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제 한류가 트로트로 가나요?
주말 내내 뜨거운 감자였던 영탁의 MMA (멜론뮤직어워즈)수상 소식과 월드 팬들의 '찐이야(Jjinya) 송에 대한 반응을 이번 주 화요일 국제신문 <판타스틱 TV>에 '영탁, 글로벌 무대 강제 진출'(소속사 밀라그로의 표현을 빌어)이란 주제로 써서 넘겼습니다.. 사심 평론 제대로 한거지요. 다행히 국장님이 트롯 기사라면 언제나 대환영이라고 해주셔서 맘 놓고 써버렸습니다.
대략 MMA 영탁의 축하무대가 방영 될 때 느낌이 왔지만, 두 곡씩이나 편성해주고 까다롭기로 소문난 Melon이 무대 세트 ,편곡까지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연출한 티가 역력합니다. <니가 왜 거기서 나와> 가 이렇게 고급스럽게 Jazzy 하게 바뀔 수 있다니... 아코디언에, 첼로, 바이올린에.. 남미의 어느 고급진 재즈바에 앉아있는 듯한, 남미인데 얼굴은 하얀 가수가 노래 부르는 ^^ , 마치 보사노바 같기도 하고, 변조되어 밀고 당기는 '니.왜.거'를 들으며 마치 레드 벨벳으로 온 몸을 휘감는 듯한 부드러움과 동시에 와인 한 잔이 몸 속을 타고 들어와 휘젓는 듯한 강렬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보이스 트롯>의 슬리피 '니.왜.거'도 편곡이 좋았지만 원곡자인 영탁이 부르는 재즈 버전도 너무 좋네요. 연말 무대나, 시상식 무대에서 또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 장윤정의 재즈 편곡 '운명에게' 처럼 이젠 트롯이 더 이상, 4/4 폭스트롯이 아닌, 어떻게든, 어떤 장르와도 만나 새롭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장면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특히나 음역을 넘나들며 장르 마다 성대를 바꿔주는 ( 갈아끼운다는 표현을 쓰더군요 ^^) 영탁의 테크닉에 감탄하며, 특히 영탁은 R&B로 데뷔를 했기 때문에 알앤비, 재즈곡을 부를 때는 더할 나위 없이 감미로운 목소리를 냅니다. (우리 막걸리 탁이 어디 갔서 ^^;; )
루더 밴드로스에 심취해있던 알앤비 가수가 뿜어내는 재즈 트롯의 맛은 정말,.. 고혹적이어서 눈을 못뗄 정도였습니다. 게다가 'Caruso' 의 강렬한 레드코트는 정말 스타일리스트 센스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네요. 옷걸이가 워낙 좋기도하지만..^^
그리고 넘어간 ' 찐이야' 무대는 <미스터 트롯> 당시 '추억으로 가는 당신' 때 의상과 비슷한데 칼라 깃이 다르네요. 수선을 한 건지.. 여튼 캐쥬얼한 의상으로 만나던 평소 모습과 다르게 글로벌 팬들도 시청하는 글로벌 온라인 시상식에 걸맞게 화려한 무대에 오른 영탁의 모습은 아주 스페셜했습니다. '찐이야' 부를때 생글생글거리는 이 찐이야 맨을 처음 본 해외팬들도 그의 미소에 빠져들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역시나 인터넷이며 유튜브며 난리가 났더라구요,
그 중 가장 인상깊었던 네티즌의 표현은
' 어맛, 이 노래 세로토닌 부스터네, 이 사람 웃을 때 따라 웃게 됨 '
* 세로토닌 부스터(Serotonin Booster)
세로토닌은 인간에게 행복을 느끼게 해준다는 호르몬이 아니었던가요.
역시 외국인들 보기에도 똑같이 느껴지나 보네요. ㅎㅎ
잠시나마, 이 생글거리는 트롯가수로 인해 충만한 행복감을 느낀 주말이었습니다.
더불어 '찐이야'의 작곡가의 말처럼 ' 이제 트로트로 빌보드 가는' 날을 상상해도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단지 이 노래가 BTS의 한 멤버와 발음이 같다는 이유로 화제가 되는 것을 넘어 그들이 발견한 'JjIn Jjin Jjin Man - 영탁'이 글로벌 무대로 비상하는 그 날을 기대해봅니다.
본의 아니게 세계 무대로 진출해 버린 영탁의 실력이 글로벌 무대에 펼쳐지고, 그 진정성이 해외 팬들을 감동시켜 엄지척을 들게 만드는 그 날이 곧 올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
자, 한번 달려볼까요?
코로나19로 예전처럼 화려한 시상식 생중계를 볼 순 없지만, 언택트 시대에 걸맞은 인터넷 시상식이 연말을 맞아 사전녹화로 화려하게 축제의 장을 열고 있다. 거대 콘텐츠 공룡으로 성장한 카카오의 MMA(Melon Music Award)와 CJ E&M M.net의 MAMA(M.net Asia Music Award)는 해외 K팝 팬이 한국 인기 가수를 만날 기회이자 한국 음악 시상식의 대표주자다.
그런데 수상 가수 명단을 보고 눈이 휘둥그레졌으니, 쟁쟁한 아이돌 사이에 돋보이는 트로트 가수들의 선전이다. MMA는 음원 스트리밍과 내려받기 수, 회원 투표로 톱 10을 선정하는데 트로트 가수가 임영웅과 김호중 두 명이나 진입했으며, 영탁은 베스트 송라이터(작곡가)상을 받았다.
영탁은 올해만 7곡을 작곡·작사해 선후배, 동료에게 선물했다. 기타 연주가 돋보이는 ‘짝짝 쿵짝’부터 락 발라드 트로트 ‘사랑의 카우보이’와 최근 성원이로 데뷔한 힙합가수 슬리피의 ‘돈 때문이야’까지. ‘미스터 트롯’ 2등을 차지하며 15년 무명 설움을 날리고 공연 방송 광고로 올해 최고 전성기를 맞은 그는 다재다능한 창작자 행보를 보여준다.
재미있는 일은 사전 녹화로 이뤄진 영탁의 공연 직후 벌어졌다. 재즈풍으로 편곡한 ‘니가 왜 거기서 나와’와 ‘찐이야’를 부른 영상이 나간 다음 해외 팬이 ‘JIN JIN JIN Man’ 정체를 궁금해하기 시작한 것이다. 시상식 직후 영탁의 ‘찐 송’은 트위터 월드와이드트렌드 검색어 18위, 미국 내 5위를 기록하며 아미(Army)들의 마음까지 흡수해버렸다.
‘세로토닌 부스터’를 능가하는 이 가수가 좋아지려 한다는 외국인부터 스마일 맨의 미소에 팬이 돼버렸다는 글로벌 팬까지 있다. 이는 일시적 관심이 아닌 글로벌 감성에도 어필할 K-트로트의 변화와 영탁의 매력 때문일 것이다. ‘찐이야’의 작곡가는 SNS에 “아, 이제 트로트로 가나요?” 하고 올릴 정도다. 트로트에 담긴 한국 정서와 그걸 표현하는 세련된 감성이 세계인에게 통한다면 못할 것도 없지. 본의 아니게 세계로 진출해버린 이 트로트 가수가 보여준 진정성에 세계도 고개를 끄덕이며 함께 엄지 척을 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