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 없는 사랑_

조건 없는 사랑을 배우는 중

by Story Forest

살면서 '아무 조건 없는 사랑'을 받아본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조건'이 있어야만 했습니다. 아들이어야 한다는 조건, 아들이 아니라면 태어나지 말았어야 하는 조건, 아들이 아니기에 온전히 사랑받지 못하는 조건, 아들이 아니므로 부모님 눈 밖에 나면 안 된다는 조건…

부모님이 직접 요구하지 않아도, 제 귀에는 늘 그 조건들이 들리는 듯했습니다. 어린 제 삶의 모든 기준이 되어버린 것들이었죠. 사랑받기 위해 감정을 숨겼고, 사랑받기 위해 최선을 다해 눈치를 보고 비위를 맞췄습니다.

부모님은, 입안의 혀처럼 자신들의 뜻대로 움직이는 제가 키우기 참 편한 아이였다고 생각했을까요? 아이가 눈치 보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모른 척하셨던 걸까요, 아니면 그저 삶이 바빠서 미처 헤아리지 못하셨던 걸까요.


받아본 적 없기에, 줄 수도 받을 수도 없던 사랑

저는 '조건이 없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누군가가 제게 조건 없는 사랑을 주려 해도, 그것을 온전히 받을 수가 없어요. 받아본 적이 없으니 어떻게 받아 누려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거죠.

오히려 조건 없는 베풂을 짐처럼 느끼고, 갚아야 할 빚처럼 여깁니다. 누군가가 맛있는 밥을 사주면, 그 마음이 내내 마음에 남아 불편해요. '다음번엔 내가 사야지, 어떻게 보답해야 할까?' 상대방은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저에게 시간과 마음, 그리고 비용을 들였을 텐데 말이죠. 저 역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기꺼이 베풀고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면서도, 입장이 바뀌면 노력해도 쉽사리 마음이 편해지지 않습니다. 그저 마음으로 주고받는다는 것이, 제게는 여전히 너무 어려운 일이에요.

이런 생각을 할 때마다 울컥, 가슴이 먹먹하고 아파옵니다. 제 과거의 삶이, 그리고 여전히 미숙한 제가 안타깝고 슬퍼지죠.


‘나라는 존재는 그렇게 사랑스러운 존재인 걸까?’

그때, 저의 이야기를 들어준 지혜로운 언니가 제게 말했습니다. "누군가 주고 싶어 주는 것을, 그냥 기쁘게 받아도 돼." "**님이라는 존재 자체가 그렇게 주고 싶은 존재인 거라고." "사랑하고 사랑받는 사람으로, 그 삶을 살아봐도 괜찮아."

어느 날 언니는 저의 어려운 사정 이야기를 듣고, 제 부모 형제에게도 받아본 적 없는 '아무 조건 없는 배려'로 선뜻 큰돈을 빌려주었습니다. 저는 과연 누군가에게 그처럼 그리할 수 있을까? 여유가 있다면? 아니, 신뢰할 수 있는 오래된 사람에게만? 이렇듯 제게는 어떤 일을 하기 전에 늘 조건이 따라붙곤 합니다. 하지만 언니는 제게 아무런 조건도 달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진정한 조건 없는 베풂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살면서 왜 그런 경험이 없었겠어요. 동료와 친구, 선후배들에게 수많은 조건 없는 사랑과 관심을 받아왔습니다. 다만 제가 그것을 누리지를 못했을 뿐이에요. 누리는 방법을 몰랐을 뿐이고요.

제 마음속 깊은 불안이, '나는 그럴 만한 존재가 아니야'라고 속삭이는 깊은 내면의 목소리 때문에, 저는 늘 저를 가둘 뿐이었습니다.


불안을 직면하고, 진짜 나를 만나다

제 안에는 '또 그러면 어떡하지? 또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떡하지?' 하는 깊은 불안이 있음을 자주 마주합니다. '또 배신당하고 또 실망하고 또 좌절하고 싶지 않아!' 불안을 피해 도망치고 또 도망치고 회피하는 것이 저의 오랜 선택이었습니다.

저의 약함을 직면하고 대면하지 않으니, 사고와 감정의 불일치만 더해질 뿐이었죠.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직면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두렵고 어려운 일이었지만, 마침내 저의 나됨을 온전히 인식하고 수용하고 공감하는 순간, 저는 비로소 진짜 저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나의 소중하고 아름다운 욕구들을 깊이 마주하며, 이제 저는 매 순간 자유로워지기를 선택합니다.

사랑받기 위해 태어나, 사랑받기 충분한 내가, 누군가의 사랑을 이제는 마음껏 받아 누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진정 그럴 때에, 저와 함께하는 나의 아이들도 더없이 행복해질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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