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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이은의 리뷰닷 May 26. 2016

간단히 요약해보는 인공지능의 역사

Reviewsdot_Tech&Science


I 인공지능의 역사  



파스칼과 라이프니츠 - 연산하는 기계  



우리는 언제부터 컴퓨터, 혹은 계산장치를 갖게 되었는가? 그 기원은 164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프랑스의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철학자인 파스칼(Blaise Pascal)은 ‘파스칼린'[1]이라는 이름의 기계식 계산기를 만들었다. 세금계산서에 나오는 덧셈과 뺄셈을 하기 위해서 만들어낸 장치였다.


1672년 뉴턴과 함께 미적분학을 개척한 수학자이자 <에티카>라는 명저를 남긴 철학자이기도 한 라이프니츠는 곱셈을 처리할 수 있는 계산기를 만들어냈다. Stepped Reckoner[2] 라는 이름이었다. 라이프니츠는 또 0과 1 혹은 on과 off로 표시할 수 있는 이진법을 개발해 현대식 컴퓨터 개발에 초석을 놓았다.


Stepped Reckoner, 사진출처 : https://www.computerhistory.org/revolution/calculators/1/49


파스칼과 라이프니츠가 연산을 수행하는 ‘계산기'를 만들어냈다면, 처음으로 현대적 의미의 컴퓨터를 생각한 사람은 찰스 배비지(Charles Babbage)이다. 1837년 배비지는 ‘명령들을 해석하면서 계산을 실행하는 기계' 즉 입출력, 기억, 연산, 제어(branching, subroutine, loop)등을 수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가능한 컴퓨터'를 구상하고 제작을 시도했다. 이를 차분기관(Analytical Engine)이라고 한다.[3]




앨런 튜링 - 인공지능의 시작



어둠 속에서 서광이 비치듯 천재 한 명이 등장한다. 바로 앨런 튜링(Alan Mathison Turing, 1912.6.23 ~ 1954.6.7)이다. 그는 세 가지 공헌을 했다. 하나는 콜로서스(Colosus)라는 암호해독 장치[4]를 만들어냈고,  두 번째 계산하는 기계의 일반적인 개념을 설명하기 위해 1936년에 만든 가상의 기계  ‘튜링기계'(Turing machine)[5]를 내놓았다.  세 번째, 튜링은 1950년에 발표한 <계산기계와 지성 - 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6]라는 논문을 통해 인공지능에 대한 개념적인 토대를 놓았다.





서양철학사에서 르네 데카르트가 ‘심신 이원론'[7]을 통해 ‘연장을 가진 실체’에 집중하도록 한 것 처럼, 튜링은 지능에 대한 개념적 모호함에 허우적대지 말자고 제안한 것이다.  즉 이 논문에 나오는 ‘이미테이션 게임'은 ‘인간이 자신이 기계와 이야기하는지, 혹은 사람과 이야기 하는지를 분간할 수 없다면 컴퓨터가 지능을 갖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논리를 담고 있다.




다트머스 회의 - AI 개념의 본격적인 등장



인공지능(AI : Artificial Intelligence)이라는 용어는 1956년 ‘다트머스 회의(Dartmouth Conference)’[8]로 알려진 모임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다트머스대학교의 수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자인 존 매커시(John McCarthy)는 ‘인공지능 하계연구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아래 인용문처럼 존 매커시(McCarthy)와 마빈 민스키(Marvin Minsky), 나다니엘 로체스터(Nathaniel Rochester), 그리고 클로드 새넌(Claude Shannon)은 초정장 문구에, ‘AI’라는 용어를 처음으로 등장시킨다.[9]


We propose that a 2 month, 10 man study of artificial intelligence be carried out during the summer of 1956 at Dartmouth College in Hanover, New Hampshire. (1956년 여름 뉴 햄프셔 하노버에 있는 다트머스대에서 두 달 동안 10명의 과학자가 모여 인공지능을 연구할 것을 제안합니다) [10]


이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튜링의 ‘생각하는 기계'를 구체화하고 논리와 형식을 갖춘 시스템으로 이행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회의에 참석한 초기 인공지능학자들은 인공지능의 가능성에 대해 높은 신뢰와 확신을 내비쳤다.


앨런 뉴얼(Allen Newell)과 허버트 사이먼(Herbert Alexander Simon)은 컴퓨터가 체스 세계 참피언이 될 것이며, 미적으로 가치있는 음악을 작곡할 것이라고 예언했다.[11] 심지어 허버트 사이먼은 1965년 “앞으로 20년 안에 기계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12]


이후 MIT와 카네기멜론대에 인공지능 연구소가 세워졌고, 20여 년 동안 다양한 성과가 나왔다. 대표적으로 사이먼과 앨런 뉴웰이 1959년에 만든 범용 문제 해결 알고리즘 ‘로직 세오리스트’[13]는 ‘하노이의 탑’퍼즐[14]을 풀 수 있었다.[15]




첫 번째 난관 - 기호로 치환할 수 없는 복잡한 세상



연구자들은 195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까지 인간 규모의 기반지식을 가진 범용 지능형기계를 만들고 2000년에는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러한 분위기는 오래가지 못했다.


