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력을 세련되게 만드는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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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련되게 쓴 글을 많이 읽으세요."
"수려한 글을 많이 읽으세요."
"유명 작가의 글을 많이 읽으세요."
보통 글 잘 쓰는 방법으로 좋은 책, 잘 쓴 책, 유명 작가의 책을 읽으라고 한다. 이 말이 틀린 건 아니지만, 처음 글 쓰는 사람에게는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어떠한 천재도, 처음 연필을 잡자마자 유려한 글을 쓸 수는 없다. 처음 연필을 잡고, 글씨 쓰는 법에 익숙해지고, 글 쓰는 것이 익숙해지고, 그리고 자주 쓰다 보니 글을 잘 쓰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처음 연필을 쥐자마자, 10년 차 전문 작가처럼 일필휘지를 꿈꾼다. 그래서 연필을 잡기 전에, 글 잘 쓰는 법을 배우려고 한다.
머리에는 남이 쓴 글 중에서, 가장 잘 쓴 글을 떠올리며,
처음 연필 잡은 사람이 글을 쓴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당연히 머리로 기대한 만큼의 글을 쓰지 못한다.
오히려 아는 만큼 독이 되어, 잘 쓴 글도 못 썼다고 생각하고,
연필을 잡자마자 재능이 없다고 포기해 버린다.
그래서 나는 처음 글을 접하는 사람에게, 잘 쓴 글을 읽는 걸 추천하지 않는다.
자칫 [잘 쓴 글은 이런 글이다]라는 고정관념이 생겨서, 그 생각에 발목 잡혀 글을 쓰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처음 글을 쓰는 사람 중에서, 몇 번 글을 써서 글 쓰는 것이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유려한 필력의 책보다는 영상을 보는 걸 추천한다.
요식업의 대가인 백종원 님은 요리 레시피가 아닌, 그림만 보고 어떻게 요리했을지 상상한다고 한다.
우리의 무의식에 남아있는 고정관념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만약 전문가가 "떡볶이는 떡에 고추장 양념으로 만든 요리야"라는 말했다면, 우리는 평생 동안 고추장 떡볶이가 유일한 레시피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면 전문가가 [빨간 국물에 떡이 있는 음식 사진]을 보여주었다면, 사진을 보는 사람은 모두 다른 레시피를 떠올릴 수 있다. 토마토로 빨간색을 낸 레시피/ 고춧가루만 넣는 레시피/ 고추장을 쓴 레시피처럼 말이다.
필력을 늘리는 방법 또한, 이와 같은 방식으로 늘릴 수 있다.
예를 들어 영상으로 [남자와 여자가 첫눈에 반하는 상황]을 보고, 작가마다 다르게 표현할 수 있다.
- 벚꽃이 바람에 날려 나에게 오듯이, 그 사람이 내 가슴으로 들어왔다.
- 그를 보는 순간, 심장 소리가 울렸다. 귀가 아플 정도로 크게 울리는 소리가 그에게 들릴까 조마조마했다.
- 빛바랜 사진처럼 그 사람의 모습이 내 눈에 깊이 새겨졌다.
이처럼 다른 사람의 글을 보고, 글을 배우는 것보다
백지상태에서 영상을 보고, 내가 원하는 표현법을 찾아 여러 번 글을 쓰는 것이
내 말투를 유지하면서, 필력을 보다 세련되게 만들 수 있다.
연필을 잡는 것에 익숙해지고,
글 쓰는 것에 익숙해졌다면,
다양한 영상을 참고해서, 내 글을 세련되게 발전시켜 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