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넛지
클레이튼에서 사용되는 토큰이 클레이(KLAY). 무엇이든 만들 수 있는 찰흙(CLAY)에서 모티브를 얻고 앞을 카카오의 K로 바꾼 것입니다. 그래서 클레이라는 토큰을 알려면 클레이튼을 이해하면 되기 때문에 몇 가지 키워드로 클레이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카카오
2018년 9월 13일 제주도에서 열린 업비트 개발자 콘퍼런스(UDC) 행사에서 그라운드 X의 한재선 대표가 클레이튼에 대해 발표했습니다.
그라운드 X의 한재선 대표는 전문 개발자가 아닌 일반 사용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기 원했지만 그러한 서비스들을 개발할 플랫폼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이더리움이나 이오스도 카카오의 서비스를 개발할만한 그릇이 되지 못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여러 분야에서의 지적 재산권, 수많은 커뮤니티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갖고 있는 카카오가 적당하다고 생각했고, 15개 국가의 51개 파트너사들이 서비스를 운영할 것을 발표했습니다.
그라운드 X 한재선 대표는 지난달 "누구나 카카오톡으로 쉽게 접속해 보상형 코인이 오가는 블록체인 서비스를 구현할 것"이라며 "규제 이슈가 있지만, 일반 이용자가 쉽게 블록체인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복잡한 블록체인 기술은 숨기고 투기가 아닌 실용적인 블록체인 서비스를 만들겠다" 말했습니다. (2018년 9월)
그래서 이들이 표방하는 장점은 효율적인 '하이브리드' 설계를 통해 퍼블릭 블록체인(분산 데이터 및 제어, 분산 거버넌스)과 프라이빗 블록체인(낮은 대기 시간, 높은 확장성)의 최고의 기능을 결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 싱가포르
클레이튼의 시작은 싱가포르입니다. 2018년 11월 20일에 신규 법인을 싱가포르에서 세운 지 반년 뒤인 2019년 6월 27일에 메인넷 사이프러스를 오픈소스 방식으로 공개했습니다. 공식 론칭이벤트는 7월 9일에 진행이 되었습니다.
클레이튼 거버넌스 위원회(Klayton Governance Council)도 함께 출범했는데 셀트리온, LG전자, LG상사, LG U+, 넷마블 등과 글로벌 기업을 포함하여 23개가 참여합니다.
서비스도 다양하게 포진되어 있습니다. 외국어를 배우는 하이브, 뷰티서비스인 코스모체인, 헬스케어 휴먼스케이프, 스테이블 기반의 테라, 콘텐츠 쪽으로는 왓챠와 제휴를 맺어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이파이(BiFi)는 클레이를 담보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대출받을 수 있게 했고, (12월 1일)
탈중앙화 준비 통화 프로토콜인 (준비통화는 대외 지급을 위해 금처럼 각 나라에서 보유하는 화폐. 보통 달러나 유로 같은 것들이 주로 사용) 크로노스 다오가 11월 18일에 출시되었는데 며칠 안돼서 카카오 기반의 코코아 파이낸스와 파트너십을 맺기도 했습니다.
12월 1일 기사에는 큰 게임회사 네오위즈가 클레이튼 기반으로 네오핀을 오픈하는 등 사업영역은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지난 11월에 진행된 if kakao 2021 에서 클레이튼 2.0 으로 글로벌 진출을 표방하기도 했죠. 큰 의미로 보자면 NFT를 거래하는 클립 드롭스를 더욱 강화해 NFT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내수전용이라는 평가를 극복하겠다.', '가상자산 서비스에서 블록체인 킬러가 나타날 것으로 확신한다.'등의 장밋빛 이야기들을 많이 했습니다.
클레이튼과 관련한 업무는 2021년 7월부터 카카오가 싱가포르에 세운 블록체인 자회사인 '크러스트(Krust)'에서 전담해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2022년이 시작되면서 클레이튼의 모든 업무는 싱가포르의 '크러스트(Krust)'로 완전히 이관되었습니다.
3. 한국은행 CBDC
전 세계적으로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에 대한 열기는 뜨겁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얼마 전 한국은행 CBDC 모의실험 사업에 최종 그라운드 X 가 선정되어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2021년 7월 28일)
최종 경쟁자로는 네이버의 라인플러스, SK C&C+토스가 컨소시엄을 이룬 팀이 남아 3파전이었지만 최종적으로 카카오의 그라운드 X가 선정된 것입니다.
2021년에 진행된 CBDC 모의실험은 2020년부터 한국은행이 추진하고 있는 CBDC 연구 중 3단계(최종)에 해당합니다. 한국은행은 CBDC 도입 필요성이 높아질 수 있는 미래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CBDC 연구를 이미 진행하고 있었던 것이죠. 앞서 1단계, 2단계 사업을 통해 CBDC 업무 프로세스 설계와 시스템 아키텍처를 설계했습니다.
