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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madic Feb 28. 2019

영어는 일 개 언어다(2)

(2) 영어가 '되기'까지의 험난한 길

영어가 '된다'는 게 무슨 말인지 본격적으로 생각해 보기 전에, 그렇다면 우선 아직 영어가 아직 '안 된다'는 건 실제로 어떤 상태(?)인지 먼저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은 너무 진부하고, 친구는 가까이하고 적은 더 가까이 두라..고 말하다 보니 누가 적인지는 잘 모르겠다.


사례 1:

미국 온 지 얼마 안 되어 뭔가를 리턴하러 갔을 때 실제 얘기를 해볼까.

(미국에서는 한국보다 물건의 교환이나 반품이 잘 되는 편인데 남용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소비자의 권리를 존중해주면 번연히 쓰던 물건을 리턴하는 등 꼭 '심한'사람이 나오고 이러니 선의의 소비자가 피해를 본다)


나 : I’d like to return this. (이야 잘했어!) 반품하러 왔어.

casher: Ok. But you don’t have the box? 오케이, 너 이거 박스 없어? (특정 박스이므로 the 아무 박스 하나 찾는 거면  a)

나 : yes (내 딴엔 '응, 없어’ 란 뜻이지만, 아시다시피 보시다시피 일단 물론 이 경우 영어의 구조상 No 가 맞다. 가끔 What do you mean? yes you have or no you don't? 하고 안 그래도 긴장하고 있는데 치사하게 따지는 사람도 있지만, 그건 그들도 가게 주인이 아닌 이상 책임을 확실하게 해야 하니까 이해해 줄 일이고(은행과의 통화 같은 경우는 보통 대답으로 쓰는 어허, 으흥, 하는 답도 예스로 똑바로 답하라는 경우도 있다), 일상 대화에서는 이런 것들은 눈치로 알아듣기도 잘한다. 이런 거 무서워서 입 다물지 말자.)

I…

이제 고작 두 마디 했는데 벌써 벽이다. 나는 그거 그만 버렸는데, 안돼? 하고 말하고 싶은데 '버린다'는 말을 영어로 모르고 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이걸 읽고 계시는 분들이 알고 계시다면 이미 훌륭하시다. 20년 전의 나는 몰랐다) 자, 이제 한국말로 '버리다'를 먼저 생각하고는

um… I…put it… Um… take to… (쓰레기통을 향해 감) down? In?(넣음) um…I… put it to…garbage… um…(쓰레기통이 trash/garbage can/bin 인지도 모르는 상태. 통? 흠... 통이라. 통 영어로 뭐지?)

casher: Oh, you threw it away?

나: (거의 희열을 느끼며) yes!  yes!!(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맥 라이언을 상상하시오)

여기서 그럼 미국인이 말하는 것이 내가 뜻하는 그것인지 어떻게 아느냐고? 이게 콜럼버스의 달걀이라서 들으면 딱 duh~ 당연히 알 것 같이 감이 오는데 한국어로 생각하면 단어가 생각이 안나는 거다. 그렇게 그냥 한 수 배우는 거고, 배우면 남는 거고, 땡큐 베리 마치다.


사례 2 :

처음으로 아이의 결석을 알리러 가서,

나: She’ll be absent on Monday. 우리 애 월요일에 '결석'할 거야. ((또!) 이야 잘했어!)

SECRETARY : (문득, split of a second (1초를 쪼갰다는 말로 찰나의 순간을 말함) 야릇한 표정을 짓다간) Oh! ok, She won’t be here on Monday? 오, 학교에 없을 거라고?(직역)

나: ((또!) 기쁜 마음으로) Yes! yes!

왜냐하면 absent 같은 딱딱한 단어는 잘 쓰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안 그래도 들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틀린 게 부끄럽다든가, 그가 내 말을 못 알아들은 거나, 내 말을 고쳤다든가 하는 걸로 불쾌하기보다는 한 수 배웠는 것이 기쁠 뿐인 것이다.

