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을 품고 살아간다는 것
이 시리즈를 쓰는 내내, 그리고 그것을 따라 읽는 시간 동안 나는 수없이 많은 감정의 얼굴을 마주했다. 화가 났던 날, 이유 없이 슬펐던 순간, 겉으론 괜찮은 척했지만 속으론 무너지고 있던 시간들. 어쩌면 감정이라는 단어 안에는 우리가 살아온 삶 전체가 담겨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는 늘 그 안에서 흔들리고, 다치고, 외면하면서도 결국은 그 감정들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존재다.
감정을 알아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 그것은 단순히 슬픔이나 분노를 구분하는 기술이 아니라, 그 감정이 어디에서 왔는지 들여다보는 용기였고, 때로는 오래된 상처를 다시 꺼내어 마주하는 고통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과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감정은 내 삶을 어지럽히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나를 가장 먼저 알려주는 언어라는 것을.
우리는 누구나 감정을 다루는 데 서툴 수 있다. 어릴 때부터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고, 어른이 되면서는 그걸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며 살았다. 그러나 이제는 조금씩 다르게 살아가고 싶다. 감정을 억누르기보다 말할 수 있는 사람, 상처를 피하지 않고 천천히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 그리고 무너질지라도 다시 일어날 줄 아는 사람. 그게 우리가 지향해야 할 마음 건강한 어른의 모습일 것이다.
이 글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건 완벽한 감정 조절법이 아니라, 불완전한 감정을 품고도 괜찮은 삶이었다. 우리는 여전히 흔들리겠지만, 그 흔들림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을 수 있다. 회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감정을 마주하는 사람, 그리고 그 감정을 통해 더 단단해지는 삶. 그것이 우리가 함께 나눈 여정의 의미이자, 앞으로도 계속 살아가야 할 방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