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트롯’ 3위(미)에 뽑히며 평범한 대학생에서 트로트 스타가 된 이찬원. 지난해 10월 31일 ‘미스터 트롯’ 콘서트가 열린 부산 벡스코에서 팬카페별로 응원의 장을 펼쳤는데, 대구 경북에서 대형차량을 빌려 참석한 팬들이 이찬원을 응원하는 노란 빛 물결이 가을 은행잎처럼 콘서트장을 물들였다. 임영웅 팬이 30~60대, 영탁 팬이 40~50대에 포진했다면, 이찬원 팬층은 10대부터 50, 60대까지 매우 넓다. 폭발적인 성량으로 ‘진또배기’를 부르던 스물다섯 살 청년의 팬덤은 그렇게 시작했다.
‘이찬원 팬덤’의 핵심은 ‘가창력과 바른 사람’이다. 무슨 노래를 부르든 정확한 음정과 풍부한 성량으로 ‘100점’을 따내는 본질에 충실한 가수. ‘미스터 트롯’ 상위권 진출자 면면을 살펴보더라도, 모두 5~10년 활동한 경력인데 이찬원은 그저 트로트가 좋아, 13살 때 ‘스타킹’에 ‘대구 조영남’이란 예명으로 출연한 뒤 가족 반대로 가수 꿈을 접었고, 이번이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도전했던 아마추어였다.
트로트 백과사전, 트로트 주크박스란 별명처럼 누르면 좌르르 쏟아지는 트로트 지식이 그의 열정을 돋보이게 했고, 걸쭉한 바리톤 목소리로 정통 트로트를 구사하는 매력이 중년 팬을 사로잡았다. 꿈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는 열정, 고생한 부모를 떠올리며 흘리는 눈물, 선망의 대상인 조항조 유지나 같은 대선배를 향한 예의 바름을 보고 대중은 막내아들을 응원하듯 ‘엄마 팬덤’의 강력한 충성도를 형성해갔다.
대중은 실력과 더불어 인성을 중요시하는 시대를 열었고, 이찬원을 비롯해 바른 인성을 보여주는 영탁 임영웅 장민호의 팬덤은 더욱 막강해진다. 2020년부터 대중문화계 트렌드는 ‘대중이 만드는 스타’다. 4년 전 데뷔곡 ‘롤린’을 내고 묻혀버린 브레이브 걸스에 대해 팬들은 ‘모든 걸 갖췄지만 뜨지 못한’ 데 대한 미안함을 나서서 풀고 있다. 여기엔 ‘브브걸’의 성실한 이미지와 목격담 등이 크게 작용했다. ‘내가 당신을 슈퍼스타로 만들어준다’는 뜻의 ‘제가당슈’ 신드롬은 음원 역주행, 광고모델 선정 등 놀랄 만한 파워를 보인다. 위안과 치유의 음악으로 전면에 등장한 이찬원, 가족 같은 팬덤과 더불어 쑥쑥 성장하는 앞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