지각 tardy 역시 개념은 알지만 실제 대화에서는 I am late 라 말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간혹 한국에서는 미국 학교에서는 수업 중 태도나 출석 같은 것이 자유분방한 것으로 잘못 알려져 있는 게 보이는데, 물론 수업일수에 문제가 없는 한도 내에서는 결석이나 지각 자체로 아이가 혼나는 일은 없지만 부모가 미리 말하지 않거나 너무 잦으면 학업태도 평가 전반에 분명 문제가 된다.)

외국인들은 의미 함축의 어려운 단어(big word라고 한다)들을 어디서(학교겠지?) 배워가지고 와서는 정작 쉬운 말로 풀어쓰기를 좋아하는 미국인들의 눈썹을 올라가게 하는 경향이 있다. 배탈 나면 stomach ache, tummy ache 같은 쉬운 말 놔두고 배게만 한 사전을 뒤져가지고 와서 enteralgia라는 단어를 쓰는 식이다.

 

사례 3:

나 이사한다, 고 말하려는데 뜻밖에(!) '이사'를 영어로 모른다. 하도 오래 안 썼더니 이제는 많이 잊어버렸지만 당시에는 한자로 移徙가 막 생각날 지경이었다. I will… change my house(집을 바꾼다는 상상을 함)… um.. address??(주소가 바뀐다는 생각을 함)…um… take things(급기야 짐을 나름)… um…

정답은 그냥 I am moving이다. (Will을 써 버리면 단호하게, 나 이사 가겠어, 가 되어 버리니 단순 미래에는 현재 진행형을 쓰도록 한다.)

보다시피 영어로 대단히 어려운 말을 해야 하고, 심각한 얘기를 하는데서 막히는 게 아니다. 말을 배운 예는 끝도 없지만 맨 처음 몇 달간 배운 것들이 두고두고 기억이 나는 것도 그 신선함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린아이가 걸음마를 배우는 마음.


그뿐이겠는가?

한국에선 새가 울고 소도 울지?

개는 짖고 사자는 으르렁 거리는 정도 외에는 한국어로는 모든 동물은 대략 '운다'. 그래서 나를 믿어주시라, 당황하고 급하면 birds 'cry'(Prince의 When the doves cry도 아니고) 나온다!

에이, 새는 sing이라고 배워서 '다' 안다고?  지금 아무리 그런 걸 모른다 그러냐고 불쾌하실지도  모른다.

Are you sure?


영어로는 말도, 소도 우는 소리가 한국어와 다른 것은 물론 이 ‘운다’는 말도 다 다르다.

그리고, 그중에 어느 하나도 cry가 아니다.

Dogs bark. Horses/donkeys/mules bray, neigh, whinny, Tigers/lions roar 등으로 시작해서, jackal재칼은 그들의 웃음소리 같은 짖는 소리를 따서 자주 laugh한다고 하고, cow는 moo,  염소는 baa처럼 우는 소리 나는 대로 그대로 동사로 쓰는 동물도 많지만 이것도 일단 영어 소리와 스펠링을 다 알아야 쓸 수 있다. 새라고 새도 다 같지 아뉘할 새, 비둘기는 coo, 오리는 Quack, 닭은 cluck 하고, 까마귀는 caw 한다. 미국 새라고 다 한가하게 '노래'들 하고 사시는 게 아니다.

이 부분은 아주 재미있으므로 나중에 따로 다루겠지만, 미국에서는 사람만 영어를 하는 게 아니라 동물도, 심지어 기계도, 무생물도 영어를 한다. (물 흐르는 소리, 차나 몸에서 나는 소리를 모르면 집안이나 차나 몸에 무슨 문제가 일어나고 있는지를 남에게 알릴 방법이 없다. 그 단어 알아야 하냐고? YES!!!)

동물들이 사는 집도 절대로 house가 아님은 물론, lion's den, bear's cave/lair, chicken coop, squerrel nest, 등 닭장 외에는 집이나 우리로 퉁치는 한국말하고는 다르다.