당시 인공지능 연구의 핵심은 ‘추론'과 ‘탐색'이었다. 추론은 사고과정을 기호로 표현하는 것이고, 탐색은 경우의 수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의 세계는 미로나 퍼즐, 장기처럼 간단할 수 없기 때문에 ‘현실의 벽'은 너무나 높고 두터웠다.[16]


이 시기는 ‘계산주의’라는 키워드로 묘사할 수 있다. 계산주의자들은 지능이란 결국 복잡한 게산에 다름아니고, 따라서 계산 능력을 이용해 논리적 추론을 하는 방법을 가르치고 세상만물을 컴퓨터의 메모리에 올바른 기호로 저장(기억)하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세상에 대해 “사고”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17]


출처 : https://wkdtjsgur100.github.io/P-NP/


그런데 1971년 스티븐 쿡, 1972년 리처드 카프, 1973년 레오니드 레빈이 각각 결정적인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의 주제는 주어진 문제를 컴퓨터로 얼마나 빨리 풀 수 있는지를 다루는 ‘P-NP’ 문제로 이 추론에 따르면 어떤 문제는 입력 데이터의 크기가 증가할수록 계산에 필요한 시간이 지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영원히 계산을 마칠 수 없다. ‘인공지능이 필요한 복잡한 문제에서는 정작 인공지능이 무용지물’이라는 뜻이다.[18]  


1966년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았던 AI를 이용한 모든 번역 프로젝트가 취소되었으며, 1971년 영국 정부도 AI 연구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




전문가시스템 - 새로운 모색



이후 인공지능 연구는 작은 주제로 쪼개졌다. 인간의 ‘일반적인 지능'을 구현하기보다는 실용적인 목적으로 초점이 맞춰졌다. ‘전문가 시스템(experts system)'[19]이 대표적이다.  전문가시스템은  ‘인간이 특정분야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전문적인 지식을 정리하고 표한하여 컴퓨터에 기억시킴으로써, 일반인도 이 전문지식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그 시초는 1956년 카네기 멜론 대학(Crnegie-Mellon University)의 로직 테오리스(Logic Theorist),1960년대 중반에 만들어진 분자구조 파악 프로그램 덴드럴(DENDRAL) 등이고, 이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시스템은 1970년대 미국 스탠포드대에서 개발한 ‘마이신(MYCIN)'이었다.


출처 : http://people.dbmi.columbia.edu/~ehs7001/Buchanan-Shortliffe-1984/MYCIN%20Book.htm


‘마이신'은 전염성 혈액 질환의 환자를 진단하고 항생물질을 처방하도록 디자인되어있다. 500가지의 룰이 준비되어 질문에 따라 차례로 대답하면, 감염된 세균을 특정하고 거기에 부합한 항생 물질을 처방할 수 있었는데, 당시 69%의 확률로 적합한 처방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20]  


이러한 전문가시스템은 연구소에 머물러있던 인공지능 기술이 상업적인 환경으로 이전되었다는 의의를 갖는다.[21]





두 번째 난관 - 지식 추출의 병목



이러한 전문가시스템도 한계에 부딛쳤다. ‘지식 추출의 병목 현상'(knowledge acquisition bottle-neck)[22]이라는 문제가 발생했다. 전문가시스템의 구성요소 중 핵심이 되는 것은 지식베이스(knowledge-base)이다.[23] 이 지식베이스에는 전문가의 지식을 저장하는데, 과거에는 주로 해당 분야 전문가와의 인터뷰나 전문서적 등을 토대로 구축했다.


그런데 이는 문제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복잡해짐에 따라 해당 분야에 통달한 전문가를 찾기가 어려워지고, 지식획득에 장기간에 걸쳐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다시말해 데이터를 분석하여 자동적으로 지식을 추출해 내는 방법이 나오지 않는 한 전문가시스템의 한계는 너무 명확했다.[24]


게다가 전문가시스템은 ‘답'에 도달하기 위해 적용했던 일련의 규칙을 보여줄 수는 있었지만, 누적된 시행착오(휴리스틱, Heuristic)[25]를 통해서 문제영역을 더 자세히 이해하게 할 수는 없었다. 즉 경험을 통해서 배울 수 있는 능력이 없었으며, 동시에 전문가시스템이 내놓은 ‘답'을 검증하고 유효성을 입증하기도 어려웠다.[26]


결국 거품은 꺼졌고, 인공지능 연구는 제 2의 암흑기에 들어갔다. 학자들은 인공지능 하위 분야인 기계학습, 로봇공학, 컴퓨터 시각화 등의 영역으로 옮겨갔다.




