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야기발전소 Nov 27. 2016

뉴질랜드 이민을 꿈꾸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해외 이민. 

누구나 꿈꿔봤을 것이다. 

난 개인적으로 해외 이민을 생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랐던 나라가 뉴질랜드다.

이유는 없다. 

그렇다고 적극적으로 뉴질랜드 이민에 대해 알아본 것도 아니다. 

정말 말 그대로 이유는 없다. 

막연한 끌림. 

그러다 우연히 뉴질랜드로 출장을 가게 되어 이미 이민을 해서 살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이민을 고려한다는 나의 말에 아주 현실적으로, 친절하게 설명을 잘 해 주셨다. 


1. 영주권

어느 나라든 마찬가지일 것이다. 

영주권. 

영원히 거주할 수 있는 권리.

영주권을 받는 것이 이민의 첫 번째 목표일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그 나라에서는 이 사람이 자기네 나라에 도움이 될 사람인지 아닌지가 궁금하다. 

자기네 나라에 도움이 될 만한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 당연하니까.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이민에 도움이 된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요즘 뉴질랜드에서 뜨고 있는 직업이 '에어컨 설치기사'라고 한다. 

의외다. 

문득 우리 집에 에어컨을 설치해주신 기사님이 생각난다. 

아이가 넷인데, 생명수당도 거의 없는...

너무나 위험한 일을 하는 모습이 너무 안쓰러웠다. 

그분이 지금 뉴질랜드로 가시면 지금 여기서 보다는 훨씬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인데...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영주권을 받기까지는  보통 1년에서 4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심사에서는 영어를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뉴질랜드에서 필요한 사람인가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직업이 될 수도 있고, 현지에 있는 뉴질랜드 사업주가 꼭 필요한 노동자라고 증명해주어도 된다. 

그리고 '시민권'까지 받게 되면 호주에서의 생활도 편해진다.


2. 교육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키우는 과정은 너무나 힘들다. 

힘든 요인 중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교육'에 대한 문제이다. 

뉴질랜드는 교육과 복지가 모두 국가 책임이다. 

즉, 지금 우리나라에서 유행하는 단어를 꺼내자면 '무상'이다.

난 개인적으로 '무상'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우린 세금을 냈으니까. 

그 세금으로 운용을 하는 것인데 왠 '무상'?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교육과 복지에 대해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마음가짐이다. 

뉴질랜드에서는 여느 유럽의 나라들처럼 지식 전달에 서두르지 않는다. 

우리는 유치원에서 이미 한글과 영어까지 가르친다. 

하지만 뉴질랜드는 초등학교를 들어가야 처음 알파벳을 배운다. 

알파벳을 다 익히는 것도 1~2년의 시간을 잡는다. 

문자를 통한 지식을 배우기보다 살아가기 위한 기초 과정, 사회생활을 위한 기초 과정을 먼저 배운다. 

그리고 대학까지 학비가 없다. 

예전에는 해외에 유학을 갔을 때 유학비용까지 나라에서 지원해줬다고 한다. 

하지만 유학을 간 학생들이 다시 뉴질랜드로 돌아오지 않고 그 나라에서 머무는 경우가 많아 유학에 대한 지원은 중단되었다. 

이 말 또한 당연하다. 외국에서 더 나은 지식과 경험을 쌓고, 모국으로 돌아와 그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나라 발전에 이바지하기를 원하는 마음에 학비를 지원해주었는데 돌아오지 않는다면? 그 비용을 이 나라에 남아서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사용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다. 

학교에서 지식 전달의 시기가 빠르지 않은 만큼 다양한 경험을 한다. 

우리로 치자면 각종 사교육이 학교에서 진행되는 것이다. 

음악을 하든, 체육을 하든, 무엇을 하든. 

아이들은 학교에서 경험하고 본인의 소질을 찾아간다. 

우리는 아이의 소질을 알게 해주고 싶어서 학원을 뺑뺑이 돌린다. 

3. 복지

복지 분야도 교육과 마찬가지다. 

의료의 예를 먼저 들면 대부분의 진료에서 환자 본인 부담은 매우 적다. 

본인 부담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우리나라처럼 암에 걸렸다고 가산을 탕진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오히려 병에 걸려서 경제활동을 할 수 없게 되면 생활비까지 지원해준다. 

간병하는 사람도 필요하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간병인의 생활비도 지원해준다.

심지어는 외국인 신분임에도 뉴질랜드에서 사고가 나면 모든 혜택을 다 받는다. 

사람의 생명이 가장 소중하기 때문이다. 

뉴질랜드도 개인 사설병원이 있다. 

개인 병원은 의료의 질이 훨씬 더 높다. 

그리고 비용도 더 많이 발생한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운용의 묘미다. 

국민연금공단에서 수익사업을 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매년 건강보험공단에서 수익이 얼마 남았다고 발표하는 것을 보면 한심하다. 건강보험공단이 수익사업을 하기 위한 기관은 아닌데 말이다. 

그리고 건강보험공단에서 홍보비용으로 사용하는 돈은 너무나 아깝다. 그런 비용을 실제 의료비용을 사용하면 좋을 텐데...

일상생활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도 기초생활수급자 지원에 대한 내용이 있고 실제로 도움을 준다. 

문제는 그 대상과 차이다. 

뉴질랜드 달러로 약 월 3천 달러면 우리나라 돈으로 약 250만 원 정도가 된다. 

