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서라!"
이 말은 잘못된 것 같다.
오뚝이가 넘어지는 걸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비틀거리기만 할 뿐. 결코 넘어지지 않았다.
내가 본 오뚝이는 한 번도 넘어진 적이 없다.
오뚝이는 넘어지지 않는다.
넘어질 수 없는 형태기 때문이다.
넘어지는 것처럼 보였을 뿐이며,
넘어졌다고 착각한 거였다.
세상일도 그렇다.
실패라는 걸림돌에 살짝 걸렸을 뿐
넘어지지 않았는데 걸려 넘어진 걸로 착각하여
좌절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럴 필요 없다.
면접에 실패했다고 취업에 실패하는 게 아니다.
고백에 실패했다고 사랑에 실패하는 게 아니다.
사업에 실패했다고 인생에 실패하는 게 아니다.
한 번의 과정을 거쳤을 뿐 최종 실패한 게 아니다.
한 번 비틀거렸을 뿐 넘어진 게 아니다.
오뚝이가 한쪽으로 넘어지려고 하면
반대쪽에는 무게 중심에 의한 중력의 힘이 작용한다.
그래서 넘어지기 전에 이내 다시 일어서게 된다.
그게 오뚝이의 원리이자 법칙이다.
넘어지려고 할 때.
일어서려는 힘이 동시에 작용하는 것이다.
무언가 실패를 할 때도 마찬가지다.
실패는 시도지 최종 결과가 아니다.
성공할 때까지 시도되는 과정이다.
실패를 하는 동시에 그만큼 성공에 가까워진다.
실패할 때 성장이 동시에 작용한다.
시도가 중단되면 더 이상의 실패와 성장이 없으므로
그때서야 최종 실패로 처리된다.
공 3개를 던지고 받는 저글링을 연습했을 때다
처음에는 공을 던지는 것도 실패했다.
몇 번의 실패가 있은 후 던지는 것에 요령이 생겼다.
그다음엔 받는 걸 실패했다. 이 또한 몇 번의 실패 후 터득했다.
그다음엔 던지고 받기의 연속 동작을 실패했다.
몇 번의 실패 후 공 3개를 던지고 받는 저글링에 성공했다.
던지고 받기의 실패를 여러 번 했더니 저글링에 성공할 수 있었다.
오늘까지 370쪽짜리 책 한 권을 읽기로 결심했었지만
아직 70쪽 밖에 읽지 못했다. 실패했다. 하지만,
4번 정도 더 실패하면 한 권 읽기에 성공할 수 있다.
오늘 까지라는 결심은 실패했지만,
한 권 읽기는 성공하게 된다.
브런치 작가 신청에서 실패했다.
실패했기 때문에 뭘 좀 더 보완했다.
실패로 인해 더 나아졌고, 결국 합격했다.
시간이 부족해 자투리 시간에 틈틈이 쓴다
찔끔찔끔 쓰다 보니 한편이 되기가 영 만만찮다.
때로는 처음 생각과 달리 뒤죽박죽 엉망이 된다.
의도한 대로 표현되지 않는다. 실패다.
다시 써보고 또다시 써본다.
티끌 같은 틈을 모아 태산 같은.. 까지는 아니라도
나름의 한편이 완성된다.
이 한 편은 작은 성공이자
더 나은 한편을 위한 소중한 실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