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좋아하는 것, 편안함, 멍때리기
6월 1주차 글쓰기
6/3(월) 저녁
다른 건 잘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건 나이가 들어도 사진을 찍고 있을 것이다.
6/4(화) 아침
사람들마다 좋아하는 것이 다르다. 운동을 좋아해서 평일 저녁이나 주말만 되면 운동을 하는 사람들, 그림을 좋아해 틈만 나면 연필로 끄적거리는 사람들, 누워서 책을 읽거나 영화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
나는 무엇을 좋아할까. 예전에는 스케이트 보드를 타거나 목공이나 도자기 같은 공예를 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틈날 때마다 이것저것을 해보며, 많은 것을 경험해 본 결과 정적인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지금은 사진을 찍거나 글을 쓰고, 책을 읽는 것을 즐긴다.
세상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있다. 나와 비슷한 사람들도 있지만, 물놀이를 좋아하거나, 다 같이 뛰는 등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하지 못하는 것을 하는 모습에 신기하기도 멋있기도 하다. 그래서 이 사진을 찍을 당시에도 그런 모습을 조금이라도 닮고 싶은 마음에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6/5(수)
자연이 주는 편안함,
호수의 반짝거리는 빛이 나를 이끈다. 무엇에 홀린 듯 빛을 따라 길을 걸었고 한동안 그 자리에 서서 반짝이는 윤슬과 그 앞에 아카시아를 바라본다. 바람에 아카시아가 흔들릴 때마다 윤슬은 모습을 감추고, 나타나는 것을 반복하며 반짝거리고 있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복잡했던 머릿속은 온통 호수의 빛으로 채워진다. 그리고 그동안의 고민과 걱정은 사라지며, 한동안 느끼지 못했던 편안함을 느낀다. 아주 잠깐 느끼는 편안함이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이 사진을 보시는 분들 모두,
잠시나마 고민과 걱정은 잊고 편안함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6/6(목)
멍 때리기,
어렸을 때부터 멍 때린다고 하면 ‘머리가 나빠진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자랐다. 그래서 멍을 때릴 것 같은 기분이 들면 정신 차리기 위해 눈을 치켜세우곤 했다.
지금 생각하면 멍 때리는 건 뇌가 휴식을 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과학적으로는 머리가 나빠질 수도 있겠으나, 나쁜 걸 알면서도 그것을 행하는, 가령 담배 피우기, 술을 마시기 같은 것이지 않을까. 문득 궁금한 마음에 멍 때리기의 장, 단점을 찾아보았다. 대부분 뇌의 휴식에 대한 장점이 많았고 단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겨우 찾아낸 단점도 ’자주 하면‘ 머리가 나빠진다는 전제 조건이 달려 있었다.
그동안 멍 때리는 것을 피하기 위해 몸부림치곤 했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오히려 시간을 갖고 멍 때리는 시간을 즐길 수 있다. 어쩌면 앞으로 멍 때리기를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이번 주는 마음가짐을 다시 가다듬었던 한 주였다. 다시 운동도 시작했고, 일은 있었지만 일찍 퇴근했다.(내 기준에서) 그리고 마음을 차분히 되돌아보며 생각해 보니 요즘 나답지 않게 생각이 많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국 이번 주에 퇴사한다는 말은 마음속에 접어두었고, 이전에 세워두었던 내년 초 퇴사를 위한 계획을 실행하기로 했다. 지금 가지고 있는 자산을 지키고, 간간이 생활비를 벌고, 최종적으로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