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우선인 가치를 '길잡이'로 세우자
소설 스토리 고민할 때, 작가는 무수한 선택의 굴레에 빠진다.
첫 번째 문제, 무슨 장르인가요?
1번 - 로맨스
2번 - 미스터리/추리
3번 - 판타지/무협
4번 - 자전적 소설
5번 - 로맨스 + 미스터리
6번 - 로맨스 + 판타지 + 성장
7번...
두 번째 문제, 인물은 몇 명 등장하나요?
1번 - 1명 / 2번 - 2명 / 3번 - 3명......
세 번째 문제, 악당이 등장하나요?
1번 - 등장한다
2번 - 안 한다
3번 - 악당이지만 악당이 아닌 듯한 인물
4번 - 악당이 아니었다가, 악당으로 변하는 인물
5번 - 악당 인척 했지만, 사실 착한 인물.....
네 번째 문제, 주인공의 성격은 어떤가요?
1번 - 착하지만 바보
2번 - 똑똑하다가 바보가 되는 설정
3번 - 천재
4번 - 숫자에는 밝지만, 나머지는 어리숙하다
5번....
다섯 번째 문제...
위 예시는 극히 일부일뿐, 스토리를 고민할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질문지는 최소 수십 개다. 그런데 가장 골치가 아픈 것은 수십 개의 문제지의 보기가 모두 답이라는 것이다. 각 선택지의 보기 중에 하나만 선택해도 맞고, 두 개를 골라도 맞고, 보기를 모두 골라도 맞다. 모두 정답인 선택지 중에서, 작가는 가장 '재미'있는 소설을 쓰기 위해 최선인 보기를 골라야 한다.
보기를 모두 골랐다면, 선택 지옥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그런데 선택 지옥에서 탈출한 것은 시작일 뿐. 본격적인 게임은 고른 보기를 잘 조합해서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차라리 답이 있었으면...
수학 문제처럼 '풀이 방법'이 정해져 있다면, 선택 지옥이 덜 힘들게 느껴질까. 대부분 창작이 좋아서 소설 쓰는 것이지만, 막상 무한의 선택지가 눈 앞에 있으면 차라리 '답'이 있는 것이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선택 지옥에서 무사히 빠져나오려면 '길잡이'가 필요하다. '길잡이'는 내비게이션처럼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하지는 못한다. 대신 목적지가 어딘지를 알려준다.
소설에서 '길잡이'를 이해하기 위해, 아래 예시 4가지를 준비했다.
1번 - 모험 + 로맨스
2번 - 로맨스 + 모험
3번 - 미스터리 + 로맨스
4번 - 로맨스 + 미스터리
1번과 2번의 차이는 무엇일까?
3번과 4번의 차이는 무엇일까?
바로 '길잡이'가 다르다는 것이다. 위 예시의 '길잡이'는 각각 앞에 쓴 장르로, 1번의 '길잡이'는 모험 / 2번의 '길잡이'는 로맨스 / 3번의 '길잡이'는 미스터리 / 4번의 '길잡이'는 로맨스이다.
이렇게 '길잡이'가 정해지면, 뒤에 장르를 해결하는 것이 한결 쉬워진다.
1번 모험 + 로맨스 (모험 소설)
> 주인공이 모험 중에 사랑에 빠진 이야기. 이 소설의 중심은 모험이라서, 마지막 결론에서 주인공은 계속 모험 떠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
2번 로맨스 + 모험 (로맨스 소설)
> 주인공이 모험 중에 사랑에 빠진 이야기. 이 한 줄로 보면 위 예시와 같은 소설 같지만, 로맨스 소설은 '사랑'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결국 '모험'은 운명적 사랑 또는 특이한 배경 속 사랑을 쓰기 위해, 설정한 보조 역할이다.
3번 미스터리 + 로맨스 (미스터리 소설)
> '미스터리'는 기이한 현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사랑을 위해 고군분투하기보다는 기이한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여기서 '로맨스'는 주인공이 기이한 현상을 겪도록 만드는 역할일 수 있다.
4번 로맨스 + 미스터리 (로맨스 소설)
> 주인공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미스터리를 해결하거나, 미스터리가 사랑을 방해하는 역할일 수 있다. 여기서 미스터리는 주인공이 사랑을 이루기 위해 겪는 과정일 뿐이다.
보통 스토리 고민할 때, 가장 헷갈려하는 점이 '길잡이'이다. [모험 + 로맨스]가 있을 때, 둘 중에 '길잡이'를 먼저 정해야 한다. 그런데 대부분 '길잡이'를 정하지 않고, 스토리를 모험 소설과 로맨스 소설 둘 다 쓴다.
그러다 보면 작가는 혼란에 빠진다. 소설에서 결론은 하나인데, 두 가지 결론을 다 쓰려고 하니,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소설에서 복합장르는 흔하다. 로맨스/성장/미스터리/SF 이 4가지 키워드가 모두 들어가는 소설을 쓸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길잡이'이다. 소설의 마지막 목적지를 가리키는 '길잡이'.
위 4가지 키워드를 다 쓸 수는 있지만, 소설의 결론은 항상 하나이다. 그래서 가장 우선인 키워드를 '길잡이'로 만들어야 한다. 그다음 나머지 키워드는 '길잡이'를 돋보이는 역할을 시켜야 한다.
스토리 고민할 때, '길잡이'는 중요하다. '길잡이'가 명확해야 작가는 헷갈리지 않고,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다른 선택지의 답을 고를 수 있다.
지금 쓰고 싶은 소설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면, 쓰고 싶은 장르를 쭉 나열해보자. 그중에서 소설의 마지막 장면과 가장 어울리는 장르 하나를 선택하자. 선택한 그 장르가 바로 '길잡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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