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교사 주역을 만나다.

26. 산천(山天) 대축(大畜): 히말라야 산맥의 형성

by 땅 작가

하늘보다 높은 산지 히말라야

중간고사가 끝나고 학교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코로나19로 인해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을 하고 있고 나는 몇 차시 강의를 녹화하여 지정된 웹사이트에 올리고 있다. 온라인 수업이 정상적이지는 않지만 이런 수업은 시험 기간 동안 지친 학생들에게 한 숨 돌릴 여유를 준다.

마음 졸여 답답할 때는 산이나 바다를 보면 시원해지는데 다행이 오늘 지리 수업의 주제는 '세계의 대지형'이었다. 대지형이란 작은 규모의 지형이 아니라는 말이다. 지구를 덮고 있는 거대한 지각판이 서로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지형들, 예를 들면 아프리카 탁상지, 동아프리카 지구대, 습곡산지, 단층에 의해 형성된 호수 등 규모가 큰 지형을 '대지형'이라고 한다. 수업 내용 중에 히말라야 산맥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높은 봉우리와 코발트빛 하늘, 만년설은 마음을 탁 트이게 한다. 사진으로나마 히말라야를 보고 있자니 문득 산천 대축 괘가 떠오른다.

히말라야 산맥의 최고봉 에베레스트(출처: PIXABAY)

䷙ 산천 대축

산천(山天) 대축(大畜)은 위는 산(☶), 아래는 하늘(☰)로 구성된 괘이므로 합쳐보면 '하늘 위의 산'이다. '하늘 위의 산'은 물리적 세계에서는 절대 성립될 수 없는 말이지만 히말라야 산맥의 봉우리들에게는 허락되어 마땅하다. 남미에서 가장 높은 안데스 산지의 최고봉인 아콩카과 산도 6,962에 불과한데 히말라야 산맥에는 8,000m 이상의 봉우리만 14개나 된다.

<주역전의>에서 산천 대축(大畜) 괘에 대해 '괘 됨이 간(艮)이 위에 있고 건(乾)이 아래에 있어서 하늘이 산(山) 가운데 있으니, 모인 바가 지극히 큰 상(象)이다.'라고 하였다. 인도대륙과 유라시아 대륙이 충돌하며 형성된 2,400km 길이의 산맥은 두 대륙 사이에 두껍게 쌓였던 퇴적층이 융기하여 하늘에 맞닿았다. 두껍게 퇴적된 지층이 높은 산지를 형성하였으므로 '대축(大畜, 크게 쌓임)'의 뜻이 담겨 있다.


인도 대륙과 유라시아 대륙의 충돌

히말라야 산맥은 아주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되었다. 중생대 후반 오스트레일리아와 한 덩어리였던 인도판은 서서히 분리되어 이동하면서 3천 8백 만 년 전에 이르러 유라시아판과 충돌했다. 산천 대축 괘(䷙)의 내호괘(2,3,4효)가 택(☱), 외호괘(3,4,5)가 뢰(☳)이므로 합치면 뇌택 귀매(누이가 남자를 만나 시집감)가 되는데, 아대륙이라 불리는 인도판과 세계최대의 대륙 유라시아를 만나 하나가 되는 것은 귀매의 상이다.

두 대륙이 충돌하면서 그 사이에 있었던 바다(테티스 해)에 쌓인 퇴적물질들은 두 대륙이 충돌함에 따라 그 사이에 갇혀 오래도록 융기하였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융기한 이 산맥이 바로 히말라야 산맥인데 그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는 지금도 해발고도가 높아지고 있다. 히말라야 산맥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이어서 '세계의 지붕'으로 불리고 있으며, 해발고도가 높다보니 기온도 낮아 만년설과 빙하지형이 나타난다. '히말라야'라는 이름은 산스크리트어로 '눈이 사는 곳'이라는 뜻인데, 해발고도가 높기 때문에 나타나는 기후적 특징이 반영된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출처:EARTH SYSTEM, 시그마 프레스)

하늘보다 높은 것

내일은 어버이날이다. 교무실에서는 선생님들이 부모님께 무엇을 해드릴지 고민하는 소리가 들린다. 10년 전 홀로 되신 후로 어머니는 외로움을 많이 타시는데, 든든하게 손주들을 대동하고 가면 좋겠지만 코로나로 인해 집합금지가 내린 상황에서 마음이 울적해진다. 어릴적 어버이날이면 울려퍼지던 노래 한 구절이 생각난다.


높고 높은 하늘이라 말들 하지만

나는 나는 높은 게 또하나 있지.

낳으시고 기르시는 어머님 은혜

푸른 하늘 그보다도 높은 것 같아.


글을 쓰기 위해 '하늘 보다 높은 산'에 대해 고민했다. 주변을 정신없이 두리번거렸다. 그런데 어버이날을 앞두고 돌아보니 그 높은 산은 어렵게 삼남매 키우신 나의 어머니였다. 어머니가 좋아하는 귀주떡 한 판 들고 아침 일찍 나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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