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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니스트 정 Sep 14. 2024

몸의 소리

몸과의 소통

금요일 아침, 왼쪽 무릎이 평소와 다르게 불편했다. 손가락 인대가 늘어났을 때처럼 뻣뻣하고 접히지 않는 느낌이었다. 걸을 때는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무릎을 구부리거나 펼 때는 확실히 통증이 느껴졌다. “하루 정도 쉬면 괜찮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이런 경험이 40년 동안 한 번도 없었던 나는 몸의 소리를 듣지 못했다.

토요일 아침,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아내가 병원에 가보라고 하지 않았다면, 나는 아마도 그냥 집에 있었을 것이다. 아내의 성화에 마지못해 정형외과를 방문했다. “조금 부었겠지. 의사 선생님이 ‘쉬면 나을 것’이라고 하겠지”라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의사 선생님의 말씀은 예상 밖이었다. “물이 많이 차 있습니다.” “물이요?”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주사기로 44cc의 물을 뽑아내야 했다. 언제부터 아팠냐는 질문에 금요일이라고 대답했지만, 사실은 5일 전 등산하고 하산할 때부터 통증이 있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무릎 통증을 무시하고 배드민턴, 배구, 그리고 3일 후 또 배드민턴을 했다. 하산할 때 무릎은 분명히 “신호를 보내고 있다”라고 외쳤지만, 나는 그 소리를 외면하고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에 빠져 있었다.

40대 후반이 되면서 내 몸은 여러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허리가 말했다. “머리 감을 때 조심하세요.” 무릎이 말했다. “좀 쉬어야 해요.” 위도 말했다. “자기 전에 먹지 말랬죠.” 이제는 내 몸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겠다.

젊었을 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내 몸이 나의 일부가 되었다. 몸의 소리를 듣고 있자니, 마치 “챙겨줘서 고마워”라는 메시지가 느껴진다.

이제 내 몸의 소리를 듣고 그 신호에 귀 기울이겠다는 다짐을 한다. 젊었을 때 무시하던 경고들이 이제는 나에게 중요한 메시지로 들린다. 허리와 무릎, 위가 보내는 신호는 더 이상 가벼운 잔소리가 아니다. 이 모든 소리는 내 건강을 지키기 위한 소중한 경고임을 깨달았다.

앞으로는 내 몸을 소중히 여기고, 그 소리에 귀 기울이며 건강한 삶을 살겠다고 다짐해 본다. 내 몸이 보내는 메시지를 이해하며 챙겨주는 삶을 살아야겠다.


내 몸과의 소통! 건강도, 결국 내 몸과의 대화에서 시작되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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