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방에서 나름 명성이 있는 명문고를 졸업했습니다. 당시는 시험을 봐서 입학하는 학교였는데 운 좋게 합격하여 좋은 선생님과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던 시절이었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ROTC로 교육장교도 했고 회사도 다니고 창업도 하면서 2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고 3명의 친구를 만나게 되면서 이 책을 지필 하게 되었습니다.
첫 번째 친구는 우리 학교의 자랑 J 군입니다. 그는 입학부터 졸업까지 항상 1등이었고 당연히 서울법대를 진학했습니다. 지금은 강남에서 잘 나가는 변호사를 하고 있고요. 당시 우리는 같은 반에서 반장과 부반장을 했는데 교우관계도 좋고 어려운 물리문제를 우리 반 성적 향상을 위해 쉬는 시간에 칠판에서 특강을 해주었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도 좋은 인품으로 승률도 좋은 법조인이고 좋은 남편이자, 아빠로서 잘살고 있습니다.
두 번째 친구는 공부는 잘한 L 군입니다. 그는 명문대 공대를 진학했고 지금은 정확히 무엇을 하는지는 잘 모릅니다. 그도 이유는 있겠지만 공부는 곧 잘하는데 친구는 별도 없었지요. J군과는 다르게 혼자 공부하고 질문해도 그것도 모르냐는 듯한 눈빛과 비아냥대는 말투가 기억이 납니다. 언젠가 우연히 길을 가다 만났는데 여전히 그런 태도라서 당황스러웠지만 성인이 된 지금, 감정 낭비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형식적인 인사만 했던 기억입니다.
이번 책은 세 번째 친구의 역할이 크다고 볼 수 있겠군요. K군은 사실 고등학교 시절에는 친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1세대 인공지능을 연구한 아버지를 따라 일찍 유학을 갔다 와서 한국말이 좀 어눌했던 기억과 폭탄물 제조 사이트를 만들어 지역사회 스타가 된 친구였습니다. 인공지능과 관련된 자료를 수집하던 중 고향 친구 결혼식에서 우연히 K군을 만났지요. 당시에도 어눌한 말투와 전형적인 개발자 같은 모습이었지만 알 수 없는 매력과 동질감이 들었습니다. 결혼식 피로연에서 서로 하는 일과 살아온 이야기를 하고 급속도로 가까워진 세 번째 친구는 지금도 저에게 최근 AI 기술과 미래 기술에 대한 조언을 해주고 있지요. 사실 저는 이 친구가 조금 부럽습니다. 수능시험을 볼 때 수학과 영어는 만점인데 언어 시험을 망쳐서 어쩔 수 없이 미국으로 유학을 간 그는 그곳에서 일찍 AI와 알고리즘을 연구해서 박사과정 중 자기보다 지도교수가 모른다는 생각으로 열 받아서 다시 한국으로 왔다고 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는 이미 은퇴 상태였다는 것이고요. 처음에는 다이아몬드 수저인가 했는데 본인이 개발한 특별한 알고리즘으로 금융 투자를 해서 국내에서 큰 자산을 보유하게 되었고 지금은 본인이 관심 가는 분야에 알고리즘을 API화 해서 제공하면서 자유로운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요? 아니 당신은 앞으로 어떤 교육을 하길 원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