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지 않아도 되는 곳

토끼가 선택한 새로운 삶, 작지만 단단한 결말

by 일상온도

그날 아침,

토끼는 알람을 끄고도 일어나지 않았다.


처음으로,

“늦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창밖을 보니 흐린 하늘이었다.

회사에선 또 회의가 있겠지.

슬랙은 도토리처럼 쏟아질 테고,

웃는 이모지는 하나둘씩 자동으로 붙을 것이다.


하지만 토끼는

그 모든 걸, 그냥 내려놓기로 했다.



“그만두겠습니다.”


사직서 첫 줄은 더 이상 망설이지 않았다.


이유는 여전히 복잡했지만,

이젠 그걸 설명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며칠 뒤, 토끼는 숲 속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오래된 찻집 간판엔

“달리지 않아도 되는 곳”

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곳에선

누구도 이유를 묻지 않았고,

시간은 조금 늦게 흘렀다.



찻잔을 내려놓고 창밖을 본 토끼는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나는 나를 지키기 위해 그만둔 게 아니라,

나를 다시 만나기 위해 멈춘 거구나.”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건

조금 느린,

조금 더 조용한 하루일지 모른다.”



.

.

.


� 끝.

그리고, 당신에게 묻습니다.

당신은 왜 뛰고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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