이번 사업에서는 가상 환경에서 작동하는 CBDC 모의실험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CBDC의 제조, 발행, 유통, 환수, 폐기 등 일련의 업무처리 시스템 구현을 물론, 국가 간 CBDC 전송을 포함한 송금 기능과 대금 결제 기능 테스트도 포함됐습니다. 사업기간은 2022년 6월까지 10개월 동안 진행됩니다. 사업 예산은 총 49억 6천만 원이 배정되었습니다. 카카오나 한국은행과 같은 이름에 비하면 사업비가 적은 것이 아니냐는 생각도 있을 수 있지만 지금의 사업비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이번 최종 모의실험에 함께 한다는 것은 실제 한국은행에서 CBDC사업을 진행할 때 같이 할 수 있다는 말이고, 우리나라의 경제규모 정도 되는 나라의 CBDC사업을 했다는 것은 외국의 CBDC사업을 수주할 가능성도 높아진다는 말이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이슈라 할 수 있습니다.
지난 2021년 6월 24일에 바이낸스에도 상장되며 꽃길만 걸을 것 같은 클레이튼에게도 위기는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클레이튼을 바라볼 때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5. 두 번의 먹통 사태
2021년 11월 13일 9시 9분경 블록체인 생성에 문제 발생했습니다. 일부라도 복구가 된 시점이 14일 10시 30분경이니 25시간이나 문제가 있는 상태였다는 말이 됩니다.
클레이튼이 상장돼 있는 빗썸도 13일 공지를 통해 "클레이튼(KLAY), 클레이튼 계열(KCT7) 기반 가상자산의 입출금 서비스를 중단한다", '해당 가상자산은 클레이튼, 힙스(HIBS), 썸씽(SSX), 템코(TEMCO), 위믹스(WEMIX), 위드(WIKEN), 밀리터리토큰(MM), 옵저버(OBSR), 보라(BORA)다.'는 공지를 띄우기도 했습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합의알고리즘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탈중앙화 된 블록체인 시스템은 하나의 큰 중앙 검증장치가 없기 때문에 노드라고 부르는 참여자들의 합의를 해야 정상적인 거래가 가능한데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서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비슷한 예스를 들자면 지금 시중의 일반 은행에서 업무를 보려는데 '전산오류가 생겨서 지금 거래가 안됩니다'와 같은 상황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런데 이런 먹통 사태는 처음이 아닙니다. 이미 2021년 3월에도 합의알고리즘 문제 때문에 13시간 동안 먹통 된 적이 있습니다. 즉, 이번이 2번째인 것이죠.
지난 3월에는 하루에 30만 달러 정도 거래가 되었지만 이제는 보통 하루에 1억 달러, 많게는 2억 달러의 거래가 발생할 정도로 커진 상태인데 또 먹통이 된 것은 신뢰도에 크게 손상이 가는 문제입니다.
무엇이든 문제는 발생할 수 있습니다. 완벽한 것은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사람들은 문제의 원인과 해결 방식으로 무언가를 평가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이번에 클레이트에서 보여준 행태는 답답하고 짜증 나는 상황이었습니다.
솔라나도 지난 2021년 9월 14일에 잠시 먹통 된 적이 있습니다. 트랜잭션이 급증하면서 메인넷의 메모리 부족으로 생긴 문제라고 밝혔고, 16시간 동안 먹통이 되었다가 복구되었습니다.
솔라나는 '검증인(validator)은 블록체인에서 새로 생성된 블록의 무결성을 검증하는 노드'와 개발자 커뮤니티가 함께 협력해서 문제를 찾았습니다. 이때 참여한 밸리데이터만 1천이 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클레이튼의 밸리데이터는 고작 30여 개 뿐. 그마저도 블록체인에 특화된 전문가라기보다는 선별된 대기업 위주로 구성이 되어 사람들의 분노가 더욱 커졌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니 클레이튼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좀 더 개방적이고 탈중앙화 된 방식으로 거버넌스를 운영해야 한다고 지적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말은 퍼블릭 블록체인을 지향한다지만 어디까지나 말로만 지향하는 것이고 실제로는 중앙화 된 시스템으로 거버넌스가 운영되기 때문이죠.
여기서 잠시 클레이튼의 거버넌스 위원회를 살펴보면 역할이 주요 정책을 결정하고, 함께 성장, 문제가 있을 때 같이 해결하자라는 의미로 다양하게 보이게끔 거버넌스를 구성했습니다. 그림은 원탁의 평면으로 그렸지만 실제로는 여기에 껴있는 집단들끼리만 하겠다는 말입니다. 이런 것을 일부 분산(semi-decentralized) 방식이라 부릅니다.
