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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일라씨 Jan 11. 2022

새해 계획을 매일 세우면 생기는 일

새해가 되면 정말 뻔하지만 늘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된다. 새해엔 마치 새 사람이 되지 않으면 큰 일이 난다는 듯이. 하지만 나에게 새로운 다짐은 밥 먹는것처럼 자연스러운 일상의 한 부분이다. 취미는 유튜브에서 자기계발 동영상을 보는 것이고, 툭하면 노트를 펼치고 내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끄적여보곤 한다. 때로는 엑셀에 표까지 그려보며 루틴도 만들어보고 자랑스럽게 SNS에 올려본다. 사람들이 댓글로 칭찬해준다. 와, 대단하세요! 잠시 흡족한 미소를 짓고 나서 다짐한다. 이번엔 내가 진짜 루틴 정착해서 새 사람 된다!



그리고 나서 며칠 뒤 나는 원점으로 되돌아가 있다. 열심히 기록하던 루틴 표는 1/3만 채워져있고, 이런 자신에게 실망해서는 뭐가 문제인지 다시 유튜브를 파기 시작한다. 이런 나의 고민을 귀신같이 알아챈 구글 알고리즘은 나태한 나를 고치는 법, 의지력 키우는 법 같은 영상을 끊임없이 들이댄다. 신중한 얼굴로 영상을 정주행 한 뒤, 친구들에게도 공유한다. 좋은 영상인것 같아서 공유해~


요즘의 나는 거의 이런 패턴으로 지내는것 같다. 늘 내가 어떻게 해야 성공할지 전전긍긍해 있는 상태이다. 영상도 부지런히 보고, 책도 읽어보고 그리고 나서 내린 결론은 결국 '나의 내부에 대한 문제'였다.


부자가 되는 방법은 진짜 이론적으로 많이 접해 보았다. 그리고 공통적으로 말하는 키워드를 찾아냈는데 그건 바로 '가치'이다. 결국 대중에게 많은 '가치'를 주는 사람이 결국은 그 가치가 부로 이어지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가치를 줘야 하는걸까? 그건 당연히 사람마다 다르다. 그래서 필수적으로 자신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 내가 어떤 사람이란 판단이 서야,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 자신에 대해 파보기로 했다. 아니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나'인데 내가 나를 모를 수가 있나? 하지만 나는 나를 정말 모르고 있었다. 생각보다 심각했다. 누구의 엄마, 누구의 아내를 넘어선 그냥 '나'에 대해서는 한번도 진지하게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나를 파다 보니, 또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연스럽게 연결이 됐다. 결국 부자던, 나를 아는 것이던 잘 살아보자고 하는 목표이고 그게 곧 행복이라는 좀 더 포괄적인 목표로 묶어지는 것이다.


아니 근데 웃긴것은, 부자가 되보고 싶어서 연구하다가 자아를 찾고 행복찾기까지 왔더니... 이제는 지금 내가 살고 있는 '현재'에 충실하라고 한다. 현재에 몰입하는 삶이 유의미 하다는 것이다. 내가 그토록 찾는 미래보다 현재에 충실해야 의미를 찾을 수 있다나?


미래지향적인 나는(강점 검사에서도 그렇게 나옴) 이런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아직도 난감하지만, 최대한 받아들이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현재에 충실한 삶에 대해 생각해보니, 내 주변에는 늘 현재에 감사하고 충실한 인생 고수들이 많이 있었다. 일단 그들에게 조언을 구하고, 따라 해보고, 나에게 맞는 '현실에 몰입하는 삶'을 살아보고 싶다.


미래에 대한 계획만 세우던 내가 결국 돌아돌아 도착한 곳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재'라는 것이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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