ANN - 인공신경망  



계산주의가 실패를 맛본 뒤 인공지능 연구에 등장한 또 하나의 큰 흐름은 바로 ‘연결주의’이다. 지능의 기능을 계산으로 파악하는 데서 시작한 계산주의와는 달리 연결주의는 지능을 담은 두뇌의 ‘물리적 구조’에 주목했다. 인간의 두뇌는 수많은 뉴런들이 시냅스를 통해 연결된 신경망이다. 연결주의 학자들은 바로 이 구조를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서 복제하려고 시도했고 이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이다.


출처 : https://medium.com/coinmonks/the-artificial-neural-networks-handbook-part-1-f9ceb0e376b4


1940~1950년대 부터 시도되기 시작한 인공신경망은 인간의 뇌에서 이뤄지는 ‘시각정보처리 과정’을 모방했다.[27]  신경세포는 눈으로 들어온 시각정보를 뇌로 전달한다. 그런데 신경세포들이 눈에서 뇌까지 한 줄로 서서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신경세포가 복잡하게 얽혀 신호를 주고받는 과정을 거친다. 이는 회사 업무 처리 과정과 비슷하다. 1층에서는 말단 직원들이 단순한 정보를 담은 보고서를 써서 2층의 모든 대리에게 발송한다. 대리들은 그중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만 추려 정리하고 다시 3층의 과장 모두에게 보낸다. 이런 식으로 올라가면 꼭대기 층의 사장이 신제품을 언제, 어디에서 판매해야 할지 결정한다. 위로 올라가면서 정보가 점점 압축되고 정교해지는 것이다.[28]


일본 교토대학의 후쿠시마 쿠니히코(Kunihiko Fukushima)박사[29]는 1980년대 신인식기(Neocognitron)라는 논문을 통해, 컴퓨터의 인식부문 개선에 대해서 밝힌 바 있다. 또, 1989년에 얀 리쿤(Yann LeCun)과 그의 동료들은 오류역전파 알고리즘(backpropagation algorithm)[30]에 기반해 우편물에 손으로 쓰인 우편번호를 인식하는 딥뉴럴네트워크(deep neural networks)를 만들었다.



1980년대 당시에는 IT분야가 지금처럼 발달하지 못해, 알고리즘이 성공적으로 동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신경망 학습에 소요되는 시간이 거의 3일이 걸렸고 다른 분야에 일반적으로 적용되기가 어려웠다.[31] 심지어 2000년대 초반 논문 심사에서는 ‘인공신경망'이란 단어만 나오면 ‘옛날 것'이라며 리젝트 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역시 가장 걸림돌이 됐던 것은 ‘최적화가 쉽지 않다’는 문제였다. 인공신경망에서 수 만개의 뉴런들이 수 백만 개의 선들에 의해 연결되어 있고 이 선들에 적당한 값을 할당(parameter training)해야 한다. 이 과정속에서 ‘최적화'가 이뤄져야 하는데, 만약 이 최적화가 진짜 최적값이 아닌 잘못된 최적값에 도달한다면? 바로 이것이 핵심적인 문제였던 것이다.[32]




딥러닝 - 학습하는 기계의 등장



딥러닝은 다른 말로 하면 '심층신경망(DNN·Deep Neural Network)'이고 앞서 살펴본 인공신경망을 한 단계 발전시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공신경망이 외면되던 시절 제프리 힌톤(Geoffrey Hinton)은 이 문제 해결에 매달렸다. 그리고 2006년 이 함정(local minima)을 데이터의 전처리과정(pre-training)을 통해 해결할 수 있음을 밝혔다.[33] 인공신경망의 각 층들을 먼저 비지도학습방법(unsupervised learning)[34]을 통해서 잘 손질하고, 이렇게 전처리(pre-training)한 데이터를 여러 층으로 쌓아올려 인공신경망 최적화를 수행하면 함정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러한 힌톤의 방법은 컨볼루셔널 뉴럴 네트워크(CNN, Convolutional Neural Network)의 진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https://en.wikipedia.org/wiki/Convolutional_neural_network#/media/File:Typical_cnn.png


기계학습은 data에서 특징추출(feature extraction) 그리고 knowledge의 3단계를 거치게 되는데, 예전에는 사람의 예측에 의해 뽑히던 이 특징들을 이제 CNN이 이미지 인식을 통해 다단계로 특징을 추출해 학습할 수 있게 되었다.[35]


여기에 하나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역시 컴퓨팅 파워의 기하급수적인 향상이다. 과거에는 ‘많은 데이터를 가지고 이렇게 저렇게 하면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할 뿐, 실제로 구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GPGPU( General-Purpose computing on Graphics Processing Units)라는 개념이 개발되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CPU와 병렬처리를 할 수 있는 GPU제품들이 출시되었고, 이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언어구조(예를 들어 CuDA)들이 개발되면서 딥러닝은 그 컴퓨팅 시간이 수십분의 일로 줄어들었다.