처음에 영어 클래스에서 선생님이 김치 담그는 법을 알려달라길래, 숨죽인다는 말이 생각이 안 나는 게 아니라 몰라서 First, you sprinkle some salt to KIll the napa "먼저 소금을 뿌려 배추를 죽여."(배추를 napa라고 하는 것은 먹고살라고 찾아봐서 알고 있었음)라고 우스개인 척 둘러대고 같이 웃은 적이 있긴 하지만 (죄송합니다), 계속 동물의 집들을 모두 House,라고 하고 싶은 분들은 까짓 시적으로 home이라고 하면 왜 안되느냐만, 아재개그가 달리 아재개그냐 억지로 웃어줘야하니까 아재개그지  그게 귀여운 것은 오래 안 간다는 것만 알아두시길 바란다.

영어는 오만 유럽에서 수입된 단어들로 단어도 한국어에 비해 엄청나게 많아서 각종 걸음걸이, 바라보는 방법, 심지어 입을 벌리는 방법도 단어가 몇 개씩 따로 있다. 얼굴 부위, 팔다리 말할 줄 안다고 대충 되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책 읽고 병원에 가려면 뼈나 장기 이름도 알아야 하니까. (그런 단어도 알아야 하냐고? YES!!!)


수업을 가거나 사람을 만나러 가기 전에 미리 '준비'해간다고 하지만, 이른바 ‘교과 단어’가 아니면 교과서 없는 일상 대화에서는 '내가 모른다는 사실 자체'는 이렇게 딱 닥치는 그 순간까지 모르게 되어있는 게 문제다.

초반에는 이렇게 '잘 된' 대화에 하루 종일 즐겁다가, 또 실수하고 돌아와 우울해하고 이러기를 반복한다. 하루하루 하늘땅 오르락내리락 웃고 운다.(literally!)

그러고 나서도, 웬만큼 이제 모르는 말은 없지 싶은 시기가 왔다가도, 털썩 난 안 돼 틀렸어하고 무슨 놈의 슬럼프매일 빠질 때도 있는 것이다.


먼저도 언급했지만 영어가 '되려면' 입뿐 아니라 ''도 있어야 하는데 이것도 난해하다.

흔히 입으로 발음을 배우는 줄 아는데, 알고 보면 귀로 배우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말했듯이 상대방의 말 내용도 귀담아 잘 들어야 나도 맥락에 맞는 말을 알 수 있지만, 잘 들어야 새로운 표현도 배우고, 내 것과 절대 발음의 차이를 듣는 귀도 훈련할 수 있다.

당연한 것 같지만, Battery를 밧떼리로 말하고 본인이 이른바 '배러리'로 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 채지 못한다면 그런 사람들은 고쳐줘도 자기가 어디가 틀렸는지도 모르는 것이다. 발음들의 차이를 알아듣고 그 미묘한 것들을 잡아낼 수 있어야 자기 발음도 고치는데 그게 전혀 들리지를 않는 것이다.

재주가 그뿐이라 천년만년 살아도 발음은 잘 향상이 안 되는 사람들도, 듣는 것은 아무래도 좀 나아지게 되어있는 걸 눈칫밥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결국은 듣는 귀이다.

그대가 진정으로 영어를 잘 할 수 있기를 원한다면, 꾀가 나도 웬만하면 영화를 볼 때도 영, 한 모두 자막 없이 보도록 하고, 영어 팟캐스트 같은 것도 열심히 듣고, 지구는 하나, 어디서나 콩팥라디오 나온다고 좋아하지 말고 영어 라디오도 자주 들으면 좋은데, 그것도 음악방송은 주로 광고 일색이니까 수준 있는 ‘말’을 많이 하는 NPR 같은 공영 라디오 같은 걸 자주자주자주 듣도록 하자. (그러면 트통령의 실체도 더 잘 알 수 있다)


글을 쓰고 싶은 사람에 대한 조언이 일단 쓰라는 것이듯이, 내가 영어에 자신 없어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하는 말이 무조건 말을 시작하라는 것이다.

