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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라냥이 Oct 30. 2022

오리지널리티,그리고 진정성의 힘

어제 <미스 트롯>2를 보다가  1라운드  최종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 

준결승에서 떨어졌던 한 출연자가   한 탈락자 덕분에  다시 기회를 얻고, 

결승전  1라운드에서   최종 1위라는  예상 밖의  결과를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대중의 눈은  다 비슷한가보다.  

재능이 있으되, 그 재능을  겸손하게  펼쳐보이고 겸손하되,  비굴하지 않으며   

당당하되  그 모습이  자만하지 않은, 

왜  이 경연에 나왔는가에 대한 절실함과  목적성이 뚜렷한  도전자에게  대중은  박수를  보낸다는 것. 


그  모든 조건에 모두 부합하는  출연자가 있었으니   예선부터 눈여겨본  출연자   제주댁 양지은이다.  

당뇨합병증으로 인해  아버지에게 자신의 신장을 기증하고 

그 후유증으로  배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국악 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노래를 하지 못했다는  사연은  시청자들과  대중을 감동시키기에  충분한  스토리였다. 


물론 그녀가  그런 사연에도 불구하고,  불안정한   컨디션과  실력을 보였다면 

그  자리에 오를 수 없었을 것이다. 

뭐 어찌 됐든간  양지은이란 도전자는  팀 별미션에서  '범 내려온다'를   세련되고 야무지게   자신의 스타일로 만들어 불러주었고  그 다음 무대,  또 다음 무대가  기대되게 만드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 출연자의 탈락 이후    

준결승에   합류하는 행운을 잡았고  결국  그녀는  Top 7에  올라 

결승전  1라운드에서   대국민 투표가 반영된  최종결과  1위라는    드라마를  써냈다. 

알고보니 혼수상태가  작곡한  <그 강을 건너지 마오>도  차분하고  슬픈  목소리를 가진  그녀와  잘 어울려서 끝까지  무대를 지켜보게 만들었던 것 같다. 


그녀를  보며 드는 생각은. 

이  세상에  노래를  잘 하는   사람들은  참으로  많고 

노래에   테크닉을 얹어  신나고   감탄하게 만드는 이들도 많지만 

내가  감동받고  눈물 흘리며,  몰입하게  만드는   가수는   따로 있다는 것이다. 


<미스터 트롯> 때는 영탁이 그랬고,  어제는  양지은이  그랬다. 

요며칠   <판타스틱 TV> 업데이트가  늦어졌는데  

이번 회의 내용은  TV조선과  MBN의  트로트 프로그램의  원조 논쟁에 관한 것이었다. 

<미스터 트롯>의  성공 이후  수많은  트로트 프로그램이  생겨났고   최근  오리지널티 논쟁까지 일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모든  논란을  상쇄시킬 수 있는   건   공감을 형성하는  출연자의  매력이라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여러  후발 주자인 유사 프로그램을  보면서  오리지널리티의 힘이 무엇인가  곰곰 생각해본다.   


수많은  트로트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났고,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성인가요계 가수들이  

중앙무대로  진출하는 계기가 되고 있지만  한 때의 유행으로  그치지 않을  지속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방송사와 제작진들은   해당 방송사의  상업적 이익과 직결된   피곤하고  승산없는  원조 논쟁에  앞서 

본질적으로  트로트란  장르의  재발견을   염두에 두고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지,  

훌륭한  실력을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빛을 보지 못했던  무명 가수의 발굴을 위해  

얼마나 고심하며  공정하게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가를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대중은  신명 나는 무대만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노래하는  사람 속에  들어있는   인생과  눈물의  역사에  감동하며,  그들의  이야기에  마음을  연다는  것을  알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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