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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우정 Feb 13. 2018

진심은 무섭다

통찰이 채우지 못하는 2%

이번 에피소드에는 영상이 많습니다. 시간을 두고 천천히 영상과 함께 읽으시면, 진심을 이해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될 겁니다.
인디언 추장의 통찰

축제가 열리기 하루 전, 인디언 추장이 제사에서 쓸 머리 휘장의 깃을 정리하고 있었다. 한 땀 한 땀 정성스럽지만 매우 천천히 깃을 손질하는 아버지를 보며, 추장의 아들이 물었다. 아버지, 어차피 축제가 열리면 어두워서 깃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 텐데, 뭐하러 그리 수고스럽게 일을 하십니까? 답답해하는 아들에게 추장이 답한다.


아들아....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네가 알고,
내가 알지 않느냐?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정직한 사람이다.
진심은 정직함이다.

통찰은 차갑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려면 직시해야 한다. 꿰뚫어 보는 힘은 냉정하다. 차가운 통찰은 이야기가 되지 못한다. 이야기가 되지 못하면 기억되지 않는다. 기억되는 힘이 진심이다. 통찰과 진심이 만나면 진정성이 태어난다. 진정성은 말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진짜 마음이다.


세상의 모든 감동은 진심이 만든다.
진심은 기적을 만든다.

디디에 이브 드로그바 테빌리(Didier Yves Drogba Tébily). 그는 2000년대 아프리카 축구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다. 그의 국적은 코트디부아르, 내전이 끊이지 않는 나라였다. 드로그바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첼시 소속으로 9번의 결승전에서 9번의 결승골을 넣은 아프리카의 영웅이었다.


2006년 독일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에서 코트디부아르는 드로그바의 활약으로 사상 첫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다. 카메라 앞에서 인터뷰를 하던 드로그바는 무릎을 꿇고 간청한다.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으로 국토가 분단되어 7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한 나라를 위해 슈퍼스타는 간절히 말한다.


여러분,
단 1주일 만이라도
전쟁을 멈춰주세요....


드로그바의 눈물 어린 호소와 눈부신 활약으로, 전쟁은 거짓말처럼 멈췄다. 1년 후, 정부군과 반군은 기적처럼 평화협정을 체결했고, 5년간 끌어오던 내전은 거짓말처럼 종료됐다. 많은 사람들이 축구를 전쟁에 비유한다. 하지만 드로그바는 축구로 전쟁을 끝냈다. 간절한 마음은 기적을 만든다.


엄마의 따뜻한 마음이 죽은 아기를 살렸다.
진심은 생명을 살린다.

미국의 심리학자 해리 할로우(Harry Harlow)의 접촉위안(Contact Comport) 실험. 갓 태어난 새끼 원숭이를 엄마와 떼어놓은 후, 한쪽에는 가슴에 우유병을 단 차가운 철사 인형을 다른 한쪽에는 부드러운 헝겊으로 둘러싸여 있는 인형을 놓아준다. 원숭이는 배가 고플 때만 철사 인형에서 우유를 먹고, 헝겊 인형 곁에 붙어 떨어지지 않았다. 따뜻한 포옹이 배를 채우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2010년 3월, 호주 시드니에서 귀여운 쌍둥이 남매가 태어났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 아기는 태어난 지 20분 만에 사망진단을 받는다. 사망선고를 들은 엄마가 의사에게 부탁한다. 한 번만 안아봐도 될까요? 엄마는 환자복을 벗고 온 몸의 체온을 담아 죽은 아이와 작별인사를 나누기 시작했다.


엄마의 심장소리가 들리니?
엄마는 널 많이 사랑한단다.


바로 그때, 아이의 몸에서 작은 움직임이 느껴진다. 급히 달려온 의사는 죽은 아이의 반사행동일 뿐이라고 단정하지만, 엄마는 포기하지 않고 모유를 건네기 시작한다. 두 시간 뒤, 아기는 작은 손을 뻗어 엄마의 손가락을 잡는다. 엄마의 포옹으로 사망선고를 받은 아기가 기적처럼 살아났다.


문화대통령의 데뷔무대는 처절했다.
진심은 자주 외면받는다.

대한민국의 음악 역사는 서태지 이전과 서태지 이후로 나뉜다고 말한다. 문화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서태지, 그의 데뷔 무대는 어땠을까? 출발부터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순항하였을까? 전혀 그렇지 않았다. 방송에 처음 데뷔한 서태지와 아이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혹평은 위의 영상에서 만날 수 있다.


진심은 쉽게 비판받는다. 진짜인지 거짓인지 누구도 판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진심은 도전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좌절이 없으면 성공의 이야기도 있을 수 없다. 위기와 실패는 진실로 극복하면 된다. 안노 히데아키(あんのひであき)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감독이다.


그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와 1990년대 일본 열도를 충격으로 이끈 걸작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감독이다. 하지만 1987년, 그의 작가주의가 처음 도전했던 작품 왕립우주군은 흥행에 실패했다. 어느 날, 기자회견장에서 안노 히데아키에게 한 기자의 날카로운 질문이 날아들었다.


그런 막대한 제작비와
투입된 노력에 비하면,
너무 난해하고 거대한 스토리로
요즘 트렌드에서 이탈한 실패작 아닙니까?


감독 안노 히데아키는 짧게 대답한다.


지금 이 시대의 일본이라면,
이만한 애니메이션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만들게 되었다.


에반게리온은 왕립우주군이 있어 존재한다.
세상을 바꾸는 비밀

통찰은 진심과 만나 완성된다. 진심은 정직한 힘이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사람은 정직한 사람이다. 인디언 추장, 드로그바, 호주의 쌍둥이 엄마, 서태지, 그리고 안노 히데아키까지. 그들은 진심으로 무장된 사람들이다. 진심은 나를 바꿔서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지다. 진심은 세상을 향한 마음이다. 진심은 작은 일부터 바꾸는 행동이다. 진심을 담아 중용 23장으로 이번 회를 마친다. (다음 시간에 계속)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 배어 나오고, 겉에 배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내 글씨는 아직 말하기에 부족함이 있지만,
나는 70 평생에 벼루 10개를 밑창 냈고,
붓 일천 자루를 몽당붓으로 만들었다.
by 완당평전 中
한 생의 진정성이 풍기는 향기는 온 세상을 적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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