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첫 일정은 새벽 5시입니다

모로코 여행기(2)

by 시적허용

10월 26일 ~ 11월 3일

여행과 사진, 모두 어설픈 에디터의 여행일기




현지 시간 기준, 오후 5시 30분.

마라케시 공항에 도착해 출국 수속까지 마친 시간이다.

이날은 숙소에 도착해 저녁을 먹는 것이 일정의 전부였다.

마음 같아선 30분 만에 저녁을 해치우고 침대에 눕고 싶었다.

공항에서 차를 타 30분 정도 이동하니 숙소 근처에 도착했다.




[모로코 Info]


붉은 도시, 마라케시

모로코를 대표하는 도시 중 하나로, 도시 전체가 붉은빛으로 물들어 있어 ‘붉은 도시’라는 별칭을 갖는다. 별칭에 걸맞게 도시의 주요 건축물과 성벽이 적토(붉은 흙)로 만들어졌다. 마라케시 인근 지역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붉은 흙과 황토가 주재료다. 도시 전역에서 볼 수 있는 색조는 ‘오크르(Ochre, 황토)’ 또는 ‘로즈 오크르(Rose Ochre, 장밋빛 황토)’다.





붉은 도시라는 이름처럼 마라케시의 건물은 모두 붉었다.

특히 저녁 무렵 노을이 지면서 붉은색이 무르익었다.


차에서 내려 처음 마주한 건물.

알 카스바 모스크(Al Kasbah Mosque)라고 한다. 이 모스크에 대해선 딱히 설명해 준 게 없어서 패스.


일정 내내 우리를 챙겨준 가이드.

가이드 이름은 모하메드였다. 중동 사람 중 이름이 '모하메드'인 사람이 정말 많다.

이 가이드와 더불어 차를 운전해 주는 가이드 이름도 모하메드였다.


나중에 나오겠지만, 이 가이드 때문에 일정에 차질도 많았다.

여러모로 애증의 관계.



모스크를 기준으로 5~10분 정도 걸으면 숙소가 보인다.



묵었던 숙소. 한국어로 번역하면 '황금열쇠 리아드'다.

리아드(Riad)는 전통적인 모로코식 저택이다. 천장이 뚫려 있는 개방형 구조와 중앙의 분수가 특징이다. 파티오(Patio)라는 이름으로 말하던데, 이는 스페인식 영어로 안뜰, 정원을 의미한다.



입구를 제외하면 외관은 정말 단순히 벽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로 폐쇄적인데, 입구를 거쳐 건물 안쪽으로 들어오면 천장이 뚫린 개방적인 구조다. 모로코 건물들이 대부분 이렇다.


https://riadlacledor.com/?v=dcf0d7d2cd12



로비 천장 전등. 모로코는 패턴, 문양에 미친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사소한 소품 하나에도 섬세한 문양이 가득하다. 저걸 다 수작업으로 만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



모로코는 민트차를 정말 많이 마신다. 식당이나 호텔 등 방문하는 대부분의 장소에서 웰컴티로 민트차를 준다.

사실 나는 민트차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향신료 자체를 딱히 좋아하지 않는 탓이다.

이때까지 생수를 못 찾아서 정말 목말랐었는데, 하필 물이 아니라 민트차를 줘서 많이 아쉬웠다.

'알겠는데.. 물은 어딨어?'라는 생각뿐이었다.



내가 묵은 숙소.

숙소는 정말 너무 좋았다. 모로코식 호텔인 만큼 클래식함을 갖추면서도, 불편함은 없었다.

화장실 분위기가 조금 낯설다는 생각 정도뿐이었다.


숙소에 들어가서 짐을 풀고, 가장 먼저 한 것은 구토였다.

나는야 시차적응을 못한 초보 여행자.

(엉엉..)

이때를 기준으로 이틀 정도는 시차적응에 고생했다.

아, 두 번째 사진을 보면 식탁에 물과 간식, 과일들을 볼 수 있다.

아쉽게도 물 밖에 못 먹었다.

숙소에서 잠시 쉬고, 저녁을 먹으러 내려왔다.


숙소 레스토랑 메뉴판.
절인 대추와 레몬
모로칸 샐러드
모로칸 스프
메인디쉬. 양고기
카사블랑카 맥주


저녁은 코스요리였다.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모로코에선 대부분 코스 요리로 식사한다.

그래서인지 모로코에선 식사 시간이 정말 길다고 한다.

모로코 식문화에 대해선 추후에 각 잡고 얘기하겠다.


사진 순서대로 메뉴가 나왔다. 맥주는 바로 줬다. 평소 술을 안 마시는데, 일행 중에 맥주를 즐기는 기자님이 계셔서, 같이 있다 보니 마시게 됐다. 그래도 모로코 왔는데, 카사블랑카 맥주 맛은 봐야지.

첫 입에 감동했다. 맛이 있어서라기 보단, 정말 오랜만에 맛보는 탄산의 감촉에 감탄했다.

지금 떠올려보면, 맥주 자체는 전형적인 라거 스타일로, 맛이 진하진 않고 탄산은 강하다. 시원한 맛에 마시는 맥주인 듯하다.


대부분의 메뉴에 향신료가 많이 들어갔다.

독특했던 건 모로칸 스프다.

뭐랄까. 새콤한 토마토 스프랄까.. 단 맛은 없고 새콤하고 따뜻한데 향신료가 강하게 들어간다.

렌틸콩도 들어가고. 여러모로 건강식이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고수가 들어가서 잘 못 먹기도 했지만, 향신료가 없었더라도 그리 즐기진 않았을 듯.


메인디쉬는 양고기였다. 스테이크였는지, 찜요리였는지 기억이 흐릿하다.

어쩌자고 호기롭게 양고기를 골랐나 모르겠다 ㅋㅋ 속도 좋지 않았고, 양 잡내를 무시하지 못해 많이 남겼다.


접시를 비우진 못했다. 향신료 탓도 있겠지만, 시차에 적응하지 못한 탓이 컸다.



식사하는 곳에선 음악가들이 직접 연주해 줬다.

모로코 대부분의 식당에서 이런 연주자들이 있었다.

식사 시간이 길어서 그런가. 식사하면서 음악을 듣는 문화가 확고했다.

참 흥미로운 곳이다.






식사 중에, 다음 날 일정이 새벽 5시라는 걸 알게 됐다.

이 말을 들으면 내가 계획에 충실하지 않은, 무계획 인간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여행의 모든 일정은 정말 벼락치기의 끝판왕이었다.

일정에 대해서도 각 잡고 써보겠다.


새벽 5시 일정도 갑자기 잡힌 것이다.

취지는 좋다. 열기구를 태워준다는 이유였기 때문에.

너무 이른 시간에 당황하긴 했지만, 뭐.. 나쁠 것 없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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