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환 감독을 봄니다.
진실은 두 가지가 있을 때도 있습니다. by 영화 <모가디슈> 中
영화제의 메시지
시상식은 하루지만, 영화제 업무는 하루가 아니다. 하나의 브랜드가 완성되기 위해서는 자식처럼 브랜드를 지켜보며 가꾸는 보살핌이 필요하다. 매일 영화와 관련된 동향을 모니터링하며 시상식에 반영하고, 기사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언급되는 영화제 키워드를 실시간으로 파악해서 대응해야 한다. 그리고 한국영화감독들의 권리와 관련된 현안에 메시지를 내보내는 일도 중요하다.
춘사영화제는 한국영화감독협회가 주최한다. 총감독 임기동안 협회의 입장을 대변하는 많은 메시지를 만들고 알려왔다. 가장 기억에 남는 메시지는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감독상 수상과 관련한 소식이었다. 기생충은 제72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후, 춘사영화제를 비롯한 국내의 시상식을 제패하고 이듬해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 수상하며 봉준호 감독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봉준호 감독 한 명이 아니라 대한민국 영화계의 큰 경사였다.
다음 해에는 윤여정 배우의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수상이 이어졌다. 축하의 메시지는 쓰는 사람도 즐겁고, 받는 사람도 기쁜 법이다. 하지만 메시지는 좋은 소식만 전할 수는 없다. 많은 사람의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영화계에도 갈등은 늘 발생하기 마련이다. 2022년 8월, 국내 OTT 플랫폼과 영화감독 사이에 편집권 등과 관련된 이슈가 발생했다. 안나 사태였다.
鶴
감독의 권리장전
안나 사태는 영화감독의 권리와 관련된 매우 중대한 사건이었다. 이주영 감독의 씨네21 단독 인터뷰와 다른 정보 등을 통해 사태를 파악한 한국영화감독협회 집행부는 가장 먼저 이 사태와 관련된 성명문을 언론에 알렸다. 제목은 "감독의 권리를 능욕하지 마십시오."로 결정했다. 영화제는 영화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일에 앞장설 수 있어야 한다. 영화는 수많은 전문 예술인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종합예술이다.
감독의 권리를 능욕하지 마십시오.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 양윤호입니다. 대한민국 영화계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정상화 되어 가는 중입니다. 지난 5월, 한국 영화는 다시 한번 세계 속에 높은 위상을 떨쳤습니다. 깐느 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님과 송강호 배우님의 활약에 힘입어 국내 극장가에는 1,000만 영화가 탄생하면서 다시 활력을 얻었습니다. 이제 바야흐로 한국 영화는 세계 영화계를 이끄는 위치가 되었다 자부합니다. 관객들의 성원과 영화인들의 헌신으로 만든 성과입니다.
그런데 오늘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시리즈 <안나> 이주영 감독의 입장문을 전해 들었습니다. 매우 안타깝고 통탄스러운 일입니다. 이주영 감독은 2010년과 2011년 단편영화 <주차를 위한 낯선 공간>과 <나의 오른쪽, 당신의 왼쪽>으로 주목받은 후, 2014년 이병헌 배우 주연의 영화 <싱글라이더>로 장편 감독으로 데뷔한 한국 영화계의 보석 같은 존재입니다. 최근 선보인 <안나> 역시 평단과 시청자의 관심 속에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오늘 이주영 감독과 씨네21의 단독 인터뷰를 보고 참담했습니다. 8부작으로 기획/제작된 작품을 6부작으로 자체 편집하고, 반말을 섞어가며 회의를 진행하는 플랫폼 관계자의 무례를 넘어 “왜 모든 장면을 의도를 갖고 찍었느냐”는 대화에서는 분노를 참기 힘들었습니다. 이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단독 인터뷰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사)한국영화감독협회는 영화예술 창작 주체인 감독의 권익을 옹호하고, 영상문화산업의 발전과 한국영화의 세계적 위상 정립에 기여할 목적으로 1962년 설립된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단체입니다. 현재 강우석, 강제규, 박찬욱, 봉준호 등 대한민국 영화감독 222명이 소속되어 있으며, 매년 춘사국제영화제를 통해 영화인의 노고를 치하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안나 사태>를 좌시하지 않고 지켜볼 것입니다. 이주영 감독의 <안나>에 나오는 대사처럼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가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 그게 문제”니까요. 오만함과 어리석음에 맞서는 이주영 감독님, 힘내십시오! 우리도 영화감독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함께 뛰겠습니다. 쿠팡플레이의 사과를 요구합니다. 또한 감독이 요구한 크레딧 및 감독판 공개도 촉구합니다.
2022년 8월 11일
한국영화감독협회 이사장 양윤호 외 일동 드림
렌즈의 예술가
춘사는 매년 영화의 촬영, 조명, 음악, 미술, 의상, 분장, 특수효과 등의 분야를 아우르는 전문가 중 한 명을 선정하여 기술상을 수여한다. 감독상과 연기상도 중요하지만, 춘사의 기술상은 단 한 명의 전문 예술인에게 수여한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27회 기술상의 영예는 영화 <모가디슈>의 최영환 촬영감독에게 돌아갔다.
최영환 감독은 20년 동안 국제시장, 베를린, 도둑들, 타짜, 베테랑 등의 영화를 촬영한 렌즈의 예술가다. 애초 연출을 전공하다가 어느 연출부 시험에 떨어진 후, 유영길 촬영감독의 촬영부 막내로 촬영의 길에 접어들었다. 그의 인생 좌우명은 '후회하는 삶을 살지 말자'라고 한다. 영화가 끝나면 모든 것을 잊고 다시 시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닐까?
모가디슈가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아서 감사하고 최영환 감독에게 상을 잘 전달하겠습니다. 방준석 음악감독도 후보에 올랐는데 수상하지 못해 난처하게 됐네요. 멋진 인상을 남겨준 방준석 음악감독도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by 강혜정 (모가디슈 제작자)
최영환 감독은 촬영 일정으로 시상식에는 함께 하지 못했다. 대신 촬영상을 수상한 제작자 강혜정 대표는 그에게 따뜻한 격려를 보냈다. 그는 2023년 여름 최고의 기대작 <밀수>의 촬영감독도 맡았다. 그의 시선으로 만들어질 다음 영화가 궁금하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