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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발전소 Sep 01. 2018

우리만의 특별한 영화 소품 만들기

아재 꽃집-7

영화의 제목은 '아재 꽃집'이다. 

즉, 꽃이 많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 

꽃집을 세팅할 때도 아무 꽃이나 그냥 준비하지 않았다. 

대사나 넘버의 가사에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꽃들도 상당하다. 

그리고 꽃은 영화의 다른 소품들에도 꽤 많이 녹아있다. 


일락은 극 중에서 대학생이다. 여대생이 들고 다닐만한 가방으로 어떤 것이 좋을까 고민하다 에코백을 생각했다. 그리고 만들었다. 라일락이 그려진 에코백을!

만드는 김에 주요 인물들의 가방도 함께 만들었다. 

봉선화부터 박하 꽃까지.

그림은 보태니컬 아트 작가인 홍지우 작가에게 의뢰했다. 

세밀 정물화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사실적인 느낌을 강조했지만 어떤 꽃들은 너무 사실적이기보다는 약간의 과장을 보태기도 했다. 왜냐하면 우리는 소품을 비롯해 여러 곳에 활용할 예정이니까!


방식이 운영하는 카페에서 사용할 컵에도 꽃그림이 들어간다. 

방식은 봉선화가 그려진 선화 컵으로만 커피를 마신다. 

물론, 이지와 이수도 '데이지'와 '아이리스'가 그려진 컵을 사용한다. 


꽃그림이 담긴 의미는 간판에서도 잘 표현되게 만들었다. 

'김포한옥스튜디오'가 '아재 꽃집'으로 변신할 때 간판에 깔린 꽃들도 그냥 아무 꽃이나 넣은 것이 아니라 나름 의미가 담겼다. 

이 꽃들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스태프 스크롤에 잘 설명이 된다.

처음부터 스태프 스크롤에도 함께 사용하도록 디자인을 고려했다. 

아! '아재 꽃집'이라는 글씨 역시 캘리그래피와 디자인을 함께 하는 임수진 작가에게 의뢰한 작품이다.


영화 후반부에 사용될 소품인데 처음 기획보다 신경을 더 많이 쓴 것이 바로 '오르골'이다.

어떻게 사용될지 방향을 잡고 그 느낌을 잘 표현하려니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필요했다. 

주문 제작을 하는 곳이 대부분 나무로 제작해서 고민을 하다가 지인의 소개로 이 업체를 찾게 되었다. 

결과적으로는 대만족!

영화에서도 너무나 잘 사용이 되어 매우 만족스러운 소품 중 하나다.

물론 꽃그림에도 큰 의미가 담겨있다.


이 외에도 이번 영화를 위해 따로 만든 소품들은 더 있다. 

잘 보이지 않지만 신분증에 들어갈 회사 이름도 그냥 지어내지 않았다.

앞치마 역시 꽃집용 앞치마와 베이커리 카페용 앞치마를 다르게 제작했다. 

꽃집용 앞치마도 2개가 다른 디자인이고, 베이커리 카페용 앞치마도 2개의 디자인이 다르다.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이 소품들에 담긴 의미를 이해할지는 잘 모르겠다. 

어떤 소품들을 영화를 보면 바로 이해가 될 수도 있고, 어떤 소품들은 기성품인지 따로 제작을 한 것인지 구분이 안 되는 것도 있다. 

하지만 작은 디테일도 하나하나 챙기고 싶은 마음이 컸다. 

준비를 하는 동안 누구는 너무 사소한 것까지 챙기는 것은 아닌가 묻기도 하던데, 난 이런 노력이 우리 영화를 볼 관객들에 대한 제작진들이 표현하는 최소한의 예의라는 생각이다. 

물론 아쉬운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는 최선을 다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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