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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못소 May 06. 2019

소설 쓸 때 놓치기 쉬운 마침표. 쉼표, 의 중요성

친한 언니네 놀러 갔다가 오래된 소설책을 발견했다. 평소 전자책을 주로 보는 편이라 오랜만에 만진 종이책 질감이 낯설었다. 손바닥만 한 스마트폰이 익숙한 손은 종이책 무게를 불편해했고, 작은 화면이 익숙한 눈은 넓은 종이에 빼곡히 적힌 글을 힘겨워했다. 그래도 한 번 읽어보려고, 소리 내어 문장을 읽어나갔다. 불편한 손과 눈과 달리 입은 술술 글자를 읽었다. 중간에 버벅거림 하나 없이 말이다. 


처음 본 작가. 처음 본 책. 우연히 펼친 본문 중 일부. 모두 낯선 것 투성이지만, 입은 편하게 글을 읽었다.




'버벅거림 없이 술술 읽히는 글'은 모두가 추구하는 기본이지만, 막상 소설 읽다 보면 두둑 끊기는 느낌이 많다. 단어가 어렵지 않고, 문장 연결도 자연스러운데, 이상하게 버벅거리며 읽게 된다. 왜 그런가 싶어, 문장을 자세히 뜯어보면, 묘하게 빈자리가 보인다. 있어야 할 곳에 있어야 할 것이 없는 느낌. 바로 쉼표(,)와 마침표(.)이다.


우리는 학창 시절 국어시간에 문장 기호를 배운다. 쉼표(,)의 의미, 마침표(.)의 의미를 배우고 시험까지 본다. 쉼표(,)와 마침표(.)는 수학 공식처럼 뒤돌면 까먹는 것이 아니라서, 한 번 배운 개념을 까먹지 않는다. 하지만 알고 있다고 해서, 사용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마치 매일 밥상에 올라오는 김치처럼, 너무나 친숙한 친구라서 매일 밥상에 올라오지만 젓가락이 잘 안 가는 그런 베스트 프렌드 말이다.




실제로 소설 문장 쓸 때, 가장 고민하지 않는 것이 쉼표(,)와 마침표(.)의 위치일 것이다. 어휘 고민, 말투 고민, 비유 고민은 자주 하지만, 쉼표(,)와 마침표(.)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그래서 이 두 친구는 필요하지만 없고, 이미 충분하지만 불필요하게 또 있는 경우가 꽤 많다.


이 존재감이 없고, 중요해 보이지 않는 두 친구는 사실 가독성에 큰 영향을 준다. 같은 문장이라도 쉼표(,)와 마침표(.)가 적절한 곳에 있느냐에 따라 문장 읽히는 정도가 달라진다. 한 번 잘 읽히는 문장을 자세히 읽어봐라. 잘 읽히는 문장은 항상 쉼표(,)와 마침표(.) 적당한 위치에 적절한 개수로 존재한다. 



그렇다면 쉼표(,)와 마침표(.)의 적당한 위치와 적절한 개수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가장 쉬운 방법은 소리 내어 읽는 것이다. 나는 현재 이 글을 쓰면서 자연스럽게 읽힐 때까지 읽고 또 읽고 있다. 한 번이라도 버벅거리면 쉼표를 이리 옮기고, 저리 옮기며, 쉼표가 있어야 할 곳을 찾는다. 쉼표로 해결이 안 될 때는 마침표를 중간에 찍어본다. 그럼 하나의 문장이 두 개의 문장으로 나누어진다. 그리고 또 읽는다. 이 작업을 자연스럽게 읽힐 때까지 계속 반복한다. 버벅거림 한 번 없이 술술 읽힌다면, 쉼표와 마침표가 적당한 위치에 적절한 개수로 있는 것이다.


정말 쉽고, 간단한 방법이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이 방법을 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아마도 쉼표(,)와 마침표(.)가 너무나 가까운 친구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알아야 한다. 1%의 특이함이 돋보이려면 99%의 기본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아무리 고음을 잘 내는 가수라도 음정이 흔들리면, 노래 전체가 불안정하게 들리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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