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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발전소 Mar 22. 2018

한옥에서 바라본 눈 오는 춘분

꽃샘추위의 절정

바람이 아직 차다.

그래서 유리로 된 문은 닫고 있었다. 

그런데 바깥의 분위기가 뭔가 심상치 않다. 

하늘에서 무언가 내린다. 

땅이 젖기 시작한다. 

혹시 비가 오나 싶었지만 내리는 모양이 비와는 다르다. 

그렇다. 

눈이다. 

내 눈을 의심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옷에 일부러 맞아보기도 했다. 

어플로 확인도 했다. 

비와 눈이 섞여있다고 한다. 

자동차 앞 유리를 보니 확실히 비와 눈이 섞여 있기는 하다. 

아님 눈이 차유리에 내려 녹아서 비처럼 보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한겨울을 지나 봄으로 넘어선 시기다. 

날짜로 치면 3월 21일.

절기로 말하자면 '춘분'이다.


춘분이라고 하는 것은 겨울을 지나고 하지로 가면서 낮이 점점 길어져 낮과 밤의 시간이 같아지는 절기다. 과학적으로야 황도(黃道)와 적도(赤道)가 교차하는 점으로 태양의 중심이 적도(赤道) 위를 똑바로 비추는 날이라 설명할 수도 있지만 그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낮과 밤이 같은 날이다.

지금 내리는 눈을 보니 실제로는 모르겠지만 체감상으로는 아직도 밤이 길다. 

춘분에 왜 이리 춥고 눈까지 올까 싶어서 잠시 살펴보니 이 시기와 관련된 속담도 있다. 


삼월 바람에 설늙은이 얼어 죽는다


설늙은이라는 말은 젊지도, 아주 늙지도 않은 정도의 연령이라고 하니 중년 정도로 해석된다. 중년의 나이가 얼어 죽을 정도로 삼월의 꽃샘추위가 예부터 기승을 부렸던 모양이다. 


지금 눈 내리는 날씨를 내가 어떻게 할 수는 없어 그냥 한 바퀴 돌아보기로 했다. 

눈 오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길까 잠시 염려했는데 조금은 보인다. 

요즘 카메라 성능이 참 좋다. 

아니!

요즘 핸드폰의 성능이 참 좋다. 

지금 내가 사용하고 있는 핸드폰은 보조배터리로 유명한 중국 회사에서 만든 폰이다. 

그중에서도 2년 전 저가 모델로 생산된 것이다. 

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보면 그저 카메라 성능이 참 좋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꽃 피길 기다리는 마음에 눈이 와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지금 보니 그 나름의 운치도 있어 좋다. 

이 또한 한옥의 매력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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