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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못소 Aug 23. 2017

글 못 쓰는 소설가 의 시작

저는 어렸을 때 재미있는 판타지 책을 읽으면서,

"나도 이런 재미난 소설을 쓰고 싶다" 

는 생각을 자주 했었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소설을 써보려고

종이 위에 글자를 한 자 한 자 적어 내려 갔습니다.

그런데 글자는 종이 한 장을 채우지 못했고,

글을 전혀 못 쓰는 자신을 보며

'소설가의 재능이 없구나' 싶어서 꿈을 포기했었습니다.




소설가 꿈을 포기한 채 

공대를 졸업하고, 프로그래머로 일하다가

백화점 판매직으로도 일했었습니다.


그런데 포기한 줄 알았던 꿈은 

마음 한편에 계속 남아 있었고,

미련은 길게 이어져

결국은 스스로를 글 못 쓰는 소설가가 되도록 이끌었습니다.


왜 그냥 소설가가 아닌 "글 못 쓰는 소설가"가 되었을까요?




처음에는 전문 소설가처럼,

화려한 필력을 자랑하고, 치밀한 구성을 짜는

멋진 소설가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멋지게 쓰려고 노력했고

누구보다 탄탄한 스토리를 짜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소설을 전혀 쓰지 못하는

 이상한 소설가가 되어있었습니다.

종이 한 장 채우지 못하는 무늬만 소설가 가요.


'왜 나는 소설을 쓰지 못하지?'

고민하면서

내가 "글 못 쓰는 소설가"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그럼 왜 소설가 이면서 글을 하나도 못 썼을까요?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소설을 어렵게 쓰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잘 쓰려고 하니까 글 쓰는 게 어렵고, 

치밀하게 구성하려니까 글 쓰는 게 어렵고

글감을 남들과 다른 것 찾으려 하니 글 쓰는 게 어렵고

계속, 계속, 계속,

글 쓰는 게 어려워서 쓰지 못했던 겁니다.




래서 저는

스스로를 '글 못 쓰는 소설가'라고 되뇌며

소설 쓰기를 어렵게 만드는 착각들을

하나씩 내려놓았습니다.


원래 글 못 쓰는 소설가이니까,

조금 부족한 글을 써도 되잖아요?


그렇게 착각을 내려놓다 보니,

어느새 소설 한 편이 완성되어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소설 쓰는 게 전혀 어렵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글을 조금 못 쓸 뿐인 소설가가 되어 

매달 한 권씩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 소설 쓰는 게 어려워서, 못 쓰고 있으신가요?

그러면 글 못 쓰는 소설가가 되어보세요.


소설은 지식을 전달하는 책이 아니기 때문에

전문 지식이 전혀 필요가 없습니다.

소설은 허구이기 때문에

아무 이야기나 지어내도 괜찮습니다.


나의 연애 이야기에 픽션을 섞으면 소설이 되고,

나의 회사 이야기에 픽션을 섞으면 소설이 됩니다.

소설은 절대.

 배워서 어렵게 쓰는 분야가 아닙니다.

소설은 쉽게 아무나 쓸 수 있는 매우 쉬운 글입니다.


소설을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당신은 이미 소설가 이기 때문에

 어떠한 노력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당신은 이미 소설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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