4인 가족 기준이면 월 수입이 저 수준일 때 생활비 지원 대상이 될 수도 있다. 

4명이 생활하기엔 부족한 돈이라는 판단이다. 

우리나라에서 '최저임금'을 이야기할 때 '최저 생활비'라는 개념이 등장하는 것이 바로 이 이유다. 

노령인구에게 매월 20만 원씩 지급해준다는 말에 무턱대고 표를 남발한 분들은 이해할 수 없는 개념일 테지만...


4. 직업

이민을 고려할 때 정말 중요한 부분이다. 

가서 무엇을 하며 먹고살 것인가?

여기서 바로 인식에 대한 차이가 극명하다. 

앞서 교육과 복지에 대해 얘기할 때 기저에 깔린 가장 큰 의미는 '평등'이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것이 기본 전제가 되니 가능한 것이다. 

직업도 평등하다. 

예전에 오바마 미 대통령이 백악관의 청소부와 주먹을 부딪히며 인사를 하는 사진이 엄청난 반향을 일으킨 적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해하기 어려운 사진이다. 

그 이유가 '평등'과 '차별'에 있다. 

모든 사람이 평등하고 모든 직업이 평등하면 자연스러운 사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직업의 귀천을 정해놓아 이해하기 어려운 사진이 되었다. 

내가 뉴질랜드 이민을 고민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우리 아이가 사람으로 대접받고, 다른 사람들을 또 온전히 사람으로 대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라는 마음.

실제 많은 이들이 뉴질랜드로 이민 갔을 때 가장 먼저 시작하는 일이 청소일이라고 한다. 

아직 언어적인 문제가 남아 있는 시기에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이 주가 되지 않고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청소다. 

그리고 육체를 사용하는 일이며 일상적인 근무 시간과는 다른 시간에 일을 하기 때문에 보수가 많다. 

보수가 많다는 말에 또 이해를 못하는 분들이 많겠지만 모든 직업이 평등하고, 육체적은 수고가 많기 때문에 당연히 보수가 많다. 

뉴질랜드의 대부분의 직장은 오전 8~9시 정도에 출근, 오후 4~5시에 퇴근이다. 

1년에 약 30일 이상 유급 휴가. 

그냥 1달 내내 휴가를 떠난다. 

청소는 보통 오후 4~5시에 시작해 밤 8~9시 정도에 마무리된다고 한다. 

즉, 오전 시간을 활용해 다른 생활을 할 수도 있고, 다른 일을 준비할 수도 있다. 

하지만 보통은 청소일을 오래 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영주권을 조금이라도 더 빨리 받으려면 혼자 일을 하는 청소일을 오래 하기보다는 빨리 현지 직장으로 취업을 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에 보통은 이민 초기에만 하고 다른 일을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 

청소일을 오래 하지 않는 것은 단지 그 이유다. 


5. 가족

뉴질랜드의 아이들은 다수가 오후 7~8시 정도에 취침 시작이다. 

간혹 중학교에서 저녁시간에 농구대회를 하면 아이들이 너무 힘들어한다. 

평소에 8시면 자는데 지금 농구를 하고 있으니 맥없는 경기가 된다. 

아이들의 취침시간만 봐도 대부분의 활동 시간을 알 수 있다. 

많은 가게들은 오후 6~7시에 문을 닫는다. 

오클랜드 공항에서 멀지 않은 호텔 근처의 빵가게는 오후 3시에 문을 닫았다. 

슈퍼는 오후 6시에 문을 닫는다. 

물론 식당은 더 오래 열기도 하는데 그렇게 많지는 않다. 

즉, 외식보다는 집에서의 시간이 더 많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먼저 이민을 간 그분도 한국에서는 얼굴 보기 힘들었던 가족이지만 요즘은 상당수의 시간을 가족과 함께 보낸다고 한다. 

휴가 기간도 길고 가족 중심의 생활이 일반화되어 있어 여행도 가족이 기준이다. 

숙소는 거의 펜션처럼 되어있는 것이 대부분이고, 대개 집을 통째로 빌린다. 

작은 핵가족들도 있기 때문에 캠핑카를 통한 여행도 많다. 

6. 마무리

이 얘기는 이민을 먼저 가서 그곳에서 정을 붙이고 살고 있는 분의 이야기를 토대로 한 것이다. 

즉, 뉴질랜드의 나쁜 부분보다는 긍정적인 부분을 더 많이 보고자 하는 분의 이야기다. 

전 세계 어디를 가도 장단점은 모두 있다. 

우리나라도 외국의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면이 충분히 많다. 

누구나 보고 싶어 하는 것만 보이고, 알고 싶은 것만 알게 된다.

아이들이 처음에 힘들어하지 않았냐는 나의 질문에 그분은 이렇게 대답했다. 

'아이들이니까 적응이 더 빨라요. 학교에서도 수업방식이 우리나라 하고는 달라서 쉽게 적응할 수 있게 도와줘요. 여기 애들도 어차피 학교에 들어가서 ABCD를 처음 배우니가 영어를 못해도 크게 어려워하진 않았고요. 지내면서 이런 생각을 해요. 아이들에겐 하나의 기회가 더 생길 수 있겠구나. 호주로 가기도 쉽고, 미국으로 가기도 쉽고. 물론 선택은 본인 몫이지만 부모로서 그런 기회를 더 만들어 준 것은 잘했다 싶어요.'



매거진의 이전글 뉴질랜드에 대해 미처 몰랐던 사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