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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수소녀 May 01. 2017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너무나 외로워서 너무나 처연한



이 영화는 너무나 외로운 이에 대한 영화다. 주위 사람들이 베푸는 당연하고 사소한 호의에도 꼬박꼬박 고마워할 만큼 영희(김민희)의 내면은 너무나 외로워하고 있다. 이보다 아름다운 것을 보지 못했다는 듯 활짝 핀 꽃을 어루만지는 영희는 지금 외로움의 칼날 위에 위태하게 서있기에 세상의 아름다움을 그 어느때보다 절절하게 느낀다.   


영희의 외로움은 주류에서 벗어난 삶을 선택한 데에서 기인한다. 촉망받던 배우는 유부남과 사랑에 빠졌고 그로 인해 많은 것을 잃었다. 이름이 알려진 사람기에 자기를 던진 사랑의 결과로 그의 마음은 더욱 위태롭고 그가 느끼는 외로움더욱 깊다. 상대는 유부남이기에 소통이 용이하지 않고, 내 마음이 닿는지 알지 못할 그는 영희를 한없이 기다리게 한다. 곱게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젊은 나이에 태연하게 할만큼 영희의 경험과 감정은 이미 극단적인 모든 것을 왔다갔다한 후이다.



하지만 영희의 감정은 지금 어느때보다 순수하고 또 명징하다. 담배를 피며 흥얼거'보이시나요 저의 마음이' 구절에서는 오롯한 감정이 눈물로 배어나오고, 파도가 밀려오는 해변에서는 나뭇가지를 하나 꽂아놓고 그 사람만을 그리워한다. 사랑이라는 감정만을 필사적으로 좇아왔기에 그래서 영희는 지금 더 외롭다.


너무나 외로워서 너무나 처연한 영희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 적어도 영희를 지켜본 나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아야 할 것 같다. 생각대로 살기 보다는 느끼는대로 살고 싶어했던 영희를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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