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 고립, 그리고 존재의 사라짐
처음에는 그냥 휴식이라고 생각했다.
조금만 쉬면 괜찮아질 거라고.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몇 주가 지나도, 그는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고립은 언제나 아주 사소한 일에서 시작된다.
거절당한 말 한 마디, 놓친 타이밍, 꺼내지 못한 감정 하나.
그런 것들이 조용히 쌓이고 굳어져 결국 문 하나를 닫게 만든다.
밖으로 나가는 대신 안으로 숨고, 관계를 맺는 대신 고요 속에 머무는 선택은
대개 포기라기보다 생존에 더 가까운 결정이다.
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더는 무시당하고 싶지 않아서, 더는 실패하고 싶지 않아서.
우리는 종종 고립된 사람들을 향해 "왜 나가지 않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진짜 질문은 다른 곳에 있다.
그들은 왜 그 방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는가.
그 문턱을 넘는 데 얼마나 많은 마음이 필요했는지,
문 앞까지 나오는 데 얼마나 긴 시간이 걸렸는지를
우리는 좀처럼 묻지 않는다.
이 장은 방 안에서 멈춰버린 시간,
그리고 그 속에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