게다가 예전에는 기껏해야 몇 만 개의 손 글씨 데이터가 전부이던 것이 이른바 인터넷으로 연결된 ‘빅데이터 시대'가 열리면서 천 만장의 고해상도의 사진들은 물론, 필요하다면 구글이나 유튜브에서 거의 무한대로 자료를 끌어와서 학습을 시킬 수 있게 되었다.[36]


https://www.forbes.com/sites/amitchowdhry/2014/03/18/facebooks-deepface-software-can-match-faces-wit


앤드류 엔지 박사는 지난 2012년 구글과 함께 1만6000개의 컴퓨터 프로세서와 10억개 이상의 네트워크 조합을 이용해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1000만개 이상의 비디오 중에서 고양이가 있는 영상을 찾아내기도 했다.[37] [38] 페이스북의 딥페이스(deep face)의 얼굴 인식률은 97%에 달한다.


2016년 1월 다보스 포럼은 ‘제 4차 산업혁명(The 4th industrial revolution)’를 화두로 내세웠다.[39]





II 약 인공지능과 강 인공지능 



약인공지능과 강인공지능



약인공지능(weak AI)은 ‘특정 분야에서 특화된 형태로 개발되어 인간의 한게를 보완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활용되는 인공지능’을 말한다. 즉 자의식이 없는 인공지능이다. 쉽게 말해 ‘알파고’를 포함해 지금까지 우리가 보았던 모든 인공지능은 모두 ‘약인공지능’에 해당한다.


그렇다면 강인공지능(Strong AI)는 도대체 무엇을 말하는가?


https://www.sciencealert.com/scientists-built-an-ai-inspired-by-hal-9000-and-what-could-go-wrong-rea

강인공지능은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HAL9000을 포함해 모든 SF에서 등장했던 인공지능으로 ‘사람처럼 자유로운 사고가 가능한, 자아를 지닌 인공지능’을 말한다.[40]    


인간을 이긴 AI.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은 기획된 이벤트였다. 알파고는 앞서 설명한 개념에서 보자면 ‘강인공지능’이 아니라 ‘약인공지능’이었다.


그러나 대국을 지켜본 인류에게 이 이벤트는 충격으로 다가오기에 충분했다. 체스와 달리 거의 무한한 경우의 수를 가진 바둑에서, 인간의 직관(intuition)이 필요한 것으로 여겨졌던 오래된 게임에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이겼다는 사실은 믿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저 공상속에, SF영화속에 등장하는 것으로 여겼던 ‘강인공지능’이 어쩌면 곧 출현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을 일으키고도 남을 사건이었다.


인공지능 과학자 겸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현재의 인공지능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서기 2045년에 인공지능이 특이점(singularity)에 도달할 것이며, 특이점 이후 인류는 인공지능에 의해 멸종하거나 혹은 인공지능 나노 로봇의 도움을 받아 영생을 누릴 것으로 예측하였다.[41]


https://en.wikipedia.org/wiki/Ray_Kurzweil


닉 보스트롬도 인공지능이 어느 순간 인간의 지능을 넘어서게 된다면 전혀 다른 ‘합리성’의 기준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될 것이라면서 위험을 경고한다.[42]  그렇다면 강인공지능, 다시말해 ‘인간과 똑같이 말하고 생각하고 감정까지 느끼는 존재’는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인가?  




튜링과 폰노이만



앞서 살펴본 것 처럼 튜링의 이미테이션 게임(튜링테스트)은 AI의 사고 가능성의 초점을 그것의 ‘기능’에 둠으로써 AI의 사고/이해 가능성을 테스트할 수 있다는 ‘기능주의적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43] 지금 작동하고 있는 모든 컴퓨터의 설계자인 폰 노이만(John von Neumann)도 ‘강인공지능’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그는 1948년 “기계가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는 내용의 강의를 듣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신은 기계가 할 수 없는 것이 있다고 주장한다. 만일 당신이 그 기계가 할 수 없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이야기해 준다면, 나는 언제든지 그 일을 수행할 수 있는 기계를 만들 수 있다.” 즉 폰 노이만은 인공지능은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44]



존 설의 중국어 방(Chinese Room)


존 설(John Searle)의 입장은 다르다. 즉 인공지능이 도달할 수 없는 한계에 대해서 말한다.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을 폐쇄된 방에 들어가게 한 다음 해석할 중국어 과제를 내준 후, 단어에 대한 뜻과 구문의 연결 방식이 적힌 카드를 바깥에서 제공해 줄 경우, 중국어를 하나도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중국어를 영어로 번역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사람은 중국어 구문의 법칙이나 중국어의 뜻을 전혀 모른다.  존 설의 ‘중국어 방의 비유’는 이 사람처럼 컴퓨터는 특정한 일을 처리할 수는 있지만 그 자신이 하는 일의 뜻과 의미를 전혀 모른다[45]는 사실을 예증하기 위한 것이다.


