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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발전소 Dec 21. 2015

SNS는 소통이다

철드는 이야기 #9

SNS도 소통이다. 

단, 멀리 있는 사람과의 소통이다.

SNS 때문에 대화가 단절되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정말 그랬다면 왜 옆에 있는 사람과 대화로 소통을 하지 않고, 멀리 있는 사람과 기계를 통해서 소통을 하려는지 그 원인을 찾는 것이 순서 아닐까?


“나, 왔어.”

“응, 그래.”

“나 왔다니까.”

“알았어. 잠깐만. 댓글만 좀 확인하고.”

“나 그냥 간다?”

“잠깐만, 이제 거의 다 됐어. 근데 이 댓글 웃기지 않냐?”

*    *    *

“집에선 폰 좀 그만 만지라고 했지?”

“이제 폰 만지는 것 가지고도 그래?”

“맨날 폰만 끼고 살잖아!”

“내일 과제 때문에 물어봤어. 알지도 못하면서.”


소통 이야기를 많이 한다. 

그리고 소통을 방해하는 원인으로 스마트폰을 지목하는 경우가 많다.

바로 옆에 있는 사람과 대화를 하지 않고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지하철에서도, 카페에서도.

모두 스마트폰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옆 사람과 대화는 없다고 한다.

정말 그럴까?

정말 SNS 때문에 서로 소통을 하지 않을까?


SNS. Social Network Service. 말 그대로 사회적인 관계를 이어주는 서비스망일 뿐이다.

그 서비스 자체가 문제 있는 것이 아니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원인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살짝 다른 말로 접근해보자. 

스마트폰이 없을 때 지하철에 앉아서 무엇을 했을까?

자는  척했겠지. 진짜 잠들었을 수도 있고.

카페에서 혼자 누군가를 기다릴 때 무엇을 하면서 기다렸을까?

멍하니 창밖을 보고 있었지 않았나?

정말 모두 책을 들고 다니면서 독서 삼매경에 빠졌을까?

솔직해지자. 우리나라 사람들의 월평균 독서량이 1권도 되지 않는다. 

1년에 9.2권이다. 

정말 책을 읽으며 기다렸나?


집에서도 가족의 대화는 사라지고 모두 각자 스마트폰만 쳐다보고 있다고 한다.

스마트폰이 없다고 대화를 많이 했었나?

그냥 TV만 보다가 잤겠지.


오히려 문자를 보내는 비용이 들지 않아 카톡으로 대화를 더 많이 한 것은 아닐까?

여기저기서 마구잡이로 들리는 ‘카톡’, ‘카톡’ 이 소리로 인한 소음공해를 호소하는 것이 더 솔직한 말이다. 별것 아닌 걸로 계속 대화를 하고 있으니까. 나도 그런데...

바로 옆에 있는 그 누군가와 직접 대화를 하지 않고 멀리 있는 다른 사람과 SNS를 통해서 대화를 하는 것은 소통의 단절이 아니라 새로운 소통이다. 

나는 독일에 있는 사람, 일본에 있는 사람과 SNS로 대화를 한다. 직접 만나기 어려우니까 그렇게 서로의 소식도 전하고 대화도 한다. 비싼 국제전화를 하지 않아도 된다. 새로운 소통의 창구가 생겼으니까.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옆에 있는 그 사람과 지금 소통을 할 그 무엇이 없다고 여기기 때문에 대화를 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옆에 있는 그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 더 좋다고 판단이 되면 그 사람과 대화를 통한 소통을 하지 애써 손가락을 움직이며 멀리 있는 사람과 대화를 이어가려 하지는 않을 것이니까. 

대화의 단절은 예전부터 늘  문제시되어왔다. 

그럴 때마다 제대로 된 원인 파악은 하지 않고 늘 다른 탓을 하기에 바빴다. 

TV를 볼 땐 바보상자나 쳐다보고 있다고 했고,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 

마치 모든 질병이 담배에서만 오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지 말자. 

솔직해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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