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야기발전소 Oct 20. 2016

한국의 키위새를 꿈꾸다

철드는 이야기 #29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새를 이야기한다면 '까치'라고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뉴질랜드를 대표하는 새는 '키위'다. 


키위라고 하면 과일을 떠올리기 쉽다. 

영어 철자도 같다. 


키위새는 하늘을 날 수 없다. 

그래서 뉴질랜드를 벗어나지 못했고, 뉴질랜드에만 있는 새다.


싸움을 잘 하지 않고 땅에 낮엔 웅크리고 있다가 밤에 주로 활동한다. 

작고 약해 보이지만 온화한 성질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한때는 사람이 데리고 들어온 개나 고양이 같은 애완동물들에게 피해도 많이 입었다. 

지금은 국가적으로 보호를 받고 있는 희귀한 새다.


뉴질랜드 사람들은 스스로를 키위라고 부른다. 

겉으로 설명되는 이미지로는 '온화함', '근면 성실함'이지만 속내는 조금 더 큰 의미가 있다. 


첫째는 뉴질랜드에만 존재한다는 자부심이다. 날지 못해 다른 대륙으로 못 날아갔지만 지금은 뉴질랜드에서만 찾을 수 있는 귀중한 상징이다. 


둘째는 문화 존중과 화합니다. '키위'라는 말이 사람에 빗대어 사용된 것은 예전 백인들이 마오리족이나 이주민을 얕잡아 보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여러 나라의 이주민을 받아들이고 그 과정에서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는 발전된 사회로 성장하자 이제는 얕잡는 말이 아닌 존중의 의미로 사용된다.


셋째는 부성애의 실천이다. 키위새의 암컷은 알을 낳는 것 까지다. 부화시키고 양육은 수컷이 담당한다. 이 모습은 펭귄과도 비슷하다. 실제 뉴질랜드의 초등학교 하교 시간을 보면 상당수가 아빠와 함께 하교한다. 또 집에 초대받아 가보면 요리하면서 손님 응대를 준비하는 상당수가 남자다. 여자는 뭐하나고? 쉬고 있지 뭘 하겠는가?


난 오늘도 우리나라의 키위새가 되를 꿈꾼다. 


매거진의 이전글 무단횡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