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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일웅 Feb 27. 2023

돈이 들어오는 주파수

아무 이야기 찾기


유튜브에

잠을 잘 자게 한다는 수면 주파수 영상이 있었다.

틀어 놓고 자봤더니,

다음 날 푹 잔 듯 개운했다.

신통하다 싶어 날마다 틀어 놓고 잤다.

며칠 잠을 잘 잤다 싶었는데

어느 날부터 효과가 좀 덜하다 느껴졌다.

좀 더 효과적인 수면 주파수 영상이 없나 찾아보는데

돈이 들어온다는 주파수가 있었다.


듣기만 해도 돈이 들어온단다.

예사롭지 않은 주파수 소리가

왠지 돈 들어오게 해 줄 것 같았다.

수면 주파수 대신

돈 들어오는 주파수를 들으며 자봤다.


돈은 모기 발톱 밑에 때만큼도 들어오지 않았다.

주파수 한 번 들었다고 돈이 들어 올리가 없을 텐데

혹 하다 보니 혹.. 시나 하는 마음에 덜컥 기대를 했었다.

이런 요행을 바라는 일조차 꾸준히 해보지 않고

단 한 번의 주파수에 의존하며

단번에 얻길 바란다는 것을 알아챘다.

주파수로 요행을 바라던 마음이

오히려 게으름을 불러와

진짜 돈 되는 일에 쓸 노력 에너지를 상실했다.


노력 없이 무언가 얻어지길 바라는 마음에 혹하면

결국 혹한만큼 시간과 에너지를 낭비하게 된다.

내가 그러는 동안 그 시간에 진정한 노력을 사람은

내가 얻지 못한, 내가 원하던 걸 얻고 있을 것이다.


톨스토이는 말했다.


"매일 작업하지 않고 피아노나 노래를 배울 수 있습니까?

어쩌다 한 번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은 결코 없습니다."


몸에 나쁜 음식도 꾸준히 먹어야 몸에 나쁘다.

어쩌다 한 번 먹었다고 나빠지지 않는다.

나의 나쁜 결과도 어쩌다 한 번 나쁜 걸로 나빠진 게 아니다.

나의 나쁜 결과는 내가 꾸준히 나쁜 걸 한 결과다.


"자제력은 현재대신 미래를 선택하는 일이다."

-김용욱, 몰입 실천연구소 소장-


좋은 걸 꾸준히 하려면

나쁜 걸 꾸준히 자제하고 물리쳐야 한다.

눈앞의 마시멜로를 참은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 마시멜로 보다 더 달콤한 것을 얻었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그 이야기는 엄청 유명해 익히 알고 있었음에도

눈앞에 놓인 달콤함은 자제력을 증발시킨다.

혹 하는 순간 자제력을 발동할 틈도 없이

미끼 물듯 물어 훅 걸려든다.


"네 손으로 장작을 패라 두 배로 따뜻해진다." -헨리 포드-

"네 인생의 열매는 네가 맺은 것이라야 그 맛이 황홀하다." -배유안-


이런 말들이 좋다고 기록하며 마음에 새긴 척하더니

노력 없이 얻을 수 있다는 유혹에 매번 맥없이 걸려든다.

이러니 두 배의 따뜻함도, 황홀한 맛도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다.


이건 뭐 어쩌자고 다짐도 못하겠다.

그저 어리석고 부끄럽다.




돈이 들어온다는 주파수가 거짓말은 아니다.

주파수를 매일 들으라고 한다.

그리고 최소 21일은 들어야 효과가 있단다.

많은 사람들이 매일 들으면 조회수가 많아진다.

조회수가 많을수록 돈이 된다.

노력 없이 얻으려는 클릭수만큼

유튜버의 통장에 돈이 들어온다.

유튜버는 그 영상을 만드는 노력이라도 했다.

손가락 하나 까닥하며 돈을 바라다니,

이 어리석음의 벌로 1일 독서 2시간을 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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