https://theness.com/neurologicablog/index.php/ai-and-the-chinese-room-argument/


즉 존 설은 인공지능이 특정한 작업을 수행하는 ‘약인공지능’일 수는 있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제한적이며 결코 ‘강인공지능’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다.[46]  


이밖에도 인공의식(강인공지능)이 불가능하다는 논의는 주로 세가지 차원에서 제시된다.[47] 먼저 기술적인 수준에서 의식을 갖는 기계를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다는 실천적 불가능성[48]과, 인공의식을 개념적 모순으로 보는 개념적 불가능성, 그리고 규범적 차원에서 인공의식의 불가능성을 주장하는 것이 그것이다.




중국어 방에 대한 재반박



그러나 기능주의적 입장에서 존 설의 ‘중국어 방의 비유’를 다음과 같이 조작적으로 정의해볼 수 있다.  즉, 중국어 방에 중국어를 전혀 모르지만 규칙표만 갖고 있는 사람 (S1)과 함께, 중국어를 잘 아는 사람(S2)가 들어있다고 가정해보자. S1과 S2가 같은 결과를 냈다고 할 때 중국어 방 밖에 있는 관찰자는 이 두 사람이 모두 ‘중국어를 잘한다’고 결론 내릴 것이다.


존 설의 입장에서는 S1이 ‘통사적-이해 혹은 주관적-이해’를 결여하므로 그는 이해상태에 있지 않다. 반면 S2의 경우 ‘일인칭 주관적 관점의 이해력’을 가지므로 그는 진정으로 중국어를 이해한다.


그런데 S1이 인공지능이라고 보고 S2는 사람이라고 가정할 때, 우리는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다. ‘그렇다면 인공지능 S1은 관찰자인 사람을 속이고 있는 것인가?’ 즉 존 설의 논리를 따라가다 보면 ‘인공지능을 속임의 주체, 즉 사고의 주체로 간주해야 하는 역설’이 생긴다는 얘기다.[49]



그 밖의 논리들



드레이퍼스는 그의 저서 “컴퓨터가 할 수 없는 것들 : 인공적인 추론에 대한 비평”에서 의식이라는 것은 룰이나 논리기반 시스템 도는 물리적인 형태를 가지고 있지 않은 시스템에서 찾을 수 없으나, 신경망(nural network)이나 그 유사한 메커니즘을 이용하는 로보틱 시스템은 인공지능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니얼 C. 데넷은 그의 ‘의식에 대한 설명’에서 만일 마법의 불꽃이나 영혼이 없다면 인간은 기계에 불과하다면서 지능에 대해서만 인간이라는 기계가 다른 실현가능한 모든 기계와 다르게 특별취급을 받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를 묻고 있다.


블랙번은 그의 철학입문서 “생각”에서 당신이 지적으로 보이지만, 그 지능이 진정한 것인가에 대해서 말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지적한다. 그는 ‘우리는 단지 믿음 또는 신념위에서 그것을 다룰뿐’이라고 말한다.[50]


조셉 바이젠바움(Joseph Weizenbaum)은 기계가 갖는 존재론적 한계를 지적한다. 기계는 몸과 관계를 가질 수 없다. 인간 지능의 핵심에는 뇌의 작용뿐만 아니라 세상과 상호소통하는 몸이라는 존재가 있다. 세상과 만나는 인터페이스인 몸은 센서기술이나 기계의 환경인지능력 향상을 통해 발전하고 있지만 복잡한 환경을 인지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주장이다.[51]


같은 맥락에서 말로 표현하기 힘든 감각 그 자체 ‘감각질’(Qualia)[52]을 들어 의식에 관한 문제를 어려운 문제(hard problem)와 쉬운 문제(easy problem)로 나누고, 심리학과 신경과학이 대답할 수 없는 문제, 예를 들면 “뇌의 물리적 작용이 어떻게 주관적인 감각경험을 일으키는가?” “왜 뇌의 물리적 작용에 감각이 동반되는가?” 와 같은 생각과 인식의 내적 측면에 관한 문제를 이유로 AI가 의식을 가질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만약 인간 아이가 4살 정도부터 갖게 되는 TOM(theory of mind)[53] 혹은 거울인식(self-recognition)[54]을 AI가 가질 수 있게 된다면, 그 AI는 ‘의식’을 갖고있다고 말해야 하는 것인지도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과거 거울인식은 사람만 갖고 있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침팬치 같은 영장류는 물론 돌고래, 코끼리도 거울인식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55]  실제로 거울테스트(mirror-test)를 통과했다고 주장하는 AI가 있다.[56]




