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이 영감탱이는 맨날 둔하게 지게를 만드는지 몰라!’ 할머니의 언성이 높아졌다. 할아버지는 손재주가 없는 것도 그렇다고 빼어난 손재주를 가진 건 아니었다. 그런 모습이 할머니 눈에는 아무 짝에 쓸모없는 재주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아빠가 지게를 지고 산에 올라갈 일이 있었는데 한 번 지고 올라갔다 오시더니 너무 크고 두껍게 만들어 지고 다니는 사람이 너무 힘들다고 아빠가 조금 다듬었다. 할아버지는 언성 높이는 할머니의 잔소리에 크게 대꾸를 하다가도 할머니의 큰 소리가 할아버지를 이겨 버리면 아무 말 없이 다른 일을 하시러 가신다. 할머니의 잔소리에도 할아버지는 지게를 만들 때 마다 똑같이 크고 둔하게 만들었다. 그럼 할머니는 또 소리를 쳤다. 그래도 할아버지의 지게는 크고 둔해보였다. 그래도 내가 보기엔 오히려 튼튼해보였는데 할머니는 왜 이렇게 화를 낼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