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라는 존재가 문명을 이루고 살기 시작한 시기가 대략 BC 2천 년 이전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때 문명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단순 씨족 사회를 넘어 사회라는 조직체를 만들고 국가라는 단위로 성장해 지금의 우리가 이해하기에도 그냥 '사람'답게 살아가는 모습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이 글의 시작도 대략 BC 2천 년 경을 중심으로 시작하려 합니다.
우리나라
먼저 우리나라는 BC 2333년에 단군할아버지가 홍익인간의 뜻으로 나라를 세우십니다. 나라의 이름을 '조선'이라고 지었지만 세월이 흘러 또 한 번의 조선이라는 나라가 세워지며 우리는 편의상 '고조선'이라고 합니다. 하늘에서 천부인(거울, 방울, 칼)을 가진 환웅이 풍백, 우사, 운사를 비롯한 3천의 무리를 데리고 인간 세상을 다스리기 위해 내려옵니다. 그리고 사람이 되고자 하는 호랑이와 곰이 찾아오니 환웅은 쑥과 마늘만 먹으며 동굴에서 100일을 기다리라고 합니다. 호랑이는 얼마 버티지 못하고 뛰쳐나갔지만 곰은 버티어 사람이 됩니다. 사람이 된 곰. 즉, 웅녀는 환웅과 혼인을 하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고조선을 세운 단군왕검이 됩니다.
여기서 마늘은 지금의 마늘이 아닌 산마늘로 불리는 '명이나물'이나 '무릇'일 가능성이 높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본초강목에 따르면 지금의 마늘은 한나라 시대에 서역에서 들어온 것으로 기록되어 있고, '산((蒜)'이라는 한자를 그냥 편의상 마늘로만 해석했기 때문에 우리는 그냥 마늘로만 알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그리고 역사계에서는 정식 역사서로 인정받지는 못하는 책인 '환단고기'와 '규원사화'에는 또 다른 우리 민족의 나라가 있습니다. 거발한 환웅이 BC 3898년 거발한 환웅부터 시작해 18대 거불단 환웅까지 1565년 동안 이어진 이 나라의 이름은 '배달국' 또는 '신시배달국'입니다. 우리 민족을 흔히 배달민족이라고 부르는 기원이 여기에 있습니다. 그리고 BC 2707년에 즉위해 재위 기간이 109년이 되는 151세까지 배달국을 다스린 14대 환웅이 치우천황으로 붉은 악마 문양의 주인공입니다. 환단고기에서는 거불단 환웅의 시대를 '삼성기'라고 하고, 그다음 시대를 '단군세기'라고 기록합니다. 환단고기의 기록에 따르면 14대 치우천황이 151세에 재위 기간 109년으로 가장 길고, 마지막인 18대 거불단 환웅이 82세에 재위 기간 48년으로 가장 짧습니다. 다수의 환웅들이 수명은 100세가 넘고 재위 기간이 90년 이상입니다. 기록이 사실이라면 매우 장수하신 편이죠?
이제 시야를 조금 넓혀 그때 다른 나라는 어땠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나라가 있는 아시아를 볼까요?
먼저 중국입니다.
중국
세계 4대 문명 중 하나로 알려진 황하문명의 발상지가 바로 중국이죠. 예전에는 황하 문명이라고 했지만 최근에는 장강 주변에서도 문명의 흔적이 많이 발견되어 '황하 및 장강 문명'이라고 부르기도 한답니다. 중국을 흐르는 큰 강을 주변으로 여러 문명의 흔적이 남아있고, 각각의 문화들이 어느 정도 모아져 하나라가 시작됩니다. 하나라는 BC 21세기~BC 17세기 정도, 그 뒤로 상나라가 이어집니다. 상나라는 BC 17세기~BC 11세기까지 유지되었던 나라로 수도를 은허로 옮긴 이후에는 '은'이라고 불렀습니다.
예전에는 하나라와 상나라(또는 은나라)를 신화 속의 나라로 생각했지만 최근에는 은허 유적이 발견되면서 실존했던 국가로 인정되었습니다. 하나라 이전에는 삼황오제가 다스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십팔사략에 의하면 삼황은 태호 복희, 염제 신농, 그리고 황제 헌원입니다. 오제는 황제의 자손으로 소호 금천, 전욱 고양, 제곡 고신, 제요 도당, 제순 유우입니다.
