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결핍된 것에 더 끌린다
http://www.podbbang.com/ch/13898?e=22318161
고등학교 문과 졸업
대학교는 컴퓨터 공학과 졸업
프로그래머, 백화점 판매 사원, 그리고 작가.
내 이력은 내가 봐도 특이하다. 문과와 공대를 오가다가 지금은 글을 쓰고 있다.
나는 공대생이라서 문학에 결핍을 느꼈던 것은 아니었다. 어릴 때 꿈이 글쟁이였는데, 그 꿈이 잊혀지지 않아서, 결국 글쟁이가 된 경우랄까.
이 일을 시작하고 문의오는 사람 대부분은 이공계였다. 그래서 내가 '글을 못 써서'라고 생각했었다.
'전공자는 글 잘 쓰는 사람에게 문의하고 있지 않을까?'라고 막연히 추측했다.
그러다 최성호 작가의 말을 듣고는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다.
"논리와 합리적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
이공계는 논리적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모든 사물을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합리적으로 사고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비합리적인 소설 그리고 문학이 묘하게 느껴질 것 같다.
http://m.jobnjoy.com/mobile/job/character_view.jsp?nidx=231733&depth1=1&depth2=2&depth3=5
글쓰기는 인문학도만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다.
생각보다 공대생이 글쓰기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글 쓰고 싶다는 욕구가 강한 걸 자주 본다.
나는 운동 신경이 정말없다. 그래서 운동을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항상 있다(몸이 안 따라 줘서 문제이지만...)
그것처럼 내가 가지지 못한, 나의 결핍을 채우고 싶은 욕구는 모두 있다.
그래서 글쓰기도 글을 자주 쓰는 사람보다는 "글을 쓰지 않았던" 사람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가는 것 같다.
글 쓰기에 결핍이 있는 사람은 내색하진 않지만, 마음 속으로는 강하게 글쓰기를 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하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글 쓰기는 어렵게 느껴지고, 전문가 영역으로 느껴진다.
나 역시나 글쟁이의 꿈이 있었고, 꿈으로 남겨 두면서 환상이 커졌는지, 글 쓰기가 계속 어렵게 느껴졌다. 막상 책은 필력에 상관없이 보면서 말이다.
지금 글을 쓰고 싶지만 막연한 두려움으로 시도를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흰 종이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 자, 한 자 적었으면 좋겠다.
글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하고 싶은 말을 적어도
그 글은 가치가 있고, 누군가는 그 글을 읽고 공감할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