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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정 Jan 09. 2018

통찰은 훈련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믿는 것을 보는가?
vs
보는 것을 믿는가?


당신은 평소에 믿는 것을 보는 편인가? 아니면 보는 것을 믿는 편인가? 행태경제학에서는 믿는 것을 보는 관점을 휴리스틱(heuristic)이라고 부른다. 반대의 관점을 시스테메틱(systematic)이라고 부른다. 결론부터 말하면 사람은 70% 이상 선택의 순간에 휴리스틱을 사용한다. 즉, 믿는 것을 본다.


휴리스틱은 단서 중심적 행태다. 즉, 평소에 축적된 정보로 사건이나 현상을 판단하는 행동의 태도를 말한다. 반대로 시스테메틱은 체계 중심적 행태다. 어떤 선택을 할 때 꼼꼼히 따져보고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행동이다. 우리는 인간이 매우 체계적인 행태를 할 것이라고 믿지만, 사실은 매우 다르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6년간 유권자가 어떻게 선거에서 후보를 선택하는가에 관한 연구(Efran & Patterson 1976)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얼굴이 매력적인 후보가 그렇지 않은 후보에 비해 2.5배 많은 득표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투표한 유권자의 73%는  외모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믿었다. 휴리스틱의 첫 번째 증거다.


휴리스틱은 불완전하지만 도움이 되는 방법 by 알버트 아인슈타인


미국 노스웨스턴대 에릭 앤더슨 교수와 MIT 던컨 시메스터 교수는 소비자들의 구매 의사 결정에 관한 재미있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 실험에서 34달러짜리 여성 의류를 각각 34달러, 39달러, 44달러에 다른 장소에서 판매했는데, 어떤 가격의 옷이 가장 많이 팔렸을까? 정답은 39달러다. 평소 9자로 끝나는 가격대가 싸다고 믿는 우리의 휴리스틱이 작용한 결과다.


이 외에도 휴리스틱은 로고 실험, 배심원 실험, 가짜 경찰 실험 등으로 증명된다. 또한 최근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리처드 탈러 교수의 <넛지>에도 무수히 많은 휴리스틱의 증거가 등장한다. 인간이 그다지 체계적인 사고를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믿는 것, 통찰력의 비밀은 바로 이 믿음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그렇게 똑똑하지 않다.


통찰은 훈련이다


통찰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이다. 통찰은 영어로 인사이트(Insight)다. 인사이트는 두 단어의 조합이다. 안(in)을 보는 것(sight)이 통찰이다. 그럼 어떻게 안을 볼 수 있을까? 내 앞에서 말하고 있는 사람의 심장이 보이지 않아도 우리는 심장이 뛰고 있다는 사실을 믿는다. 공기가 보이지 않아도 우리는 주변의 공기로 호흡한다. 통찰이란 보이지 않는 것을 믿고 행동하는 힘이다. 그 힘은 표면 아래 감춰진 진실을 찾게 도와준다.


Discover truth under the surface


통찰은 재능이 아니다, 훈련이다. 세상에는 타고나는 재능이 분명히 존재한다. 미술, 음악, 수학, 체육 등이 그렇다. 하지만 통찰은 타고나는 재능이 아니다. 꾸준한 훈련을 통해 누구나 발현할 수 있다. 겁부터 먹을 필요는 없다. 중요한 것은 습관이다. 그럼 어떻게 훈련해야 할까?


훈련은 간단하다. 3단계만 알면 된다. 첫 단계는 결핍을 찾는 훈련이다. 결핍이란 불편함을 말한다. 불편함의 범주는 공유된 경험이어야 한다. 의도를 품고 행동을 관찰하면 결핍을 찾을 수 있다. 2단계는 모순을 찾는 훈련이다. 모순이란 욕구가 충돌하는 현상이다. 결혼은 하기 싫은데 축의금은 받고 싶다. 정보는 찾고 싶은데 광고는 보기 싫다! 이런 모순을 뒤집으면 놀라운 통찰이 발현된다.


3단계는 왜곡을 찾는 훈련이다. 왜곡이란 당연히 그렇다고 믿는 사고의 편향이다. 인류는 무려 1,400년이나 태양이 지구를 돈다고 믿었다. 영화 매트릭스를 떠올리면 왜곡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통찰력 훈련을 하기에 앞서, 우리는 왜 통찰력을 훈련해야 하는지부터 이해해야 한다. 통찰력은 선택받기 위해 훈련해야 한다. 우리 인생은 선택의 과정이다. 선택받는 힘을 우리는 핵심경쟁력이라고 부른다. (다음 시간에 계속)


배를 만들게 하려면
배 만드는 법을 가르치려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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