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한 간식의 저주

복지인 줄 알았던 간식이 노동 유인이었던 날

by 일상온도

토끼는 당근 쿠키를 세 개째 먹고 있었다.

입은 행복했지만, 마음은 공허했다.


“이거 되게 맛있죠?”

고슴도치가 다가왔다.

“요즘 회사가 복지에 신경 써서 간식이 아주 다양해졌어요.

무제한이에요, 무.제.한.”



회사 휴게실에는 매일 새로운 간식이 들어왔다.

당근 쿠키, 도토리 라떼, 베리베리 곰젤리까지.

심지어 "피로회복용 도토리 아이스크림"도 비치됐다.


팀장 너굴은 늘 강조했다.

“일하다가 지치면 당 떨어지잖아요.

회사에 있는 시간 자체가 힐링이 돼야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토끼는 자신이 "간식 먹기 위해 야근하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야근하다가 도토리 라떼 마시고,

금요일엔 ‘감사 쿠키’가 놓여 있었다.


누가 감사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아마 회사가,

아니면 회사가 감사한 척하는 거겠지.



한밤중, 회의실 불이 꺼지지 않았다.

토끼는 마지막 당근 쿠키를 입에 물고

슬랙 알림을 끄며 중얼거렸다.


“간식은 무제한인데, 시간은 왜 제한돼 있을까.”



“가끔은, 나를 잡아두는 게 사슬이 아니라 쿠키일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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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화 예고: 오늘도 감정을 야근합니다

감정이 무너지면, 그걸 복지로 덮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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