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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포토 Mar 16. 2024

[매일 10분 글쓰기 챌린지] 3월 2주차

봄, 어린시절

3월 2주차 글쓰기


3/10(일)


아침에 쓴 글

어릴 적 화를 잘 참지 못했다. 기분이 상하는 일이 있으면 친구와 주먹다짐을 하는 게 일상이었다.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당시 부모님께서는 화가 날 때마다 숨을 크게 쉬고 내뱉는 것을 반복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 보라고.


덕분에 이제 화를 잘 내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화가 잘 나지 않는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고 그러지 않더라도 그냥 그런 사람인가 보다 생각한다. 


반대로 요즘은 화보다는 별 의미 없이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도 있다는 게 신경 쓰인다. 그래서 매사에 조심스럽다. 


저녁에 쓴 글

가을에 떠나간 나뭇잎의 자리에 새싹이 돋았다. 좁은 봉오리 사이로 얼굴을 살포시 내밀고 활짝 피기 전 모습을 하고 있다. 꽃샘추위로 봄이 왔다는 사실이 와닿지 않았는데, 이 새싹을 보고 봄을 느꼈다. 이들이 활짝 피어날 때쯤 주변 다른 꽃들도 모두 피어나겠지. 


곧 다가올 봄이, 아니 이미 다가온 봄이 기대가 된다.











3/11(월) 06:28 , 3/12(화) 06:29


어린 시절에는 연필을 자주 사용했다. 잘못 쓰더라도 다시 지우고 쓸 수 있으니.


나이가 들고 나서는 연필을 찾아보기 쉽지 않다. 연필이 있던 자리에는 볼펜이 꿰차고 있다. 볼펜은 연필과 다르게 한번 쓰면 지울 수 없다. 그래서 볼펜으로 무언가 쓸 때면 신중해진다. 혹여라도 잘 못 쓰게 되지 않을까 생각을 가다듬고 또박또박 글씨를 쓴다. 한번 뱉은 말은 다시 담을 수 없다는 말의 무게처럼 펜의 무게에서 어른의 책임감이 느껴진다. 


3/13(수) 06:32 ~ 06:40


(앉아서 무슨 글을 쓸지 생각을 했고, 생각이 나지 않았다.)


3/14(목) 06:40


감정은 전이되고 사람마다 그 정도가 다르다. 나도 옆 사람의 감정에 따라 기분이 변하기도 하지만, 그 정도가 크지 않다. 


반대로 나와 다르게 상대방의 감정을 잘 느끼고 공감하는 사람이 있다.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내심 부럽지만, 한편으로 화나고 슬픈 감정까지 모두 헤아리면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되돌아보면 어릴 적에는 지금보다 상대방의 감정을 잘 이해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내 감정을 소비한다는 것을 깨달은 이후로 이전보다 신경을 쓰지 않게 되었다.


3/15(금) 


(늦잠으로 글을 쓰지 못했다.)




이번 주에 쓴 글은 의도치 않게 어린 시절과 현재의 나에 대해 많이 쓰게 되었다. 물 흐르듯 생각나는 대로 쓰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글을 쓰다 보면 지금의 기분과 상황, 상태에 대해 돌아보기도 하지만, 어린 시절을 회상하게 되는 일도 잦아지는 것 같다. 평소에는 절대 생각하지 않을 옛 기억까지 세세히 들여다보고 시간이 지나면 잊힐 수도 있는 기억을 기록하는 일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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