미국에 온 많은 한국사람들은, 말이 안 통할지 모른다며 한국 미용사를 찾아가 머리를 자르고 한국 의사를 찾아간다. 영어로 말하려면 귀찮아지고 피하고 싶고, 아이고 내가 할 말은 있는데 영어로는 못하겠지 하면서 입을 다물고 싶지만 그러면 절대로 안된다. 나중에 잘하면 해야지, 생각하면서 중간에 입을 다물고 있어서는 입을 열 '그 날'은 영영 오지 않는 것이다.


뭔가 내가 용건이 있어서 입을 연 이상 절대로 물러서지 말고 이 말을 꼭 하고 만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

말이 안 되고 말이 안 통하면 우는 건 애들이나 하는 일이지 어른이 되어가지고 우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나 말이다. 말 배우는 애들처럼 누가 이거냐 저거냐 친절하게 물어올 때까지 기다려 손가락으로 가리켜 고르거나, 잘 모르면 무조건 No로 간다 무조건 yes로 간다 하는 다양한 작전(!)으로는 오래 버티기 어렵다. 괜히 Yes 했다가 잡지 구독 같은 걸 승인하게 되는 사람도, 무조건 No 하다가 당연히 받아먹을 것도 못 받아먹는 사람도 많이 봤다.


당연하지만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다.

실수한 것들을 실패담이 아니라 무용담들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

내가 미국에 온 것은, 영어회화책에 프렌치프라이 설명이 있었고(요즘은 보통 프렌치를 빼고 FRIES라고 말한다), 테이크 아웃은커녕, 누가 패스트푸드점에서 here or to go 하고 묻는데 긴장한 나머지, there이라고 답했다는 지금은 믿기지 않을 괴담이 돌던 시대였다. 그런 마당에 외국 사람이 외국에서 외국말을 잘 못 하는 건 부끄러워할 일이 아니잖나. 외려 아는 척하고 있다가 나중에 문제가 생겼을 때가 더 큰 문제다. 한국에서 외국인 회사 면접 볼 때 처음 들은 조언이 '못 알아 들었으면 못 알아들었다고 확실하게 말하라'는 거였는데 늘 두고두고 되새기는 말이다.

가끔 인종차별이나 영어 못한다고 바보'취급'을 당할까 두려워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반복하지만, 그래서 피하다가는 정말 바보가 되어버린다. 지켜본 바에 의하면, 학생 중에서도 좀 경제적 여유가 있는 분들이나 이미 사회적 지위가 있는 비지팅으로 오신 분들, 즉 한국에서 좋은 대우를 받으며 사는 것이 익숙한 분들이 이런 것이 더 심했다. 체면 같은 것은 지나가는 길냥이에게 따뜻한 물과 함께 줘 버리자.

'그래 내가 좀 모자라지 지금은, 그러니까 한 수 가르쳐 줘', 하는 마음으로 배우는 세금을 낸다고 생각하면 된다. 무시하고 차별하는 사람들은 지들의 인격이 모자라 그런 것이라 여겨 상대하지 않는 편이지만, 혹시 그대가 그들을 대한의 이름으로 처단하고 항의하고 싶으면 '인종차별'이라고 외치고는 할 말 바닥나는 것보다는 일단 영어를 잘해서 다음에는 '싸워서 이기고 돌아와야 할 것' 아닌가. 그러려면 일단 실수를 많이 하면서라도 열심히 말을 쓰고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따지고 보면 '만국 공통어'도 아니지만 손짓 발짓도 장기적으로는 사실 그다지 좋은 생각이 아니다. 그러면 '말'을 못 배우니까.