III 가까이 다가온 미래



몸이 없는 ‘약인공지능’의 창궐



우리 곁에 다가온 약인공지능은 이미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무엇보다 돈(money market)이 앞으로의 미래가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간파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인식한 구글,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이 기술의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적극적인 인재 영입과 더불어 기술 개발 등에 적극 투자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업 브랜드 가치의 세계적 순위 1~4위에 속하는 기업들은 바로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이다.[57]  


인공지능이 미래의 유망기술로 떠오르고 집중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이 이뤄지게 되면서 IDC, 트랙티카, 맥킨지, 지멘스 등은 세계 인공지능 시장이 급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트랙티카는 기업용 인공지능 시스템 시장이 2015년 2억달러 수준에서 2024년 111억 달러 규모로 연 평균 56.1%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58]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학습능력을 갖춘(machine learning) 인공지능과 개인정보를 담은 빅데이터, 구글이나 아마존 같은 다국적 대기업의 클라우드, 그리고 센싱과 통신기능을 갖춘 사물인터넷(IoT)의 결합이다.  


이때 인공지능은 ‘약인공지능’에 해당하지만, 이러한 약인공지능의 ‘창궐’의 효과가 약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생각하지도 못한 지점에서 인공지능은 인간의 역할을 빠르게 대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노무라 종합연구소와 영국 옥스퍼드 대학 연구팀은 일본에서 601개 직업에 대해 필요한 기술과 지식, 다른 사람과의 소통 필요성 등을 토대로 판단해본 결과, 회계사무원이나 배달원 등 노동자의 49%가 기계로 대체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정했다.[59]


https://www.theverge.com/2018/10/23/18010022/amazon-go-cashier-less-store-san-francisco-location-ope

예를 들어 아마존의 경우 ‘아마존 고(Amazon Go)’라는 무인매장을 내년 초 50평 규모로 오픈할 예정인데, 아마존 고는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센서 기술 등을 활용한 계산대 없는 매장이다.[60]  


아래 그림은 ‘인공지능 기술 발전이 가져올 미래사회 변화’(김윤정&유병은)에서 가져온 것인데 얼마나 많은 직업이 사라질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https://www.bioin.or.kr/fileDown.do?seq=31284&bid=policy

 

특히 인간과 인공지능을 연결하는 ‘자연어 인터페이스’가 아주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나는 후대의 역사가들이 문자 이전의 시대를 1st Era라면 문자 시대를 2nd Era, 말을 통해 사물을 지배할 수 있는 시대를 3rd Era로 구분할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그만큼 ‘자연어 인터페이스’는 인류문명사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아마존과 구글 등 글로벌 IT업체들이 아직 완전한 수준이 아니어도 음성인식 인터페이스 기반의 기기들을 신속하게내놓고 있는 것은 ‘선점효과’뿐만 아니라, 빨리 이런 기능을 실행할 수록 더 많은 휴리스틱 데이터가 그들이 보유한 클라우드에 쌓일 수 있고, 다시 이 과정을 통해서 더 진보된 (더 많은 기계학습을 한) AI가 출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이 번역기의 알고리즘을 바꾼 것도 이때문이다.[61] O2O서비스는 신속하게 메시징APP과 통합되고있다.[62]  


결국 사람이 ‘말’이나 ‘문자’를 통해 할 수 있는 일 - 쉽게는 피자배달에서부터 시작해 은행업무 상담, 더 나아가 의료 및 법률상담까지 - 은 모조리 인공지능이 대체하는 영역으로 바뀔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그리고 상당한 규모의 ‘오프라인 구매’가 온라인으로 옮겨간 것 처럼 사업자들은 자연어 대화가 가능한 인공지능을 통해 새로운 구매행위(넓은 의미의)를 개척하려고 할 것이다.


http://m.imbc.com/enews/view/195633


인공지능에 관한 MBC 다큐멘터리 <미래인간> 2편은 AI가 장착된 무인버스를 바라보며 일자리를 걱정하는 버스기사, 재택근무를 통해 컴퓨터가 항공지도에서 집을 인식하는데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저임금 일용직 노동자의 실태를 보여준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암 진단 도우미로 국내에 처음 도입된 IBM 왓슨을 바라보는 의사들의 불안한 시선을 포착하고 있다. 즉 의사,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이라 해도 ‘약인공지능의 창궐’로 인한 ‘패러다임 쉬프트’를 피해가기 어렵게 되었다.



인간형 몸을 지닌 로봇의 대중화



icub 프로젝트[63]는 ‘몸을 가진 AI’를 만들고자 한다. 몸을 통해 동작을 배우고, 몸을 통해 사물을 관찰하는 것으로 지식을 습득하고, 몸을 통해 논리구조까지 깨우치도록 하자는 프로젝트이다.  조셉 바이젠바움이 제기한 존재론적 한계를 ‘몸을 가진 AI’로 돌파하자는 취지일 것이다.