황제의 칭호를 처음 가진 헌원은 치우천황과의 싸움으로도 유명하고, 흔희 최고의 성군을 일컫는 요순 임금은 오제의 끝 두 명인 제요 도당과 제순 유우의 이름에서 따온 말입니다.
BC 1046년부터 시작된 주나라는 봉건제 국가입니다. 각 지역에 영주를 두고 다스리게 하였는데 영주들은 계급에 따라 공작, 후작, 백작, 자작, 남작으로 나눈 오등작제(五等爵制)를 시행하였습니다. 서양에서 기사들에게 작위를 주던 것을 일제강점기에 한자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같은 단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서양의 제도로 보이지만 실행은 중국의 주나라가 먼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의미에 차이는 있습니다.
시대에 따라 의미는 바뀌었지만 간략하게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중국의 주나라의 경우에는 지방국가의 우두머리를 '후(候)'라고 합니다. 그 '후'들 중에서 세력이 크면 '공(公)'이 되고 지배받는 세력이면 '백(伯)'이 됩니다. 그리고 일반인에게 내리는 벼슬 작위가 '자(子)'와 '남(男)'입니다. 즉, 공작이나 후작은 왕족에 가까운 높은 귀족이라면 그 바로 아래의 가신 정도가 백작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공작과 후작은 사방 100리, 백작은 사방 70리, 자작과 남작은 사방 50리의 봉토를 주어 다스리게 했습니다.
서양의 공작(duke)은 왕 바로 아래의 귀족으로 일부는 독자적인 영토와 세력을 갖고 있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작은 왕국의 왕과 비슷한 개념입니다. 후작(marquess)은 공작 아래의 작위로 국경지방의 요새를 다스리는 책임자로 파견되는 경우가 많으며 여러 영지를 소유할 수 있습니다. 백작(count, 영국에서는 earl)은 후작 이상 고급 귀족의 가신으로 육성되었고, 1개의 영지만 소유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자작(viscount)은 백작의 부관이거나 교역로에 위치한 성을 관리하는 성주 정도라고 보면 됩니다. 남작(baron)은 그냥 영지를 갖고 있는 하급 귀족이라고 보면 됩니다.
인도
조금 더 서쪽으로 가면 호모 에렉투스와 호모 사피엔스의 숨결이 있는 인도로 이어집니다. 인더스 문명은 BC 3300년부터 BC 1300년 정도에 인도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된 문명을 말합니다. 인더스 문명은 BC 1900년 정도까지는 청동기 하라파 시기, 그 이후는 철기 시대인 베다시대로 구분됩니다. 베다 시대에 들어와서 십육대국으로 불리는 고대국가들도 세워지고 수많은 일들이 일어납니다. BC 1500년 경에 힌두교의 주요 경전인 '베다'가 산스크리트어로 기록되었습니다.
남아메리카
BC 2000년 경에 멕시코 남동부의 유카탄 반도에서는 마야 문명이 움트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가 남미에서는 BC 1000년 경에 푸나라는 페루의 고원지대에서 잉카족들의 안데스 문명이 싹트기 시작합니다. 고고학자들은 해발 5300m의 알티플라노 지역에서 안데스 문명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백두산이 2744m이니 거의 백두산 높이의 2배 정도 되는 높은 곳에서 문명을 꽃피웠다는 말이 됩니다.
지중해 주변 (페르시아 - 그리스 - 페니키아 - 이집트)
중동으로 이동하면 페르시아가 있습니다. 지금의 이란으로 보면 됩니다. 2019년에 이란의 피라샤르(Piranshahr) 시에서 8천 년의 문명이 발견되었으니 이곳의 문명 역사도 매우 오래되었습니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으로 불리며 수메르 문명이 바로 이 부근이죠.
