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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포토 Feb 10. 2024

[매일 10분 글쓰기 챌린지] 2월 1주차

꼬깔, 사진이야기

2월 1주차 글쓰기


2/4(일)


평소 눈에 띄지 않던 꼬깔은 이곳에서 특별하게 느껴졌다.


그날은 사진을 찍기 위해 숲으로 향했다. 숲에는 하얀 눈과 얼음이 가득했는데, 미끄러지지 말라는 표시로 공사장이나 주차장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꼬깔이 놓여 있었다. 도시에서는 당연한 물건이라 눈길이 가지 않았지만, 이곳에서는 시선이 자꾸 고깔 쪽으로 향했다. 눈으로 하얗게 변한 숲속에서 주황빛으로 대비가 짙은 모습이 남달라 보여서 그랬던 것 같다.


문득 꼬깔이 다른 공간에 놓였을 때 특별하게 보이는 것처럼 ‘평소에 평범해 보이는 사람도 각 상황에 따라 특별한 순간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어릴 때는 내가 특별하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지만, 어느 순간 그 생각은 남들과 같은 것을 보고 배우며 점점 사라졌던 것 같다. 그래서 요즘은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2/5(월) 06:27


고요한 아침 속 빠르게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가 들린다. 월요일 아침부터 다들 출근하기에 분주하다. 눈을 감고 귀를 기울여 본다. 그냥 차 소리가 아니라, 약간의 잡음이 섞여있다. 어젯밤 잠에 들기 전 일기 예보에 비가 온다는 소식이 있었는데, 비가 오고 있어 차가 지나갈 때 물이 튀는 소리까지 같이 들렸다.


몸을 일으켜 창문 밖을 바라본다. 캄캄한 어둠을 가로등이 환하게 비추고 있고 바닥에 있는 물은 그 빛이 반사되며 반짝거리고 있다. 또 사람들은 우산을 쓰지 않고 걸어 다니고 있다. 새벽 사이에 잠깐 비가 내리고 지금은 그친 것 같다. 낮보다 기온이 낮은 새벽에 눈이 아닌 비가 내리는 걸 보면 오늘은 그렇게 추운 날은 아닌가 보다.


이제 나도 슬슬 분주한 아침을 마주하러 가야겠다. 춥지 않으니 옷은 평소보다 얇게 입고 혹시 모르니  우산도 챙기고.. 그리고 꼭 일찍 퇴근할 거다. 월요일이니까! 


(바람대로 이날은 일찍 퇴근했다!)


2/6(화) 06:33


새로운 제품, 새로운 기술, 새로운 옷,,, 우리는 새로운 것들을 좋아한다. 깨끗하기도 하고 다른 사람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을 빠르게 접할 수 있으니까.


반면에 세월의 흔적이 있는 것들은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새 것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돈을 주면 살 수 있지만, 오래된 것은 그렇지 않다. 값을 매길 수 없는 또 다른 가치가 느껴진다.


물건에게 생명은 없지만, 새 것이었을 때부터 주인과 함께한 추억과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것을 타인이 산다는 것은 물건을 사는 것도 있지만, 그 이야기도 같이 사는… 출근해야 해서 .. 나중에!


2/7(수)~2/9(금) 일과 명절의 핑계로.. 글을 쓰지 못했다. 이렇게 자주 글을 안 쓰게 되면 안 되는데.. 10분인데 ..ㅜㅜ


2/10(토) 10:11


어제 할머니 집 근처에 있는 옥정호를 다녀왔다. 산과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을 사진에 담기 위해 갔는데, 그곳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사진을 찍고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곳에는 꼬깔들이 참 많았고 관리가 되지 않고 있었다. 누군가는 부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진을 찍는 나에게는 오히려 그 모습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쓰러진 꼬깔, 부서진 꼬깔, 정돈되지 않은 꼬깔 등.


사진 속 꼬깔 중 하나는 약간 부서진 형태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다른 꼬깔들과 같이 자신의 역할을 충분히 잘 하고 있었다. 이것을 통해 '자신에게 결함이 있거나, 또는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무언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꼬깔만이 아니라 다른 사물, 생명체를 통해서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충분히 전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했다.


매번 '내가 보기에 아름다운 사진',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들을 주로 찍고 나중에 사진을 다시 보며 그에 대해 생각을 해왔었지만, 이제는 내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먼저 생각하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마음에 와닿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글을 많이 쓰지 못했던 한주, 다음 주는 매일 글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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