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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발전소 Dec 16. 2015

성(性)상식이 필요한 이유

연애 초보를 위한 성(性)상식 #1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첫 경험은 12.8세

사진출처 :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Wedding_cake_topper_found_in_Plauen_im_Vogtland.jpg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첫 경험 나이가 12.8세라는 질병관리본부의 통계가 있다. 12.8세. 만으로 해도 중학교 1학년 정도가 아닐까? 정말 빠르다는 생각이 든다. 옛날에 꼬마신랑이 일찍 결혼한 것도 아니고 이제 13살짜리가 뭘 어떻게 알고 성관계를 시작하는 것일까? 

 뭐, 우리나라의 아이들이 성에 대해 너무나 조숙해서 그렇다고 쳐도 성관계로 생기는 다양한 문제에 대해서는 제대로 알고나 있는 것일까에 대한 의문은 또 남는다. 여자아이는 이제 초경이 시작되어 임신도 가능할 것인데 피임에 대해선 알고 있을까? 이기심의 극치라는 ‘중2병’과 맞물리는 시기에 정말 서로를 진심으로 아끼고 위해주는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성관계일까? 성병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있을까? 어떤 질문을 던져도 ‘아니’라는 대답이 떠오른다. 왜냐하면 그들은 성교육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을 테니까!


미국에서는 담임교사가 참관한 상태에서 남녀의 생식기 그림을 보여주기도 하고 위생적인 자위 방법을 가르치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의사, 사회학자, 교사, 법관, 경찰관 등이 참여하는 기구인 SEICUS(Sexuality Information and Education Council of the United State)에서 만든 교재를 이용해 유치원 때부터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캐나다는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하면서 위험상황에 미리 대처하도록 교육하는 한편, 담임교사가 참관한 상태에서 남녀의 생식기 그림을 보여주기도 하고 위생적인 자위 방법을 가르치기도 하는 등 아주 현실적이다. 그 결과 캐나다의 15~19세 임신율은 1995년 1천 명당 약 49명에서 2005년엔 29명으로 줄어들었다. 십 년만에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스웨덴은 모든 아동에게 성교육을 의무화하고 있으며, 독일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여성이 아이를 출산하는 과정을 담은 동영상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어둠의 경로'
사진출처 : https://www.flickr.com/photos/songej/9209592527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성교육은 어떠한가?

 우리나라도 교육부에서 제공하는 성교육 지침서가 있으며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중학생,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어떻게 교육하면 좋을지 자세히 나와 있기는 하다. 하지만 정말 그대로 교육이 진행되고 있을까? 

 학교 성교육은 보건 영역에 들어가는데 보건 영역은 한 학급당 1년에 15시간으로 편성된다. 하지만 질병과 건강 등 여러 주제와 함께 성교육을 진행하다 보니 비중이 매우 미약하다. 초등학교는 평균 5.17시간, 중학교는 3.5시간, 고등학교는 5.5시간 정도 성교육을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통계만 봐도 규정인 10시간도 채 못 채우는 것이 현실이다. 게다가 내용도 ‘성충동이 일어날 때 운동으로 대체하라'는 등의 비현실적인 교육이어서 서울시립 청소년 성문화센터 ‘아하’의 성교육 자원봉사 모임인 ‘또래지기’의 조사에 의하면 90%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성교육이 도움이 안 된다고 말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아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어둠의 경로’이다. 예전에는 비디오와 잡지를 통했다면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성적인 호기심을 해결하려 할 것이다. 그 결과는 영화 ‘한공주’나 ‘도가니’에서와 같은 성범죄가 늘어날 뿐이다. 참고로 검찰청에서 발표한 2014년 청소년 성범죄는 무려 2만 건이 넘는다. 

 실질적인 성교육은 ‘정자와 난자가 만나면 아이가 생긴다’는 정도에서 끝나면 안 된다. 아이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정자가 어떻게 난자와 만나는가?’이다. 성은 즐겁고 자연스러우며, 상대를 배려하는 책임 있는 행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이해하기에는 단순한 생물학적인 교육을 형식적으로 해서는 부족할 것이다. 언제까지 ‘너 다리 밑에서 주워왔어’, ‘엄마한테 물어봐’, ‘크면 다 알게 돼’라며 얼버무릴 것인가?


솔직히 까놓고 말하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이 될 수 있다.


성교육이 왜 제대로 안 되는지 원인을 생각해보니 이 또한 이유가 단순하다. 성교육을 해야 할 어른들이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어른들부터가 무엇을 어떻게 교육을 해야 하는지 모르니 아이들에게도 제대로 교육을 못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한 악순환인가?

 이제는 모두가 성교육을 제대로 받아야 한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부끄러워하거나 숨기지 말자. 성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당당히 드러내면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는 폐해를 확연히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한마디로, 솔직히 까놓고 말하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이 될 수 있다.  


(본문의 사진은 모두 비상업적인 용도로 사용가능한 사진을 사용하였으며 출처를 표기하였으니 재사용에 대한 부분은 꼭 원 출처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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