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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이은의 리뷰닷 Apr 03. 2017

2_정신도 물질로 본 에피쿠로스

지식의 탐험지도 | 그는 괘락만 강조한 사람이 아니다 

에피쿠로스(Epikuros 341~270 B.C.)

유물론적 세계관, 정신은 원자에 의해 형성되는 정밀한 물체

"자기 자신만을 위해 추구되어야 하고 또 기피해야 할 것은 쾌락과 고통뿐"

아타락시아, '모든 불안이나 동요로부터 초월한 평정한 마음의 상태'


에피쿠로스는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과 같은 맥락에 있는 '유물론적 세계관'을 주장했다. 세계의 구성요소는 '무한의 연장을 가진 공허한 공간과 무한수의 원자'라는 것이다. 유물론은 세상이 오직(유 唯) 물질로만(물 物) 구성되어있다고 생각하는 입장이다.


이런 측면에서 데모크리토스는 인간의 정신 또한 '정밀한 물체'라고 보았다. 그는 모든 물체가 다수 원자의 복합체인 것으로 파악했는데, 인간의 정신은 '원자에 의해 형성되는 정밀한 물체'이지만 그것은 '신체의 전부에 산재해 있고 신체가 없어지는 동시에 함께 소멸된다'고 본 것이다. 정신을 물체로 본 것도 특이하지만, 그 정신이 심장이나 뇌 등 신체의 특정부위가 아니라 전부에 퍼져있다(산재散在)고 본 것도 독특하다.


에피쿠로스는 따라서 영혼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영혼불멸의 신앙'은 욕심이며 이 지상에서의 생존으로 만족해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인간은 한 번 뿐인 삶을 무엇을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까? 에피쿠로스는 '자기 자신만을 위해 추구되어야 하고 또 기피해야 할 것은 쾌락과 고통뿐'이라고 봤다. 인생의 유일한 선을 행복으로 보았고 그것을 쾌락과 동일시했다.


그러나 에피쿠로스는 인간의 쾌락은 다른 동물들의 쾌락과 다르다고 보았다. 즉 쾌락을 구하고 고통을 피하려는 것은 모든 동물의 공통된 본능이지만 '이성'을 갖는 인간은 '장기간에 걸친 쾌락 및 고통을 고려한 뒤에 선악을 판단하고 이것에 의해 태도를 결정할 수 있다'고 봤다. 즉 눈앞의 쾌락, 눈앞의 고통에 사로잡히는 존재가 아닐 수 있다고 판단했다.


'쾌락'을 이야기했지만, 에피쿠로스가 '인생의 궁극적 목적'이라고 제시한 좌표는 어쩐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쾌락'과 거리가 있어 보인다. 아타락시아(ataraxia)는 '모든 불안이나 동요로부터 초월한 평정한 마음의 상태'이다.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말이 된다.  쾌락을 추구하더라도 '인간의 전 인생의 행복'을 목표로 해야 하는데, 고통이 따르는 쾌락은 진실한 쾌락이 아니며 고통이 따르지 않는 쾌락만이 진실한 쾌락이기 때문이다.


에피쿠로스는 사유재산제도를 인정했지만, 재산의 양의 증대는 결코 진실한 행복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며 욕망의 제한만이 진실한 부의 형성에 도움이 된다고 말해 단순하고 검소한 생활을 장려했다.


#에피쿠로스 #유물론 #원자 #정신 #행복 #아타락시아



* 사상사개설, 고영복, 1996. 4. 1., 사회문화연구소

* 위키백과 '에피쿠로스'  http://ko.wikipedia.org/wiki/에피쿠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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