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sdot_Tech | AI, 패턴을 읽는 계산 장치 (1)
연재를 시작하며
인공지능(Artifical Inteligence). 이 말은 뭔가 신비롭다. 이 말을 듣게 되면 우리는 즉각적으로 공상과학 영화의 한 장면,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며 심지어 고뇌하는 존재를 떠올리게 된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가 만들었다는 그리스 신화의 청동 인간 탈로스(Τάλως, Talos)처럼 인간은 아주 옛날부터 그런 존재를 상상 속에 그려내고 있었다. 두 번째는 언어 습관 때문인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지능'(inteligence)이란 말을 '계산(calculate)'의 뜻보다는 '추론(reasoning)'이나 '판단(judgement)' 등 '고도의 지적 활동'이라는 뜻으로 사용할 때가 많다. 즉, 이런 말 자체가 우리에게 AI는 인격적인 존재의 활동이라는 선입견을 갖게 한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꺾었을 때 사람들은 경악했다. SF에서 나왔던 '인공지능'이 내 눈앞의 현실에서 인간을 무릎 꿇렸기 때문이다. 특히 바둑에서 보여준 알파고의 능력은 단순히 계산으로는 달성될 수 없는 것이며 오히려 '직관의 영역'이라는 해설이 더해지면서 일반인이 받아들이는 '인공지능'이라는 말에 대한 선입견은 더 강화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AI(Artificial Inteligence)의 실체는 우리가 떠올리게 되는 그런 심상(心像)과는 좀 거리가 있다. AI는 오히려 '패턴(pattern)을 읽는 계산 장치'라고 보는 게 좀 더 정확하다.
그런데 궁금해진다. 인공지능이 계산 장치에 불과하다면 어떻게 자율운행 자동차를 몰고 그림을 그리고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낼 수 있는 것일까? 왜 대통령까지 나서 "AI 정부가 되겠다"라고 선언하는 걸까? 또 인공지능의 적용은 우리 삶에 벌써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정 직업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4차 산업혁명으로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어 제2의 '러다이트(Luddite) 운동'이 촉발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하는 사람까지 있다.
그래서 우리는 AI의 정체에 대해 좀 더 알아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앞으로 무엇을 하게 될 것인지 가늠해볼 수 있다. 그래야 AI가 가지 말아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고 동시에 실체 없는 지나친 공포도 피할 수 있게 된다.
크레타섬을 지키기 위해 집채 만한 돌을 집어던지고 자기 몸을 불에 달궈 공격하는 무쇠 기계인간 탈로스에게도 약점이 있었다. 목에서 발목까지 이어지는 정맥을 발 뒤꿈치의 청동 못 하나가 지탱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걸 뽑아내자 탈로스는 몸 안에 들어있던 물질들을 그 구멍으로 쏟아내며 쓰러졌다.
나는 대학에서 종교학과 철학을 공부했고 저널리즘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공학도도 아니고 인공지능 전문가는 더더욱 아니다. 다만 개인적인 관심 탓에 인공지능과 뇌과학에 관한 여러 책을 읽었을 뿐이다. 인공지능을 설명하는 글을 쓸 자격을 갖췄다고 말할 수 없다.
그런데 인공지능의 역사에 관해 내가 브런치에 올린 글이 한 달 넘게 계속 조회수 상위를 기록하는 것을 보면서 공학도의 언어가 아니라 인문학의 언어로 AI에 대해 풀어낸 글이 부족한 게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 부디 이 시리즈가 그런 수요를 채워주는 쓸모 있는 글이 되었으면 한다.
#AI #Artifical_Inteligence #인공지능 #탈로스 #4차_산업혁명
영문판 위키피디아 | 탈로스(Talos) https://en.wikipedia.org/wiki/Talos
위키피디아 | 러다이트 운동 https://ko.wikipedia.org/wiki/러다이트_운동
한겨레 | 소름 끼치는 직관과 추론, 우린 알파고의 영혼을 보았다
http://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734577.html#csidx19c0298ec0f783d8920b522bbb2ab83
경향신문 | 고대인이 상상한 로봇은 자기 조절력 갖춘 ‘탈로스’… 오늘날의 AI와 닮았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1910152148005
로봇신문사 | 로봇의 유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