이렇게 AI 자체의 논리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몸이 필요하지만, △ 인간은 상호작용하는 존재를 원하고 △ 하나의 모델로 가변적이고 다양한 상황의 노동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가까운 미래 ‘인간형의 몸을 가진 로봇’의 출현은 필연적이다.   


나사는 화성에 갈 로봇 발키리[64]를 인간형으로 만들고 있으며, DARPA의 로봇 챌린지[65] 역시 인간형의 2족보행 로봇을 모델로 삼고 있다. 이미 200만원 정도의 가격에 출시된 소프트방크의 페퍼도 머리와 두 팔을 갖고 있는 인간형이다.[66] 국내에서도 생산라인에 투입될 수 있는 인간형 양팔 조립 로봇이 개발되었다.[67]  


지금은 이들 로봇이 인간과 교감을 하기에 너무 ‘로봇 같은’ 모습이지만, 보스톤 다이내믹스(Bostondynamics)가 제작한 2족보행 인간형 로봇들의 움직임을 보면 멀지 않은 미래에 ‘인간 같이’ 움직이는 로봇이 나오게 될 거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못하게 된다.[68] 얼굴 표정의 움직임을 모사하는 로봇의 개발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69]  


운동선수 같은 로봇의 움직임, https://www.youtube.com/watch?v=LikxFZZO2sk


물론 AI는 엄청난 컴퓨팅 파워를 필요로하고 ‘무어의 법칙’[70]이 계속 작동한다고 해도 커즈와일이 언급한 2045년까지 ‘로봇에 내장되는 완결적인 형태’로 인공지능이 장착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통신환경 또한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사물과 사물이 통신하며 정보를 주고 받는 IoT 환경이 조성되면 AI가 굳이 ‘내장되는 완결적인 형태’로 인간형 로봇에 탑재될 필요가 없다.


즉 애플 시리(Siri)의 인공지능이 휴대폰 안에 내장된 것이 아니라 서버와 연결되어 작동하는 것 처럼 인간형 로봇에 탑재될 AI는 ‘클라우드형’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다시말해 로봇 생산 업체들은 인간형 로봇의 작은 머리[71]에 AI를 어떻게 담을까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2nd Luddite 혹은 로봇 의존형 인류


| 러다이트


이미 인간형이 아닌 ‘몸을 가진 로봇’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고 있다. 일본의 카페에 페퍼(Pepper)가 고용되고 있으며, 아마존에서는 키바(Kiva)라는 로봇을 도입해 창고정리에 혁명적인 변화를 주고 있다. 키바가 도입되면서 유사한 품목별로 물건을 쌓는 ‘인간의 기준’으로 재고를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최적화한 - 인간은 도무지 파악할 수 없는 - 기준으로 물건을 쌓고 내오고 있는 것이다.[72]  


https://www.businessinsider.com/amazon-doubled-the-number-of-kiva-robots-2015-10


AI가 장착된 인간형 로봇은 아직까지 기존 로봇이 대체하지 못했던 생산현장의 모든 공정을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경우, 아주 작은 나사를 조이는 일 부터 무거운 시트를 장착하는 일 등 동선과 동작이 정형화되기 어려운 공정들이 많이 있는데, 학습이 가능한 인간형 로봇은 이런 일을 모두 해낼 수 있다. 이미 백스터는 생산라인에 투입되 비정형의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73]     


기업주의 입장에서 노동력을 제공하는 인간형 로봇은 매력적일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공격적인(agressive) 도입 경향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BCG리포트는 대한민국의 경우 2020년에는 전체 업무의 20%정도를, 2025년에는 45% 정도를 자동화된 로봇으로 대체하게 될 것으로 예측했다.[74]


또 로봇을 만드는 회사들은 초기에 비교적 싼 값에 이들 로봇을 판매하는 방식으로 마케팅 전략을 펼칠 것이다. 실제로 소프트방크의 페퍼(Pepper)가 그런 식으로 ‘채용’되고 있다.[75]   


https://www.globalsources.com/si/AS/cv-merga/6008851877459/pdtl/Softbank-Aldebaran-Pepper-Humanoid-R


이러한 급격한 일자리의 감소는 필연적으로 ‘인간 vs. 몸을가진 로봇’의 충돌을 불러올 수 있다. 제 2의 러다이트 운동이 벌어질 수 있다.  더구나 이러한 ‘인간 노동의 로봇화’ 과정에서 돈을 버는 것은 대기업과 다국적기업일 가능성이 높다. 즉 자본의 집중이 더 심각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와중에 윤리적, 철학적 쟁점들은 변화를 뒤늦게 쫓아가는 현상들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인류가 먼저 있고 법은 나중에 만들어진 것 처럼,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윤리적 법률적 쟁점들이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AI는 사고를 냈지만, 이런 경우에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법률적인 합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76]  


인공지능 기기에 자율적 의사 결정 기능을 부여할 것인지, 인공지능으로 인해 인간의 피해가 발생하는 상황에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자율살상무기시스템은 만들 것인지[77], 인공지능이 개인정보를 읽어들이는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규율할 것인지 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78]    


| 로봇 의존형 인류


이러한 흐름과는 정 반대로 ‘몸을 가진 로봇’은 ‘로봇 의존형 인류’를 양산할 것이다. 이러한 흐름은 ‘고령화’와 ‘출산률 감소’라는 선진국의 인구모델 트렌드와도 연결된다.


