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그날 이후, 그는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은둔, 고립, 그리고 존재의 사라짐

by 일상온도

처음에는 그냥 휴식이라고 생각했다.

조금만 쉬면 괜찮아질 거라고.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몇 주가 지나도, 그는 방에서 나오지 않았다.


고립은 언제나 아주 사소한 일에서 시작된다.

거절당한 말 한 마디, 놓친 타이밍, 꺼내지 못한 감정 하나.

그런 것들이 조용히 쌓이고 굳어져 결국 문 하나를 닫게 만든다.

밖으로 나가는 대신 안으로 숨고, 관계를 맺는 대신 고요 속에 머무는 선택은

대개 포기라기보다 생존에 더 가까운 결정이다.

더는 상처받고 싶지 않아서, 더는 무시당하고 싶지 않아서, 더는 실패하고 싶지 않아서.


우리는 종종 고립된 사람들을 향해 "왜 나가지 않느냐"고 묻는다.

하지만 진짜 질문은 다른 곳에 있다.

그들은 왜 그 방에 들어갈 수밖에 없었는가.

그 문턱을 넘는 데 얼마나 많은 마음이 필요했는지,

문 앞까지 나오는 데 얼마나 긴 시간이 걸렸는지를

우리는 좀처럼 묻지 않는다.


이 장은 방 안에서 멈춰버린 시간,

그리고 그 속에 남겨진 사람들의 마음에 대한 이야기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잘하고 있는 것 같은데 왜 인정받지 못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