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랑길 18 경북 포항시: 칠포해변 ~ 화진해변

대한민국 둘레길

by 김선혜

* 날짜: 2026년 3월 25일

* 날씨: 잔뜩 흐림

* 거리: 18km

* 시간: 5시간

* 난이도: 쉬움

* 코스: 칠포해변—(3.3km)—오도리해변—(7.6km)—월포해변—(8.3km)—화진해변

* 참고:

1) 포스코 월포 연수원 앞 바닷가가 보이는 곳(두루누비 앱 기준 양지 고개)에 직진으로 내려가는 비탈길이 보이는데 그곳으로 내려가지 말고 좌측으로 돌아가면 편하게 내려갈 수 있는 길이 있어요.

2) 조사리 간이해변에서 엄청 헤맸습니다. 그냥 간이해변을 통과해도 될 것으로 괜히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게 하고 해변 끝무렵 즈음에 고무 타이어로 커다랗게 동그라미를 만들어놔서 통행에 엄청 방해가 돼요. 그냥 간이해변 따라 쭉 걷다가 해변 끝에 왼쪽에 작은 나무다리 건너가는 게 훨씬 더 수월할 것 같아요.



그대 이름은 바다, 바다, 바다

칠포 해변에서 출발해서 오도리 해수욕장, 이가리 간이해변, 용두리 간이해변, 월포 해수욕장, 조사리 간이해변, 화진 해수욕장까지 오늘은 하루 종일 바다바다바다... 가끔 돌이랑 모래랑 데크도 밟아볼 수는 있는데 대부분은 시멘트로 잘 포장된 해안가길을 걷는 아주 쉬운 길인데 발과 다리에는 더 무리가 간다. 해변, 해수욕장, 간이해변.. 차이는 잘 모르겠지만 오늘은 바다를 제대로 오감으로 느낄 수 있었다. 코에는 짭짤한 미역이 붙어 있는 것 같고, 귀로는 계속 철석이는 파도 소리가 들려오고, 눈으로는 바다 전경을 계속 보면서 발로는 버석버석 자갈과 푹푹 빠지는 모래의 촉감을 느낄 수 있었던 바다 맛만 있었으면 금상첨화인데... 물 대신 이온음료라도 마셔줄 걸 그랬나... 갈매기는 친구들을 벗 삼아 오늘도 징하게 걸었다. 숙소 입실이 6시라 다행히도 화진 해수욕장에 스타벅스가 있어서 행복한 마음으로 들어가 주문을 하려고 하는데 하루 종일 아무 말도 안 했더니 목이 잠겨서 목소리가 잘 안 나온다. 스벅에서 저녁 먹고 이마트 24에서 저녁유희를 위해 맥주 한 캔이랑 김스칼몬드(맛있어요!), 내일 아침 먹거리를 사고 어스름 저물어가는 바닷가를 걸어 숙소로 향하는 발걸음이 왜 이리 가벼운 거지? 이대로 한 코스 더 걸어도 거뜬할 것 같은 느낌이랄까...


그리운 건 그대일까 그때일까

해변이 나란히 나란히 계속 있어서인지 동해안 온갖 펜션과 민박과 호텔을 죄다 본 것 같은 기분이다. 펜션 담벼락에 교보문고 빌딩에 붙어 있을 것 같은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그러게... 우리가 그리워하는 것은 사람일까, 아니면 그 사람과 함께 보낸 시간들일까... 여행도, 둘레길도, 등산도, 전시회도, 영화도... 대부분을 혼자 하다 보니 그리운 그대가 내게는 없구나. 그리운 그대가 없으니 그리운 그때도 없는 건가... 생각해 보니 뭔가를 그리워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MBTI도 F인데, 검사를 다시 해 봐야 하나... 더듬더듬 추억이라 부르는 것은 있는데 추억과 그리움은 다른 뉘앙스다. 추억은 시절을 다시 떠올리며 그때의 느낌을 상기하는 것이라면 그리움은 뭔가 마음속에 남아 있는 앙금을 다시 휘젓는 느낌이랄까? 시간이 흘러 오늘을 다시 떠올린다면 갈매기, 멍멍이, 야옹이, 오리... 동네 동물 친구들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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