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7시가 넘어갔다.
휴대전화가 떨리기 시작한다.
사실 나는, 경건하게 기도를 권하는 성당의 종소리가 골목골목 들어오는 새벽 4시 30분부터 떨고 있었다. 그렇게 오전 7시까지 나는 스스로를 벌하는 중이었다.
오전 8시 35분.
2025년 4월 4일.
나는 싸 들고 온 감정 일기를 펼쳐놓고 +1이 앞에 붙어 걸려오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아, 해외에 계신 거예요? 통화가 괜찮으신가요? 여러 번 전화드렸었습니다."
로 시작한 통화. 그는 내가 처음으로 통화한 채권자였다.
"미납금이 좀 있어가지고 채권부서로 이관되셨는데 어떻게 되시는 건지 궁금해서 전화드렸습니다."
"......"
"어떻게 되시는 건가 해서요? 금액이 얼마 안 되시는데요?"
심장은 이미 튀어나와 세면바닥에서 터져버린 듯한 기분이다.
그런데 내 입은 너무나 덤덤하게 말을 이어간다.
너무 오랜 시간을 상상했던 그 상황이 지금 막 내 앞에 찾아온 것이다.
자초지종을 처음으로 설명했다.
"그럼 A사, B사, C사 말고 또 있어요? 총 네 군데 신데요?"
"네, 그런데 하나가 연체되니까 다 도미노처럼 그렇게 된 상황이에요.
자영업을 하면서 매입을 카드로 하고 매출이 없다 보니 단기 대출로 대금을 돌려 막고 있는 중이었어요.
그런데 하나를... 하나를... 날짜를 놓치니까... 도미노처럼, 이런 상황이거든요."
고해성사하듯 나는 읊조리며 눈물이 터지고 말았다.
"상황이 이래서 너무 죄송해요. 지금은 돈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에요."
"그럼 신용 회복으로 가신다는 계획이세요? 한국엔 언제 오시죠?"
"5월 말에 나가는 일정으로 왔어요."
"아이고야, 그럼 카드사에서는 그전에 소송 들어가고 할 텐데... 저희는 11일 날 소송이 들어갈 겁니다. 연체가 2개월 계속되면 일단 소송이 들어가요. 그럼 이걸 어떻게 해드려야 하나..."
'어떻게 해 드려야 하나?'
예상 밖의 온도였다. 카드 연체 사건의 경위를 설명하며 숨이 턱 막히던 중 그 문장들의 온도가 차갑지 않아서 나는 숨을 고를 수 있었다. 국제전화 로밍 요금에 대한 생각을 접어두고 묻기 시작했다.
"제가 지금 당장 변제를 못하는데 그럼 어떻게 되나요?"
"일단 부동산 가압류죠 뭐."
"가압류 들어가면... 세입자가 있어서 안되는데, 그 부분이 걱정인데 강제집행에 소요되는 기간이 정해져 있나요 혹시?"
"가압류는 사실 지금이라도 할 수 있고요, 저희는 일단 통화라도 한 번 해보고 진행하려고 연락드린 거거든요. 5월에 오셔서 처리를 한다고 하면, 일단 텀이 너무 길잖아요. 저희는 소송은 무조건 진행을 해야 하는데요, 그래도 일부가 들어오면 소싱 진행 시일을 조금 미뤄드릴 수는 있거든요. 일단 *만 원 정도 입금을 하시면 소송은 들어가더라도 시일은 조금 미뤄둘 수 있어요."
"가압류를 하게 되면 그 절차가 어떻게 되나요?"
"일단, 등기부상에 가압류 진행이 표시가 되겠죠? 신용 회복을 한다고 해도 일단 가압류는 풀어지지가 않아요. 제가 조직에 있다 보니 이런 말씀드리기 뭐 한데, 사정이 딱하시니까... 사실대로 말씀드릴게요. 일단 먼저 *만 원이 들어온다는 가정하에, 저희 측에서는 총금액이 *만 원 이하로 줄어들면 가압류 진행을 못해요. 소송 들어가는 것은 몇만 원 안 드니까 그건 문제가 아닌데 입금이 되면 통장 압류나 이런 걸 하지는 못하니까요."
"지금 무슨 카드사죠?"
"네 **카드입니다."
"제가 자금적으로는 어딘가에 도움을 받아야 하는 처지여서 확답을 드릴 수는 없어요. 그래도 시간을 조금만 끌어주실 수 있으신가요? 그리고 한 번에 그 돈을 마련하기는 힘들 것 같아요."
"사업하다 보면 이런 일은 누구나 겪어요. 그리고 사장님은 금액이 그렇게 큰 것도 아니고요. 처음 겪으시는 거니까 그렇지 사업하다 보면 이런 일 많아요. 그러니까 겨우 **만 원 가지고 위축되지 마세요. 삶이 뜻대로 되는 것도 아니지만, 아주 죽으라는 법은 없어요. 방법은 있을 겁니다."
나는 채권담당자에게 되려 채무자로서 어떻게 이 일을 해결해야 하는지 묻고 또 물었다.
그의 이 한마디가 나를 위로하였으므로.
"방법은 있을 겁니다."
10월 26일.
그러나 오늘도 나는 나에게 묻고 있다 여전히.
'정말 방법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