노드를 따로 모집해 완전히 탈중앙화하는 방식이 아닌 상당부분 중앙집권적인 방식으로 재벌이나 대기업 위주로 성장한 대한민국 경제 시스템과 너무나 유사한 방식입니다. 클레이튼을 내수용이라고 부르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거버넌스의 구성과 실제 역할 때문이라 보는 견해가 많습니다.
6. 정부의 규제
지난 2021년 10월 5일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규제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민주당의 윤영찬 의원은 “카카오가 M&A로 문어발식 확장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테크 기업의 M&A는 일반 기업의 M&A와 다른 양상이고, M&A가 없으면 스타트업의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없어진다”며 “오히려 M&A를 더 잘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실제 카카오가 2016년 이후 인수합병한 곳은 최소 93개 이상입니다. 이때 정확한 수치가 아닌 최소라고 표현하는 것은 2016년 10월~2017년 8월까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발표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에 집계에서 누락된 것도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수합병 자체를 문제 삼지는 않지만 너무 지나칠 경우 독과점으로 가격 인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급'이 되면 공정위가 제재를 가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0년 말에 독일의 딜리버리 히어로(DH)가 배달의 민족인 '우아한 형제들'을 인수하는 대신 10년 동안 갖고 있던 '요기요'를 뱉어내게 한 것이죠. 시장 점유율을 보면 배달의 민족이 78%, 요기요가 20% 정도가 되니 이 두 개를 소유하면 사실상 우리나라 배달앱 시장 전체를 점유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인수합병 신고 대상은 거래액이 6,000억 원 이상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게 되어있습니다. 함께 딸려온 자회사의 경우도 한쪽 매출액이 3천억 이상이고 다른 쪽은 300억 이상일 경우에만 신고하도록 되어있습니다. 현재까지 카카오가 받은 제재는 0건입니다. 스크린골프를 하는 마음골프나 외국어 회화 전문 기업인 야나두를 인수 합병할 때도 간이심사만 받았습니다. 이런 결과로 카카오는 엄청난 빅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죠.
미국 하원 반독점소위원회는 지난해 낸 보고서에서 “(빅테크는) 잠재적인 경쟁자인 신생 기업을 인수해 위협을 제거하거나, 일부 경우에는 아예 해산시킬 목적으로 소규모 기업들을 사들이기도 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애플은 팀 쿡 조차 2주일에 1개씩 인수한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합니다. 애플의 수많은 좋은 기능들이 그 결과인 셈이죠.
빅테크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GAFAM’(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은 창립 이후 지난해까지 최소 700건의 인수합병을 진행했지만, 미국 경쟁당국은 이 중 12건만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나마도 시정조치를 받은 건은 이 중 한 건뿐이라고 합니다.
미국도 이제 빅테크 기업들의 인수합병에 제동을 걸기 위해 움직입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021년 7월 행정명령으로 '수평-비수평 기업결합 심사지침을 검토하고 개정하는 방안을 고려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습니다.
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미국의 경우에는 빅테크로 불리는 대형 기업들이 시장의 진입장벽을 높여 입구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플랫폼 규제 논의가 시작됐고, 유럽은 자국 플랫폼 기업이 없기 때문에 관련 규제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반면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고 국내 플랫폼 사업자가 존재하는 유일한 나라이다”면서 “플랫폼 사업자가 해외 거대 플랫폼 사업자와 경쟁을 하는 점을 고려해 우리 나름의 전략적인 관점에서 접근을 해야 하는데 최근 규제 도입 논의는 그렇지 못하다”라고 꼬집기도 했습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이에 대해 “같은 생각이다”면서 “플랫폼 기업이 현재 사회적 영향력이 커지긴 했지만, 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산업 생태계에 기여한 부분이나 해외 플랫폼과의 관계를 고려해 정책적인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답했다. 참고로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방송통신위원회를 대표하는 직위로, 장관급 정무직 공무원입니다.
윤영찬 의원은 플랫폼 기업의 인수합병(M&A) 시도를 막는 것도 잘못된 규제 도입 방향으로 꼽았는데 이는 윤영찬 의원이 네이버의 부사장 출신이기 때문에 테크 기업의 편의를 봐주려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는 눈도 많습니다.
보통 테크 기업들은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종의 영재교육이라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카카오는 7년 이상된 기업들도 상당히 인수 합병했습니다. 그동안은 테크 기업들의 인수합병은 일반 기업의 인수합병과는 다르기 때문에 당연하고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카카오의 이런 행보를 보면 결국 테크 기업들 역시 그냥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일 뿐이고, 독점화되는 것을 규제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커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규제 대상이 바로 카카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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