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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포토 Apr 28. 2024

[매일 10분 글쓰기 챌린지] 4월 4주차

공원, 바다, 글쓰기, 비

4월 4주차 글쓰기


4/21(일)


첫 번째 글

일요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책 한 권을 들고 집 앞 공원으로 향했다. 평소 같았으면 집을 정리하고 커피를 사 온 뒤 책상 앞에서 무언가 끄적거리고 있었을 텐데, 화창한 날씨에 가만히 집에만 있을 수 없었다. 처음 이곳에 이사 왔을 때는 집 앞 바다를 보러 공원을 가는 일이 잦았는데, 익숙해지면서 점점 발걸음이 줄어들었다. 


그런데 오랜만에 바다 앞 흔들의자에 앉아 화창한 빛과 '철썩', '처얼썩' 바다 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으니, 어디 멀리 떠나는 것보다 훨씬 기분이 좋았다. 익숙해진 탓에 가까운 곳의 행복을 잊고 있었다. 앞으로 다시 공원을 찾는 일이 더 많아질 것 같다.

두 번째 글

우리 회사에는 매주 전사에 웹진을 발행하는 부서가 있다. 작년 작가단 활동을 했을 때도 이 부서와 같이 매달 글과 사진을 주고받으며 글을 발행했었다. 그런데 최근 업무적으로 웹진에 글을 작성해야 할 일이 생겼다. 또 그 일은 갑작스러운 데다가 급하게 해달라고 요청받았다.


“간단하게 올라갈 글이니까, 너무 시간 쓰지 마. 딱 30분 정도만 투자해.”

아무렇지 않게 말을 했지만, 부담스러운 업무였다. 바로 하던 일을 멈추고 이전에 올라왔던 글을 찾아본 뒤 키보드를 두들기기 시작했다. 한 1시간쯤 흘렀을까.. 글을 마치고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얼마 있지 않아 연락이 왔다. 


“김00님, 이야기가 너무 좋은데요? 글을 너무 잘 쓰시는 것 같아요. 그런데 임직원들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만한 사진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내 시선은 한동안 ‘글을 너무 잘 쓰시는 것 같아요.’에서 멈춰있었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욕망이 큰 만큼 다른 업무에서 받은 칭찬보다 더욱 기분이 좋았다. 실은 이 업무를 요청받았을 때 바쁘면서도 흥미로웠던 것 같다. 글을 쓰면서 재미를 느꼈고 짧은 시간 동안 만족할 만한 글을 썼다는 일에 뿌듯했다. 


4/22(월) 09:15 ~ 10:07

다음날 비 소식이 있었다. 한동안 주말만 되면 우중충한 날씨에 기분이 좋지 않을 법 하지만, 이번에는 그런 소식이 반가웠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그냥 ‘토도도독’ 떨어지는 빗소리를 듣고 싶었을 뿐.


외출할 일이 있어 밖을 나왔다. 비는 기다렸다는 듯 쉴 새 없이 우산을 두들긴다. 우산에 떨어진 빗방울은 미끄럼틀을 타듯 또르르 흘러내려 가방에 안착한다. 버스에서 축축해진 가방을 털어내고 창문을 바라보니 김이 서려 밖이 잘 보이지 않는다. 옷소매로 창문을 닦은 뒤 한참 동안 밖을 바라본다. 


유독 짙은 색을 띠고 있는 나뭇잎은 언제 저렇게 자란 걸까. 잘 돌아다니지 않아 아직 겨울의 앙상한 가지만 눈앞에 아른거리는데 어느새 가지에는 나뭇잎들이 한가득이다. 마치 하루 가는지 모르고 자란 아기를 보는 것 같다. 또, 이렇게 비 오는 날 축축하게 젖어 진득한 느낌을 주는 초록 잎을 보고 있으니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화창한 날씨도 좋지만, 비 왔을 때 형용하기 어려운 몽글몽글한 이 느낌도 나름 괜찮은 것 같다. 괜히 비가 올 때 ‘운치 있다.’라는 말을 하는 게 아닌가 보다.


이번 여름에 찾아올 장마를 기다리는 건 이기적인 생각인 걸까.

좀 더 세차게 떨어지는 빗소리가 기대되는 건 나뿐인 걸까.


비 오는 날 선유도 공원 사진 ↓




이번 주는 글을 많이 쓰지 못했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열심히 썼지만, 다른 요일은 글이 전혀 없다. 핑계를 하자면 매번 똑같지만 회사 일이 너무 많다. 이번 달 근무 시간이 4월 말이면 220 시간이 넘을 것 같다. 분명 나보다 일을 많이 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회사 밖에서 글도 쓰고 사진도 찍고 다른 활동들도 많이 하고 싶은 나에게는 너무 많은 시간이다. 아무튼 그렇다. 좋지 않은 이야기는 여기까지. ㅜ 


(그래도 다음 주는 휴일도 많으니, 많은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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