이미 우리의 언어습관을 관찰해보면 사물을 ‘인칭대명사’로 부르는 일이 부쩍 많아졌음을 느낄 수 있다. 아마도 거의 모든 개인이 탈 공간, 탈 시간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단말 - 핸드폰을 갖고 있고, 이런 디바이스를 매개한 커뮤니케이션에 익숙해있으며, 이런 디바이스의 인터페이스 자체가 종종 ‘언어적인 입출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https://www.bloter.net/archives/333584


핸드폰은 하루에도 여러 차례 우리에게 “예”인지 “아니오”인지를 물어온다. 또 사람의 목소리이면서 사람의 목소리가 아닌 소리들(TTS, text to speach), 혹은 조건에 따른 출력값으로 등장하는 녹음된 소리들을 들으며 살고 있다.


인공지능을 갖췄다고 할 수도 없는 아이보[79]나 다마고치[80], 심지어 상황에 따라서는 배구공과도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는[81] 사람들은 ‘몸을 가진 인공지능’에 정서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그 반응 정도는 외로운 노인들이 더 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노인들에게 인공지능 로봇을 붙여주는 일이 정부의 정책으로 장려될 수 있다.


‘어비스 크리에이션’이 제작하는 리얼돌(Realdoll)[82]은 우리나라 돈으로 가장 싼 모델이 710만원, 가장 비싼 모델은 5,600만원에 달한다. 그런데도 매년 4백 개 이상이 팔린다.[83] 만약 이런 리얼돌이 인공지능을 갖추고 움직이며, 독신인 남자 혹은 여자에게 요리나 청소, 세탁 등 가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면 매우 매력적인 상품이 될 것이다.


https://www.realdoll.com/product/quinn-1-0/


구글에서 ‘human like robot’이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한 결과, 무려  18,700,000개의 검색결과가 뜬다.[84]    

그리고 이러한 ‘로봇 의존형 인류’의 등장으로 조금 전 언급했던 윤리적 법적 문제 외에, 인간과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는 로봇에게 인간이(혹은 다른 로봇이) 위해를 가했을 때, 이를 단순히 ‘사물에 대한 손괴’ 정도로 볼 것인지, 아니면 반려동물에 대해 별도의 법(동물보호법)[85]이 생긴 것 처럼 정서적인 교감을 나누는 로봇에 대해서는 새로운 법을 적용할지 여부도 쟁점이 될 것이다.




진실, 혹은 착각의 시대 : 3rd Era



앞서 ‘자연어 인터페이스’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후대 역사가들이 문자 이전의 시대를 1st Era라면 문자 시대를 2nd Era, 말을 통해 사물을 지배할 수 있는 시대를 3rd Era로 구분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 3rd Era에, 이미 많은 사람들은 ‘몸을 가진 로봇’을 유사인격으로 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 AI는 ‘약인공지능’일까? 아니면 ‘강인공지능’일까? 이 시점의 인공지능은 ‘사람들에게 강인공지능으로 받아들여지는 약인공지능’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사실 튜링의 기능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보자면, 이 상태의 인공지능은 이미 튜링테스트를 너끈하게 통과하는 강인공지능이다.


이렇게 몸을 가진 비인간행위자(non-human actor)가 등장하면서 인간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매우 혼란스럽게 될 것이다. 몸을 갖지는 않았지만 이른바 ‘알고리즘’으로 불리는 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의 비인간행위자는 우리를 필터버블에 가두고 있다.[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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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는 첨부된 PDF 파일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이란 

https://ikkison.tistory.com/category/%EC%9D%B8%EA%B3%B5%EC%A7%80%EB%8A%A5%20%EC%9D%B4%EB%A1%A0?page=3

인공지능의 역사

https://blogs.nvidia.co.kr/2016/03/13/history_of_ai/

인공지능의 개념과 역사

https://bi.snu.ac.kr/Courses/IntroAI/slides/chap1.pdf

간단히 정리하는 인공지능의 역사 

http://aidev.co.kr/general/876

인공지능은 어떻게 발달해왔는가, 인공지능(AI)의 역사

https://www.samsungsds.com/global/ko/support/insights/091517_CX_CVP3.html

스마트팩토리의 인공지능 활용은 왜 어려울까

https://www.samsungsds.com/global/ko/support/insights/SmartFactory_AI.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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