(물론 속마음으로)

여행이라곤 후쿠오카 두 번 다녀온 게 전부다.(그것도 짧게)

하긴, 여행 자체가 생소한 나에게 모로코가 어딘지 대수인가.


여행기사는 몇 번 편집해 본 게 다다. 풍경 사진은 찍어본 적도 없다.

'모로코', '여행', '사진'. 무엇 하나 익숙한 것 없었다.

그냥 '오, 재밌겠다'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제안에 동의했다.

(이때만 해도 모로코가 유럽인줄 알았다)


일단 이 꼭지는 여행의 시작, 공항부터 공항까지의 이야기다.

본격적인 모로코의 모습을 보이기 전, '인트로'라고 보면 되겠다.


모로코로 여행을 떠날 사람, 즉 비행 과정이 궁금한 사람에겐 유익할 것.

그냥 모로코 현지 사진이 궁금하다면 지나쳐도 괜찮은 글이다.




[모로코 Info]


항공

직항편은 없다. 최소 1회 이상 경유해야 한다. 주요 경유지는 스페인, 프랑스, 중동, 튀르크예다.

필자는 터키항공으로 경유했는데, 경유 국가 체류 시간을 제외하고 비행시간만 16시간 정도 소요됐다.


환율

공식 통화는 모로코 디르함(MAD)이다. 1 MAD은 평균 약 130원이다.

매장이나 소규모 상점에선 현금 결제가 기본이다.

유로화는 소규모 상점에서도 통용되지만, 달러는 대부분 받지 않는다.

대형 호텔이나 관광지에선 종종 신용카드를 쓸 수 있다.


날씨

건기(5~10월) 평균기온은 약 28℃. 우기(11~4월)에는 약 15℃.





비행기 시간은 11시 30분 즈음이었다.

평일이었으면 잠들었을 시간인데.


공항은 낯설었다.

국내면서도 국내 같지 않은 공간.

누군가와 함께 버둥거려도 모자랄 판에, 혼자 이 어색한 대기 속을 헤엄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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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차여차 찾은 터키항공 수속대.

수속대 맞나? 단어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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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라면 침대에 있을 시간.

공항 어딘가에 놓인 의자에 몸을 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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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즐겨 보던 그리스로마 신화 만화책.

침대를 기준으로 신체를 절단하거나, 강제로 늘리는 프로크루스테스 이야기가 떠오른다.

프로크루스테스에게서 테세우스가 살아남은 이유는 침대에 딱 맞는 신체 길이의 소유자였기 때문이다.


나는야 터키항공 이코노미의 테세우스

(엉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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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식은 두 번 먹었다.

"Pasta or Beef?"라고 승무원이 묻는다.


나는야 여행 초보자이자 최강 멀미의 소유자.

속이 울렁거리는 건지, 소화가 안 되는 건지. 고기는 먹지 못했다.


맛은 무난했다. 의외로 김치가 가장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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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시간은 11시간 30분.

미리 오프라인으로 저장해 둔 넷플릭스 콘텐츠 덕에 무사히 도착했

겠냐? 죽는 줄 알았다.

<전, 란> 다 보고, 킹덤 시즌 1과 시즌 2 정주행 하고, 잠도 좀 자고, 흑백요리사 조금 보다 보니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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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공항은 화려했다.

더현대 보는 느낌이랄까. 쇼핑몰에 온 듯했다.


공항에서 8시간 대기해야 했다.

다만, 도착했을 당시 시간이 새벽이라, 딱히 할 것도 없었고, 할 체력도 없었다.

대부분은 어딘가 의자에서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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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또 언제 터키에 오겠냐'는 생각에 뭐라도 남기고자 화장실에 갔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화장실 물 내리는 노즐이 없었다. 화장실 물 내리는 게 뭔지를 모르겠더라.

옆에 이런 게 있었다. '저걸 누르면 물이 내려가겠구나' 싶었다.


누르는 게 아니고 돌리는 거더라.

돌렸더니 엄청난 수압으로 비데가 나오더라.

내가 아는 비데는 꼬부기의 물줄기인데, 이건 거북왕의 하이드로펌프 급이다.

본래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길 정도로, 강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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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바지 다 젖음 ㅋㅋ

11시간 넘게 비행했으면 샤워할 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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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만큼이나 긴 대기시간이 지났다.

이제 5시간 정도만 더 날면 된다.

5시간이라니, 너무나 가소로운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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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라케시. 벌써부터 화이트밸런스가 붉다.

이건 대기가 붉은 게 아니라, 유리창에 모래가 묻어 붉게 보이는 것.

그래도 전반적으로 대기 톤이 붉다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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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혼란의 마라케시 공항.

모로코 여행을 계획한다면 카사블랑카로 가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마라케시 공항은 혼돈 그 자체다.


자세히 보면 대기 줄 라인이 있다. 계속 기다려서 입국 수속하면 된다.

여기서만 2~3시간 정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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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나온 마라케시.

인천에서 출발해 비행시간, 터키 경유 시간을 포함해

23시간 30분이 소요됐다.


모로코에서 만난 가이드가 너무나 반가웠다.



2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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