중동지역의 메소포타미아 문명 최강자는 아시리아 제국입니다. BC 2450년부터 BC 609년까지의 긴 시간 동안 유지된 대제국입니다. 바로 옆에는 바빌로니아 제국이 있었습니다. BC 1895년에서 BC 1595년까지 이어진 고대 바빌로니아는 유프라테스 강과 티그리스 강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습니다. 이 당시 유명한 것이 바로 함무라비 법전이죠. BC 1792년부터 1750년까지 바빌로니아를 통치한 함무라비 왕이 반포한 것으로 수메르 법전이 발견되기 전까지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법전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이 시기를 고대 바빌로니아 제국이라 구분해서 부릅니다.
BC 1595년에 철기 문명으로 유명한 히타이트 제국에서 멸망하고 BC 1019년에 카사이트 왕조가 바빌로니아 제국을 명맥을 이어가지만 사실상 아시리아의 지배에 있습니다. 고대 바빌로니아가 멸망한 지 약 900년이 지나 아시리아의 힘이 약해지고 내전이 일어나는 틈을 타 칼데아인들은 다시 바빌로니아 제국을 건국합니다. BC 626년에 건국한 신바빌로니아 제국은 네부카드네자르(느부갓네살) 2세 때 이스라엘 지역까지 정복하며 힘을 키웁니다. 이때 만들어진 것이 바빌론의 공중정원입니다. 하지만 신바빌로니아도 그리 오랜 시간을 이어가지 못하고 BC 539년에 페르시아의 키루스에게 정복당하며 완전히 멸망합니다.
그리고 BC 1030년에서 BC 931년에는 지금의 이스라엘 지역에 이스라엘 왕국도 있었습니다. 사울, 다윗, 솔로몬을 이어지는 3명의 왕이 다스리다 솔로몬 이후에는 다시 분열되어 사라집니다.
고대 문명에서 빠질 수 없는 곳이 민주주의와 신화로 알려진 그리스입니다. 그리스 문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미케네 문명이고 다른 하나는 미노아 문명입니다. 미노아 문명은 크레타 섬에서 꽃을 피웠고 BC 2700년 경부터 BC 1450년까지 유지되었습니다. 반면 미케네 문명은 그리스 본토에서 시작되었고 헬라스 문화(helladic culture)라 부르기도 합니다. 미케네 문명은 BC 2000년 경부터 BC 1100년 경까지 존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중해 북쪽에 그리스와 로마가 있었다면 지중해의 남쪽인 북아프리카와 지중해 동쪽인 소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크게 번성한 세력이 있었습니다. 알파벳을 처음 사용한 페니키아로 BC 1400년 경부터 BC 800년 경까지 지중해 해상무역으로 번영을 누렸습니다. 이후 북아프리카의 도시 카르타고로 중심이 이어져 로마에게 멸망당할 때까지 지중해의 강국의 위치를 유지합니다.
마지막으로 고대 인류 문명의 끝판왕 이집트입니다.
고대 이집트의 역사가 언제 시작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BC 5316년 시기의 도시 유물이 발견된 것으로 보면 그 이전부터 이집트에서는 문명화된 국가가 형성되었다고 보아야 합니다. BC 3600년 정도에 상이집트와 하이집트로 나뉘었다가 BC 3100년 경에 처음으로 이집트가 통일되었습니다. 발효된 빵과 오븐이 있었고, 문자가 있었습니다. 피라미드를 통해 토목 기술도 알 수 있습니다.
나일강이 범람하는 시기를 관찰해보니 이번 범람에서 다음 범람까지의 시기 동안 달이 12번 차고 기울기를 반복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기간을 1년으로 하고 달이 차고 기우는 것을 기준으로 다시 12개월로 나누고 1개월을 30일로 정한 다음 여기에 5일을 더해 1년 365일이라는 태양력을 처음 사용한 곳도 이집트입니다. 아직 북유럽에 매머드가 남아있을 때 이집트에서는 파라오가 있었다는 말이 당시 이집트를 설명하는 상징적인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도 지중해를 끼고 있는 알제리, 튀니지, 모로코 등을 북부 아프리카는 해가지는 지역이라는 뜻을 가진 '마그레브(المغرب العربي, Al-Maghrib)'라고 부르지만 이집트는 그냥 이집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