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야기발전소 Jun 24. 2017

히로사키에서의 스탬프 여행

일본 아오모리현 히로사키

여행을 다니다 보면 무언가 물질적인 것으로 기억에 남기고 싶을 때가 있다. 

그 마음으로 가장 많이 했던 방법이 기념품 구입!

그리고 사진!

하지만 어느 순간 사진도 쌓이다 보면 잘 보기 어려워지고, 기념품도 모두 비슷해 보인다. 

기념품을 사려니 돈이 아까워지고, 안 사고 그냥 돌아가자니 아쉬운 마음이 남는 애매한 순간. 

여행의 즐거움을 망치는 가장 애매한 순간이 바로 기념품 가게일 수도 있다. 

그때 돈도 들지 않고 무언가 즐거운 추억을 기억할만한 것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

기념품을 대체할 수 있는 기념품으로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스탬프'다.


히로사키는 일본에서도 동북쪽에 있는 도시다. 

사과로 유명한 아오모리 현에 있고, 아오모리 현에서도 아오모리시 다음으로 큰 도시다. 

사과로 유명한 도시이다 보니 도시 여러 곳에서 그 특징이 나타난다. 

우체통에도 사과를 달아놓고, 온천물에 사과를 통째로 빠트린 호텔도 있다. 

여기도 사과, 저기도 사과다. 

그렇지만 히로사키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바로 벚꽃이다.

히로사키 성을 중심으로 해마다 봄에 벚꽃축제도 화려하게 개최하는데 그 역사가 벌써 100년이나 되었다. 

축제기간에 집중되긴 하지만 연 방문 관광객도 100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사실 히로사키라는 도시가 아오모리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라고는 하지만 그리 큰 도시는 아니다. 

인구가 약 18만 명 정도. 

관광이라도 해도 히로사키 성이 있는 히로사키 공원을 중심으로 한 바퀴를 돌면 거의 대부분 끝이다. 

지역 전체가 사과와 벚꽃에 집중되어 있어 더 이상 특별할 것도 없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히로사키엔 전혀 엉뚱한 면에서 특별함이 있다. 


바로 스탬프 여행!



도시를 돌아다니다 보면 도장을 찍을 수 있는 곳이 있다. 

히로사키 공원 입구에도 있고, 도서관에도 있다. 

도장을 찍어보면 그림도 모두 다르다. 

주요 관광 포인트에 맞는 그림으로 도장을 찍을 수 있다. 

스탬프 여행의 원리는 단순하다. 

도장만 하나 파두면 관광객들이 알아서 찍어간다. 

찍어갈 수 있는 종이를 비치해두지만 상당수는 본인의 다이어리나 공책에 찍어간다. 

그냥 비치된 종이에 찍어가면 잃어버리기 쉬우나 다이어리에 찍으면 오래 두고 보관하기 쉽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도 스탬프를 활용하는 곳들을 본 적은 있다. 

그런데...

솔직히 내가 본 것은 아쉬움이 너무나 많았다. 

서울역 고가를 새 단장한 서울로 7017을 개장하는 날도 스탬프는 있었다.

도장을 관리하는 스태프에게 물어봤다. 

'이거 뭐예요?'

'저도 잘 몰라요'

그렇다. 

그게 지금 상당수 스탬프 여행의 현실이다.


스탬프 여행법을 매우 잘 활용하는 곳이 바로 '히로사키'다.


매거진의 이전글 유럽의 중심 베를린의 아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