늘 자꾸 물어보고 안 되면 한국어로 직역을 해서라도 열심히 설명하고 실수하고 실패하며 배워야 한다. 이러지 않으면 미국 인하고 있은들 또 눈치밖에 더 보겠는가. 어린아이가 한참 말 배울 때도 엄마가 너무 찰떡같이 잘 알아 들으면 아이가 말을 더디 배우는 법이다. 뭘 시켜도 메뉴에서 이거, 저거 손가락을 가리키느니 번호라도 말하고, 그 다음엔 주요 단어 하나라도 말하고, 자꾸 말을 해야지 피할 궁리를 하지 말자.


앞서 내가 미국인과 같이 놀면 좋다고 하긴 했지만, 하기사 미국인이라고 다 같은 영양가가 있는 것도 아니다.

당연하지만 말 없는 미국인이라면 같이 살아봐야 생전 영어도 안 늘 것이다. 무슨 말을 해봐야 shrug으쓱, hm흠, grunt 흥, grin, smile 씩(미소) 뭐 이런 식이면 그렇지 않은가.

말이라고, 아 는? 밥 묵자, 고마 자자 이뿐인 무뚝뚝한 경상도 싸나희 하고 살면 사투리는 차치하고 한국말 제대로 배우겠는가? 그러니까 아무튼 적극적으로 기회를 직접 찾아 나서야 한다. 지름길 찾고 '손해 안 보려 한다'는 명목하게 한국어 하는 사람 찾고, 운전면허 시험도 영어로 보고, 관공서 안내책자가 한글로 나와 있어도 영어로 정면 돌파할 생각을 하기 바란다.


*여기서 잠깐, 그렇다고 한국에서 지나가는 외국인으로 보이는 사람 길 막으라는게 아니다! 이것은 70년대 외국에 나가기가 정말 어려웠던 이병철 어학원 원장 시대 얘기다! 다른 나라 사람이 무조건 영어를 할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도 인종차별이니까 절대로 하면 안된다. 정말 미안하지만 이 말을 안 쓸 수 없다. 그것은 무식한 짓이다. 한국에서든 어디서든 한국사람과 똑같이, '정상적으로 말을 해도 되는 상황'을 만들라는 말이다. 여자고 남자고 싫다는 사람 말 시키는 것은 무례한 일이다.


그리고, 그래서 영어 방송을 많이 보고, 무엇보다 사전을 많이 찾으며 을 많이많이많이 읽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내가 99년 인터넷 초기 아날로그 상태에 미국에 온 사람이라, 수 없이 찾아 쪼개지고 걸레가 된 사전 사진이 어디 있는데 찾으면 올리도록 하겠다. 찾다찾다 던져버리고 싶은 적도 여러 번 있었지만 그 때는 이미 사전의 상태가 안 좋아져서 던지지도 못했다.)

외국인들이 가진 한계는 어휘력 향상이 답이라고 본다. 말을 많이 알 수록 잘 들리는 것은 당연하다.

완전 시각 장애인이 갑자기 시력을 얻었다고 해서 갑자기 활개를 치고 다닌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들은 글씨라는 것을 처음 보았기 때문에 글씨를 그림과 구분하지 못하고(한국인들이 의미 모르는 외국어 쓰여 있는 셔츠를 입던 시절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촉각에는 원근감이라는 감각이 없기 때문에 어지럼증을 느낀다고 한다. 그런 것이다,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들리는 것이다. 언어는 일방통행이 아니기 때문에 그러다 보면 말도 아는 만큼 하게 되는 게 이치다. 그러기 위해서 내가 아무리 강조해도 넘치지 않은 것이 책을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좌충우돌 실패와 실수를 거듭하며, 그래도 영어를 어지간히 열심히 부단히 익히며 살고 있다보면, 이렇다 언젠가는 내가 영어가 '되긴' 한단 말인가 하는 의문이 다시 스멀스멀 기어 올라온다. 다음에는 드디어 (*본래 3개 연재 계획이었는데 후에 보충하다보니 길어져서 나누어졌다.) '영어가 된다'는 것은 어느 수준을 말하는 것일까 생각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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