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조각보
#. 3
붕어눈을 하고 출근한 애이는
"간밤에 무슨 일 있으셨나 봐요?"를 인사말로 유월에 자주 받는다.
"흐흐 상갓집에 다녀왔어요."를 매번 써먹을 수는 없어 웃음으로 답하는 애이는 문상을 하러 가면 상주 가족도 아닌데 쓸데없이 많이 우는 자신을 말릴 수가 없어서 장례식장에로의 초대에는 잘 응하지 않았다.
조각보를 한 땀 한 땀 이어 붙이던 젊은 시절의 엄마처럼, 애이가 그렇게도 묻어버리고 싶었던 기억들은, 유월에 눈물로 다시 꿰매졌다.
팔아서 돈을 좀 벌어보겠다는 생각이 아니어서였을까.
책 내기는 생각과는 달리 품이 조금 더 들어갈 뿐이지 몹시 어렵지는 않았다.
먼저 한 걱정은 출판비용이었다. 그런 쪽의 정보가 없는, 오십을 목전에 둔 애이는 인터넷 검색으로 교정 비용과 표지 디자인비가 있다는 사실에 걱정이 앞섰다. 다행히 엄마의 손녀가 나서서, 그 글 뭉치들을 팔 것도 아니니 그냥 인쇄해서 제본하자는 애에의 말을 무시하고 작업을 도왔다. 글을 쓰는 것으로는 일기와 워드 작업으로 겨우 작성한 리포트 가 전부였던 애이가 마치 보고서의 형식처럼 입력해 놓은 글들은, 엄마의 손녀에 의해 서점에서 고객을 기다리는 책처럼 보기 좋게 재탄생되었다. 아마도 할머니와 그간 주고받았던 상처를 떠나보내려는 그 나름의 의식이었을 것이다.
시중 서점에서 판매를 한 것도 아닌데 한 달도 안 되어서, 미친놈에게 전화가 온 것을 보면 소문의 속도도 쓰리지 급은 된다고 애이는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